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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 없다” 판매 중단에도…정부 또 “사재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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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들 “주문량 감당 못해” 접수 중단 “사재기 말고는 설명 안 돼”
생산량 회복에도 산지 가격 급등…대형마트도 소금 매출 대폭 증가
일 오염수 방류 소식 뒤 혼란 불구 해수부 “매점매석 없다” 딴소리

전남 신안군 비금농협 홈페이지에 게시된 ‘천일염 재고 소진’ 안내문. 비금농협 홈페이지

전남 신안군 비금농협 홈페이지에 게시된 ‘천일염 재고 소진’ 안내문. 비금농협 홈페이지


“주문량이 폭주해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배송이 최소 3~4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남 신안 태평염전은 지난 15일 자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에 이 같은 공지를 올렸다. 국내 단일 염전으로 최대 규모인 태평염전은 일시적으로 소비자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 구매 수량도 ‘1인 2포대’로 제한했다.

김치영 태평염전 부장은 16일 통화에서 “현재 주문받은 소매 물량 4000개에 대한 택배 포장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감당이 어려워 일시적으로 주문을 차단했다”면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우려한 사재기 말고는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남 신안군 비금농협도 15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천일염 품절’을 알렸다. 비금농협은 택배 판매 재개 시점을 오는 10월쯤으로 안내했다.

천일염을 대량 유통하는 염전과 농협이 판매를 중단하기 시작한 15일에도 정부는 “천일염 사재기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이날 열린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브리핑에서 “여러 차례 현장을 확인한 결과 가공·유통 업계 차원에서 발생하는 천일염 사재기 징후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소매가 늘긴 했지만 중도매인들의 ‘매점매석’은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정부만 현장 상황을 모르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천일염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현실화하면서 주문이 크게 늘고 가격도 오르고 있다. 태평염전에서 판매하는 20㎏들이 천일염 1포대 소매가격은 현재 5만5000원이다. 다른 곳에서는 6만원을 넘기도 한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소매가격은 3만2000원 정도였다.


천일염 산지가격은 생산량 회복에도 급등세다. 전남도가 파악한 올해 천일염 산지 평균가격은 20㎏ 1포대 기준 1월 1만3576원에서 4월 1만3740원, 5월 1만4127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5~11일 천일염 가격은 1만8969원으로 급등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다.

대형마트에서는 소금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 1~14일 소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6%, 천일염 매출은 118.5% 늘었다. 롯데마트에서는 같은 기간 소금 매출이 30%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1일까지는 소금 판매량이 예년과 비슷했지만 오염수 방류 설비 시운전이 시작된 이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당국은 7월부터 햇소금이 본격 출하되면 물량이 넉넉해지는 만큼 ‘소금 품귀’ 현상이 수그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매점매석 단속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지 않는 한 소금 가격은 언제든지 급등할 수 있다. 실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던 2011년 당시 국내 천일염 가격은 93% 올랐다. 한 염전 관계자는 “지금 상황은 누가 봐도 오염수 방류를 염두에 둔 ‘소금 사재기’가 분명한데 정부만 아니라고 한다”고 했다.


강현석·노도현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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