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구름많음 / 0.0 °
스타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인터뷰] 김병철 “‘닥터 차정숙’ 통해 중년 로코 수요 확인했죠”

스타투데이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happy@mk.co.kr)
원문보기
‘닥터 차정숙’ 김병철. 사진 ㅣ에일리언컴퍼니

‘닥터 차정숙’ 김병철. 사진 ㅣ에일리언컴퍼니


전매특허 코믹 연기가 제대로 빛을 발한 드라마였다.

지난 4일 종영한 JTBC 토일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배우 김병철(49)은 불륜에 혼외자까지 둔 천하의 나쁜 놈이었지만, ‘귀엽고 짠하다’는 웃픈 반응을 끌어내며 비난도 피해갔다.

아내와 첫사랑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해온 ‘서인호’를 ‘미워할 수 없는 악역’ ‘마성의 하(下)남자’(상남자의 반대말)로 바꿔놓은 것은 김병철의 ‘힘’이었다.

전 국민적 공분을 부르는 빌런을 ‘귀여운 쓰레기’로 승화시킨 얄미울 정도로 능청스러운 그의 연기에 엄정화는 “엉덩이를 확 차주고 싶다”고 얘기하기도 했단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병철은 “불쌍해 보이는 부분은 생각했지만, 귀여움은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다”고 했다. 자신의 코믹 연기에 대해서도 “애드리브를 잘 하지 않는다”며 “나만의 경험으로 터득한 재미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방법을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찍으면서도 불륜을 순화하고 희석하는 모습이라서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았어요. 세상에 나쁘기만 한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아주 나쁜 사람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서인호를 연기하면서도 그걸 염두에 뒀어요. 나쁜 면 말고 다른 면도 생각하면서 살아있는 사람처럼 그리고 싶었죠. 그 중 허당 같은 모습이나 코믹한 장면이 잘 드러났던 것 같고요.”


김병철은 국민적 공분을 부르는 빌런을 ‘귀여운 쓰레기’라는 반응으로 바꿔놓았다. 사진 ㅣ에일리언컴퍼니

김병철은 국민적 공분을 부르는 빌런을 ‘귀여운 쓰레기’라는 반응으로 바꿔놓았다. 사진 ㅣ에일리언컴퍼니


‘닥터 차정숙’은 불륜, 혼외자, 고부 갈등, 출생의 비밀 등 막장 요소를 두루 갖췄지만 불편한 소재들을 유쾌하게 풀어내며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방영 내내 시청자들로부터 응원을 받았던 차정숙(엄정화 분)은 최종회에서 서인호와 이혼 엔딩을 선보이며 새 삶을 시작했다. 최종회에서 18.5%를 기록, 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 4위에 오르는 성과도 냈다.

당초 기대작이 아니었던 드라마, 편성이 밀렸던 드라마였지만 JTBC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김병철은 2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이 나온 것에 대해 “이 작품이 잘 된 건 이야기나 캐릭터 등이 전반적으로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두자릿수만 되면 좋겠다 생각했지 예상하진 못했죠. 재미있게 보실 수 있겠다 싶긴 했지만 더 나와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성장만 있는 이야기도 아니고, 감동만 있는 이야기도 아니고, 코믹한 이야기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 균형이 잘 맞춰져서 호응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의 높은 인기에 “이전 작품들은 악역을 해도 욕 먹을까봐 부담스러웠던 적이 없었다”는 그는 “한 번은 지하철을 탔는데 ‘누가 나를 알아보면 어떡하지?’ ‘욕 먹으면 어쩌지?’ 걱정했다”는 후일담도 들려줬다.

“만약 그랬다면? 당황했겠지만 조금 기쁜 일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악역을 했던 분들이 식당에서 등짝을 맞는 것은 얘기만 들었지, 실제 일어난 것은 처음이나 감사했을 것 같아요. 이야기로만 들었던 걸 경험하니까 ‘감사합니다 저한테 이런 경험을 줘서’라고 했을 수도 있겠죠.”


‘닥터 차정숙’ 김병철 취중연기 한 장면. 사진 ㅣJTBC

‘닥터 차정숙’ 김병철 취중연기 한 장면. 사진 ㅣJTBC


차정숙과 최승희(명세빈 분). 두 여자의 사랑을 차지한 서인호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김병철은 이같은 질문에 “전부다 내게 당신을 보면 전혀 그럴 것 같지 않다는 눈빛으로 물어보더라”며 “저도 잘…모르겠다”며 웃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외도를 저지르고 거짓말을 하지만 정숙을 대할 때, 승희를 대할 때 진심으로 대했던 것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웃기지만 관계만 놓고 보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각자에게 어필했고 관계가 쭉 이어지지 않았을까 싶은 거죠.”

김병철이 생각하는 ‘나쁜 남자’ 서인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였을까. 그의 대답은 “우유부단함이 아닐까 싶다”였다.

“끝맺음을 잘해야 하는데, 상황에 좀 끌려간 면이 있지 않나 싶어요. 제가 생각해도 진짜 너무하다 싶은 신은 장애인 주차증을 신청하라고 하는 장면이나, 쓰러진 정숙이가 응급실에서 전화를 했을 때 ‘내가 꼭 가야 하는 것이냐’고 물어보는 장면이었죠. 연기하면서도 말이 잘 안 나오더라구요. 진짜 지질하다고 생각했죠.”

김병철은  ‘닥터 차정숙’을 통해 “김병철표 로코 수요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 ㅣ에일리언 컴퍼니

김병철은 ‘닥터 차정숙’을 통해 “김병철표 로코 수요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 ㅣ에일리언 컴퍼니


엄정화와는 첫 호흡이었지만 이질감이 없었다. 말수 없는 그였지만 촬영장에선 반말을 주고받으며 지냈고다고 한다. “20년 산 부부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정화 선배님이 먼저 ‘누나’라 부르고 반말로 하자고 했다. 그런 것들이 효과를 발휘했고 편하게 만들어줬다”고 했다.

“어떤 배우인지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덧붙이는 게 식상할 정도라 생각해요. 엄정화 씨의 장점은 캐릭터에 대한 공감력이라고 생각했죠. 매 작품마다 놀라운 공감 능력과 연기력을 보여주는, 어떤 경지에 오른 분 같습니다. 그렇게 공감지수가 높은 분과 연기를 하니 차정숙 그 자체를 보는 느낌이라 저도 연기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SKY캐슬’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을 견인해온 그는 “계획을 길게 세우는 편은 아니고 그때그때 작업에 집중하는 편”이라고 했다.

‘닥터 차정숙’을 통해 흥행 배우로 또 한번 입지를 굳혔지만, “‘파국’이란 애칭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과연 어디까지 내려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무엇보다 ‘닥터 차정숙’을 통해 “김병철표 로코 수요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중년의 로맨틱 코미디를 제작할 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참여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수요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중년의 모습을 밝게 보고 싶은 분들이 많을 거예요. 저 같은 연기자는 공감대를 그리기 좋아요. 평범한 느낌이잖아요.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하.”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김종국 송지효 런닝맨
    김종국 송지효 런닝맨
  2. 2이준석 공천개입 의혹
    이준석 공천개입 의혹
  3. 3트럼프 사진 삭제
    트럼프 사진 삭제
  4. 4현빈 손예진 아들
    현빈 손예진 아들
  5. 5대통령 집무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청와대

스타투데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