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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라면 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2020=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2월(14.3%) 이후 14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라면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3.5%에서 지난해 10월 11.7%로 급등했다. 이후 11월(12.6%), 12월(12.7%), 올해 1월(12.3%), 2월(12.6%), 3월(12.3%), 4월(12.3%)에 이어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10%를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라면 업체들이 일제히 제품 가격을 올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에 따라 국제 곡물 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 재료 수입 단가가 오르자 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농심은 지난해 9월 라면 출고가 평균 11.3% 인상했다. 같은 달 오뚜기는 11.0%, 팔도는 9.8% 올렸다. 삼양식품도 지난해 11월 라면 가격을 평균 9.7% 인상했다.
지난달 라면을 포함한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7.3%를 보였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3%의 두 배 이상 웃돈 셈이다. 주요 급등 품목을 보면 밀가루는 10.0% 올랐으며 당면은 16.9% 상승했다. 부침가루 16.4%, 파스타면 19.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빵(11.5%), 소시지(11.9%), 기타 육류가공품(14.3%), 어묵(19.7%), 참기름(14.4%), 식용유(14.0%), 초콜릿(18.8%), 스낵 과자(10.5%), 파이(12.4%), 김치(10.1%), 커피(12.0%), 차(12.2%) 등도 올랐다. 특히 맛살(22.1%), 치즈(21.9%), 잼(35.5%), 물엿(22.7%), 드레싱(31.8%) 등은 20~30%나 가격이 껑충 뛰었다.
가공식품 물가가 오르면서 외식 물가도 상승 추세를 보였다. 외식 품목을 구성하는 39개 품목 모두 전년보다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밖에서 먹는 라면(외식) 가격은 1년 전보다 9.5% 올랐다. 라면과 같이 대표적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김밥은 전년보다 10.1% 상승했다. 김밥 가격은 지난 4월(9.7%)을 제외하고 지난해 6월부터 줄곧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이 밖에 피자(12.2%), 햄버거(10.3%), 삼계탕(9.4%), 오리고기(9.3%), 떡볶이(9.2%), 돈가스(8.8%), 해장국(8.6%), 도시락(8.4%), 자장면(7.9%), 비빔밥(7.4%), 돼지갈비(7.4%), 냉면(7.3%), 칼국수(7.3%), 삼겹살(7.2%), 설렁탕(6.8%), 갈비탕(6.8%) 등도 모두 가격이 올랐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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