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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상보다 앞선 인연’ 백현동 로비스트 김인섭과 이재명의 관계는?[법조 Zoom In]

동아일보 박종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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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섭 씨는) 2006년 떨어지는 선거에 (선거대책본부장을 한 것이고)…. (백현동 개발사업은) 한참 후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저는 연락도 안 되는 사람이라는 말씀을 일단 드리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2월 대통령 후보자 신분으로 TV토론에 나와 이른바 ‘백현동 로비스트’로 불리는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가 2006년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김 전 대표가 선대본부장을 한 건 맞지만 선거 결과가 좋지 않았고, 백현동 사업 당시에는 연락하지 않는 사이였다고 해명한 것이다.
김 전 대표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10년 이후로는 (이 대표와) 연락이 끊겼다”는 취지로 둘 사이의 관계를 부인해왔다.

하지만 김 전 대표를 직접 수사한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은 적어도 백현동 사업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던 2014년까지 이 대표와 김 전 대표가 가까운 사이를 유지했을 것이라고 봤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지난달 2일 김 전 대표를 구속 기소하며 “이 대표 재임 시절 성남시에서 ‘비선 실세’로 통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 2005년 ‘선거 도와달라’ 부탁받아…정진상보다 앞선 인연

4월  14일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4월  14일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두 사람의 관계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전 대표는 시민운동을 함께하며 친분이 두터워진 이 대표로부터 “2006년 지방선거에 성남시장 후보자로 출마하려고 하니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대표는 이 대표 캠프의 선대본부장을 맡아 공약 발굴, 선거관리위원회 대응, 기자회견문 검토, 회계 관리 등 캠프 전반에 걸친 업무를 총괄했다고 한다.

검찰은 캠프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이 대표가 이때 인연을 맺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정 전 실장보다 김 전 대표와의 인연이 앞섰던 셈이다.

김 전 대표는 성남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이 대표가 2년 뒤 2008년 국회의원에 도전했을 때도 선거사무장을 맡아 지원에 나섰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0년에도 김 전 대표가 공식 직함 없이 선거를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대표가 사비를 털어 여론조사를 의뢰해 선거 판세를 분석하고 여론조사 결과를 캠프에 전달할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때 이후로 관계가 멀어졌고 백현동 사업 당시에는 연락이 끊겼다는 해명을 내놨다.


● 백현동 사업 추진 때도 금전적 지원…사업 개입 정황도

해명과 달리 김 전 대표의 이름은 백현동 사업이 추진되던 2014년에도 언급된다. 선거를 3개월 앞둔 2014년 3월경 김 전 대표는 “선거사무소로 사용할 사무실을 선점해달라”는 이 대표 측의 부탁을 받고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있는 한 빌딩 3층 사무실을 사비로 임차했다고 한다. 이 사무실은 실제로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이 대표 캠프의 공식 선거사무소로 사용됐다.

또 김 전 대표는 자신의 지인 최소 2명에게 부탁해 이 대표 후원회에 후원금을 500만 원씩 내게 했다. 이후 김 전 대표는 지인들에게 각각 500만 원을 돌려줬다. 김 전 대표 자신도 500만 원을 후원금으로 낸 걸 감안할 때 최소 1500만 원을 ‘쪼개기 후원’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14년 성남시장 선거 출마 당시 선거사무소로 사용한 건물. 이 대표 트위터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14년 성남시장 선거 출마 당시 선거사무소로 사용한 건물. 이 대표 트위터 캡처


김 전 대표가 이 대표의 선거사무소 임차료를 대납하고 지인을 동원해 쪼개기 후원을 하던 2014년 3~5월 백현동 민간사업자인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는 백현동 부지의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있었다.


당시 김 전 대표는 정 대표와 사업 지분을 ‘50대 50’으로 나누기로 구두로 합의하고 사업에 관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 전 대표가 2014년 말 “(수익을 낼 수 있는)주거용지 비율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게 해달라는” 정 대표의 요구를 정 전 실장에게 전달했고 이에 따라 주거용지의 비율이 상향 조정됐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김 전 대표가 사업에 관여한 정황은 그가 측근이었던 김모 씨에게 보낸 ‘옥중 편지’에서도 드러난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4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백현동 의혹과는 관련이 없는 별개의 사건으로 수감됐다. 김 전 대표는 구치소에서 김 씨에게 보낸 서신에 백현동 사업 지구단위계획 수립 과정에 대해 언급했다.


김 전 대표의 옥중 편지에는 이 대표를 의미하는 ‘사장’이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검찰은 정 전 실장이 수감 중이던 김 전 대표를 3차례 면회했고, 이를 통해 ‘성남도개공을 사업에서 배제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이 이뤄졌다고 결론 내렸다.

● 이재명-정진상 등 성남시 관계자 배임 혐의 수사 계속

김 전 대표는 성남시에 백현동 사업 관련 청탁을 하는 대가로 정 대표로부터 총 82억 원 상당의 금품과 사업권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대표의 청탁을 확인한 검찰은 이 대표와 정 전 실장 등 당시 성남시 관계자들이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반대급부로 성남시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혐의(배임)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정 대표의 횡령 혐의를 포착하고 그가 백현동 사업의 수익을 부인이 운영하는 공익법인에 기부하는 과정을 수사하는 등 범행수익의 흐름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정 전 실장 등 당시 성남시 공무원과 성남도개공 직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마친 뒤 이 대표를 부른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백현동 사업 과정을 보고받은 이 대표가 민간사업자에게 특혜가 돌아가는 것을 알면서도 사업을 최종 승인한 것은 아닌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민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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