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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 한정된 정책 한계, 생애주기별 지원 필요” [중년 은둔형 외톨이]

헤럴드경제 김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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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지원 정책

“평생교육제를 은둔 중년 교육으로 활용

지자체 중심 40~50대 지원 정책 늘려야

은둔형 외톨이 가족과 사회 지지가 핵심”
국내 은둔형 외톨이 지원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그마저도 만 35세 이하의 청년들 위주 사업이 대부분이다. 소수의 단체만 중년을 지원한다. 하지만 중년 은둔형 외톨이를 지원하는 단체도, 그렇지 않은 단체도 “은둔형 외톨이 연령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은둔 청년이 은둔 중년이 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연령에 구애받지 않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은둔형 외톨이 지원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그마저도 만 35세 이하의 청년들 위주 사업이 대부분이다. 소수의 단체만 중년을 지원한다. 하지만 중년 은둔형 외톨이를 지원하는 단체도, 그렇지 않은 단체도 “은둔형 외톨이 연령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은둔 청년이 은둔 중년이 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연령에 구애받지 않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식사하려는데 후식만 있어요. 밥도 있고, 마실 것도 있어야 식사를 제대로 하는데 말이죠.”

사단법인 파이나다운청년들 이사장인 김혜원 호서대 청소년문화상담학과 교수는 현재 각종 지자체에서 이뤄지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 지원사업들을 이렇게 평가했다. 김 교수는 구직활동을 중단한 니트족(NEET)과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구분 없이 ‘은둔 청년 지원 사업’으로 묶이는 상황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니트족은 일을 안 하지만 인간관계가 무너진 건 아니다. 사회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다”며 “하지만 정부에서는 니트족과 은둔 성인을 모아서 취업교육을 시킨다. 그러면 청년 니트족만 잡힌다”고 말했다. 청년 정책으로 묶여 취업 지원을 하면 고립 기간이 긴 은둔형 외톨이나 중장년은 소외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은둔 청년들도 서서히 중년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분명하게 (청년에서) 중년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지자체별로 관련 조례를 만들고 있지만, 조례가 기준이 되면 특정 지역만 혜택을 본다. 전국에 있는 은둔 성인이 도움받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년 은둔형 외톨이를 위한 별도 정책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평생교육제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평생교육제는 학교를 벗어나 전 연령대를 상대로 한 교육이다. 중년도 해당될 수 있다. 그는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 기존 제도를 확장해야 한다”며 “현재 은퇴자나 고령자를 위한 취미교육 위주인 평생교육을 소외된 사람들에게 무형의 것들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전환해 중년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가 말한 교육은 대인관계 교육, 자존감 향상 등 보이지 않지만 사회생활에 중요한 내면 향상 교육을 뜻한다. 은둔 중년일수록 인간과 사회에 대한 불신이 심하기 때문이다. 그는 “은둔 계기는 다들 다르지만 왕따, 가정 폭력 등 좌절의 경험이 있다”며 “지나간 세월을 재경험할 순 없으나 좋은 경험, 새로운 경험이 많아져야 재은둔하지 않는데, 30대가 넘으면 이런 경험을 쌓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은둔 청년이 은둔 중년이 됐는지를 입증할 만한 추적 조사도 필요하다. 일본은 히키코모리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자 일부 지자체에서 추적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은둔형 외톨이는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상당 지대에 있으나 소외된 사람들”이라며 “완전히 개인 맞춤형 정책은 어려워도 고립 단계에 따른 정책이 전국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40대 이상 은둔형 외톨이가 찾아와도 연결할 만한 지자체·정부 지원 활동이 없어요. 은퇴자 등 저활력 중년을 위한 정책밖에 없었죠.”


은둔 기간, 연령에 상관없이 은둔형 외톨이를 지원하는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백희정 사무국장을 찾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드러나지 않았던 은둔 성인들이다. 백 사무국장이 소속된 지원센터에는 20대만큼이나 30대 중후반, 40대 이상이 지원을 문의한다. 하지만 지원을 해주고 싶어도 이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이 없는 경우가 있다. 백 사무국장은 “청년들에게는 청년도전사업이라는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해주곤 하는데 40대가 넘으면 해당이 안 된다”며 “직접 일자리를 소개하려 해도 40·50대가 재취업을 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생애주기별로 은둔형 외톨이 문제에 다가가려 한다. 먼저 상담을 통해 개인 상황을 파악한다. 백 사무국장이 운영하는 지원센터 예산도 위촉 상담사 15명을 위한 상담비로 대부분 지출한다. 백 사무국장은 “상담은 개인정보를 얻기 위한 단계다. 보통 20회 내외로 상담을 진행하는데 끝나면 대부분 지원자가 희망사항이 생긴다”며 “그 희망사항을 알고 움직인다. 취업을 원하면 취업 연계, 대인관계를 개선하고 싶으면 관련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식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를 찾는 일이 쉽진 않다. 그는 “5년 동안 은둔한 50대 은둔형 외톨이가 온 적이 있었는데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체중조절을 하고 싶어도 연계 프로그램을 찾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도 광주광역시 은둔형 외톨이 조례로 탄생한 센터인데 조례에서 연령 제한을 하지 않으니 센터도 연령대 제한을 할 순 없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지난 2020년 전국에서 최초로 은둔형 외톨이 관련 조례를 만든 지자체다.


최종적으로 백 사무국장은 외톨이들이 안심할 만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우리가 사람들에게 집에서 나오라 말하는데 정작 그 사람들이 나와서 편히 쉴 공간이 없다”며 “그들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고 상담받거나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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