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사진=통일연구원 제공) 2023.05.26 |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26일 북한이 한 달 이상 무력 도발을 멈춘 배경에 대해 한미 '워싱턴 선언'의 효과라기보다 무기 개발 시간표와 모내기 등 내부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고 원장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현 한반도 정세와 관련 "'워싱턴 선언' 이후 공포의 균형을 이루며 잠시 휴지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양국이 군사연습을 강하게 하지 않는 가운데 북한도 농번기에 주력하면서 정체 국면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도발 휴지기에 대해 "북한이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 이후 그들의 기대와 다른 결과가 초래된 데 대해 당혹감을 가졌다거나 고민이 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면서도 "대남·대미를 의식한 행보보다 자신들의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정은 시대의 핵실험 등 모든 과정을 보면 새로운 무기 체계를 개발하면 좌고우면 하지 않고 바로 쏜다. 전략적인 도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새로운 무기 체계가 개발되고 자신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유엔 안보리 제재 등에 상관없이 언제든 쏠 것"이라며 "북한의 정세 인식은 이제 자국 중심주의로 본인들이 표준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북한은 최근 농번기를 맞아 모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쌀독을 채우는 게 급선무인 시기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고 원장은 또 향후 북한은 '워싱턴 선언'의 후속조치를 예의주시하면서 전략무기 고도화·신무기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의 도발적 군사행동은 지난달 13일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이후 한 달 넘게 소강상태다.
지난달 말 한미정상회담과 이달 초 한일정상회담, 최근 G7 정상회의 계기에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등 굵직한 외교 일정에는 무력시위 대신 비난 입장만 내놨다.
하지만 한미가 다음 달 15일까지 경기도 포천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에 돌입하는 만큼 북한이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연례적인 한미 연합훈련을 '북침 전쟁 연습'이라고 규정하며 이를 빌미로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해왔다. 한미 군 당국이 '자유의 방패' 연합연습을 실시했던 지난 3월에는 3~4일에 한 번꼴로 군사 도발을 감행했다.
고 원장은 "표면적으로 3~4월 한미 연합훈련 이후 중대한 군사훈련이 없어 북한이 잠잠한 것"이라며 "한미 군사연합훈련에는 이에 맞대응하는 방법으로 반발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특히 북한이 미 전략핵잠수함의 한국 기항을 언급한 만큼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신형잠수함 진수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및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 원장은 "핵문제를 30여년간 지켜본 입장에서 북한이 핵을 고도화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남북 간 합의가 동결 방식으로 미봉책에 그친 점이 주효했고, 그 배경에는 북한 붕괴론이 깔려 있다"며 "비핵화 담판의 마지막 남은 카드는 관계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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