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일본 야후재팬 포털에는 누리호 3차 발사와 관련된 기사들이 다수 게재됐다. 그러나 댓글창 및 온라인 커뮤니티의 일본 누리꾼들 반응은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산 구식 설계와 부품으로 만든 로켓을 몇 번 시험 발사해놓고 우주 강국이라고?", "우주에 쓰레기가 더 늘었다" 등 악담이 줄을 이었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국내에서 자주 언급되는 용어인 '우주 G7(독자 제작한 발사체로 인공위성을 띄우는 데 성공한 7번째 국가)'에 대한 비아냥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자기들이 만든 용어로 자기들끼리 자화자찬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빠르게 선진국을 추격하는 한국 우주 기술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는 이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일본은 실패했는데 한국은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라며 "미국이나 중국에는 이미 뒤처졌고, 인도에도 추월당할 수 있는데 이러다 한국과도 경쟁하게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전통 우주 강국으로 손꼽히는 일본은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3월7일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차세대 'H3' 로켓 1호기를 발사한 바 있으나, 상승 도중 2단 엔진 점화가 확인되지 않아 임무 달성에 실패한 것이다.
2단 엔진이 점화되지 않아 실패한 일본의 차세대 발사체 H3 로켓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결국 실험을 주관한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발사 15분 만에 기체를 파괴하라는 명령을 보냈다. 파괴된 로켓 파편은 필리핀 동쪽 바다 부근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JAXA는 지난해 10월에도 소형 고체 연료 로켓 '입실론 6호기'를 발사하려 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일본이 개발한 로켓이 발사에 실패한 건 2003년 11월 H2A 로켓 6호기 이후 19년 만에 처음 벌어진 일이었다.
이를 두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대형과 소형 로켓 모두 실패했다. 향후 로켓 발사 계획의 전망이 서지 않는다"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3차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는 앞으로 2027년까지 총 세 차례 추가 발사를 진행해 로켓의 신뢰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 노하우를 이전받아 '체계종합기업' 역할을 맡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민간기업 '스페이스X'를 파트너로 선정해 핵심 기술을 이전한 것처럼, 우주 사업을 민간 중심으로 이양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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