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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라덕연, 투자 설명회서 "절대 안 걸려…대포폰 쓴다" (풀영상)

SBS 김도균, 손기준, 유수환 기자(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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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일) 뉴스는 저희가 단독 취재한 내용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최근 주가 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라덕연 대표는 자신은 가치 투자를 했을 뿐 그 어떤 시세 조종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해명과 달리 라 대표가 주가 조작을 사실상 주도했고, 또 그 구조를 자신이 직접 설계했다는 내용이 담긴 라 대표의 음성 녹취를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김도균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김도균 기자>

SBS가 입수한 지난 2021년 9월 한 투자 설명회에서 발언한 라덕연 대표의 음성 녹음파일입니다.

설명회에는 병원장들을 비롯해 일부 고액 투자자들만 참석한 채 비공개로 열린 걸로 알려졌습니다.


[라덕연/투자자문사 대표 : 수익이 너무 많이 나가지고 다들 원금(계좌 잔고)이 30억 원 50억 원 이러니까 이렇게 많은 돈을 계속 벌어도 돼? 라는 의문이 생기시는 거죠.]

라 대표는 기존의 주가조작이 당국에 왜 적발됐는지 설명하면서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라덕연/투자자문사 대표 : 이 사람들끼리 주식이 오가고 이렇게 오가면은 이거는 금방 발각되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되냐면 여기서 이리로 간 게, 여기서 이리로 가고, 여기서 이리로 가고, 여기서 이리로 가고, 여기서 이리로 가고, 여기서 이리로 가고, 이리로 오지를 않아요.]


법으로 금지된 통정매매를 설명한 건데, 자신이 이 모든 투자 구조를 짜고 운영하지만 절대 걸리지 않을 거라고 거듭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라덕연/투자자문사 대표 : 누군가 한 사람이 이제 지휘를 했다라고 나와야 되는데 제가 지휘의 흔적을 남기지 않아요. 제가 지금 그렇게 다 세팅을 해 놨거든요.]

앞서 통정매매 등 주가 조작 의혹을 전면 부인했던 라 대표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라덕연/투자자문사 대표(지난달 28일) : 통정매매는 이런 거예요. 제가 어디에 매도 걸어놓을게, 내가 어디까지 사 갈게. 우리끼리 서로 주고받고 주고받고 하는 거예요. 근데 저는 뭐냐면은 제가 지금 산 종목들은 전부 다 대기업이고 우량주들이에요.]

라 대표는 검찰 수사나 금융당국 감시망을 비웃는 듯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라덕연/투자자문사 대표 : 누가 컨트롤 타워인지 증명해 낼 방법은 사실 없어요. 제가 지금 이거를 다 실질적으로는 제 고객들한테 제가 이 주식들을 사게끔 만들었지만 이걸 증명해 낼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어요.]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이소영, CG : 최재영·최하늘)


---

<앵커>

이뿐 아니라 라덕연 대표는 수사 당국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 방법까지 투자자들에게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주식을 언제 사고팔지 지시하는 건 모두 다른 사람 명의의 이른바 대포폰으로 하고, 이런 모든 작업은 은밀하게 이뤄진다면서 사람들을 안심시켰습니다.

계속해서 손기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손기준 기자>

라덕연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차명 휴대전화, 이른바 대포폰으로 주식 매매를 지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라덕연/투자자문사 대표 : 핵심 멤버들 몇 명만 제가 차명폰으로 연락해서 '뭐 사라, 누구꺼 어떻게 사줘라, 누구꺼 어떻게 팔아드려라' 그것만 오더를 내리지….]

이런 지시를 받은 일당은 정상적인 주식 거래로 보이게끔 투자자 명의의 휴대전화를 들고 전국 곳곳으로 움직인다고 했습니다.

[라덕연/투자자문사 대표 : 부산에 계시는 분이면 울산에서 부산으로 직원을 보내요. 일산에 계시는 회장님이다, 핸드폰 들고 일산을 가요.]

IP 추적 등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선데, 5억 원 이상 고액 투자자들에겐 대우도 달랐습니다.

[라덕연/투자자문사 대표 : 원장님들 병원에다가 한 대 한 대 노트북을 다 놔드렸어요. 저희는 지금 한 자리에서 매매를 하지 않습니다.]

발각될 것을 대비해 자신과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일당 간의 연결고리도 없다고 했습니다.

[라덕연/투자자문사 대표 : 여기 계시는 분들 연락처는 아무도 몰라요. 제가 여기 지금 실질적으로 나가는 애들, 얘들도 제가 연락처를 몰라요. 거짓말이 아닙니다.]

라 대표는 최근 주가 폭락 사태로 자신과 일당에게 의혹이 쏟아지자 계획했던 대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라덕연/투자자문사 대표 (지난달 28일): 공모한 적도 없고요. 얘네가 제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고, 얘네들은 합법인지 불법인지도 몰랐어요.]

라 대표는 연결고리를 들키지 않기 위해 투자 수익에 대한 수수료도 일당 소유의 골프연습장 회원권을 사게 하거나 음식점에서 고액 결제하는 방식으로 받는다고 했습니다.

[라덕연/투자자문사 대표 : 제가 관련된 쪽으로 (수수료를) 받아버리면 이게 연결고리가 생겨버리잖아요. 세금 내는 게 아까워가지고 제 통장으로 안 받는 게 아니고 연결고리가 생기는 게 싫은 거예요.]

이런 식의 설명회들을 통해 고액 투자가 이어지면서 라 대표 일당은 지난해 말 이른바 투자금 1조 달성 파티까지 열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위원양, CG : 최하늘·엄소민)


---

<앵커>

그런데 방금 보신 설명회 자리에서 라덕연 대표의 이야기를 들었던 투자자들이 뭔가 불법 행위가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는지도 한번 따져봐야 할 부분입니다. 앞으로 검찰이나 금융당국의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인데, 투자자들이 당시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 내용은 유수환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유수환 기자>

설명회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사실상 주가조작을 의미하는 라덕연 대표 발언이 이어지자 우려 섞인 질문을 던집니다.

발각되는 걸 걱정하고,

[투자자 A : 지금 업무 보시는 게, 자본시장법에 위배되는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검찰수사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투자자 B : 말씀 중에 죄송한데요. 검찰에서 털면 이슈가 되면 문제 생기지 않아요?]

불법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지적하기보다는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관심을 보입니다.

[투자자 C : 여기 계신 분들이 상당한 위치에 있는 분들인데, 금액적인 부분도 작은 금액이 아닌 금액이 지금 가 있단 말이죠. 위험 요소가 좀 있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자가 없다라는 관점을 조금 얘기를 해줬으면 좋겠다….]

라 대표는 이에 대해 검찰 수사나 금융당국 조사도 모두 막을 수 있다고 장담했고,

[라덕연/투자자문사 대표 : '털려면 어떻게 털어도, 털려면 털리는 거 아니냐' 그러면 어떤 일도 못 합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방어를 할 수가 있으면 이거는 저는 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오히려 투자자가 늘어날수록 안전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라덕연/투자자문사 대표 : '멤버가 더 많아지면 잡음도 많고 그렇게 될 거 아니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오히려 사람이 많이 타면 탈수록 이걸 거꾸로 어떻게 증명해요. 거꾸로 증명할 길이 없고….]

해당 녹음 파일을 들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도 불법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철/변호사 : 참여한 사람들도 어느 정도 주가조작에 대한 정황을 미필적으로 인식했다고 보여지고, 공범으로 처벌될 여지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하 륭, 영상편집 : 전민규)

---

<앵커>

이 내용 손기준 기자와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Q. 라덕연 대표 음성 녹음 파일 파장은?

[손기준 기자 : 지금 라덕연 대표는 주가 폭락사태 이후 줄곧 나도 피해자다, 주가 조작 세력은 이득을 본 사람들일 거라며 화살을 다른 곳으로 돌려왔었는데요. 오늘(2일) 이렇게 내가 지휘했다는 사실상 자백에 가까운 본인 음성 또 구체적인 수법들까지 공개되면서 이번 사태가 오늘 이후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입니다. 당장 합동수사팀은 어떤 부분에 집중할지 등 수사 방향에 영향을 줄 걸로 보이고요. 이제 수사 대상과 범위 역시 늘어날 걸로 보입니다.]

Q. 일부 고액 투자자, 불법성 인지했나?

[손기준 기자 : 앞서 유수환 기자 리포트에서 보셨듯, 일부 고액 투자자들은 검찰에서 털면 문제가 생기지 않겠냐는 등 사실상 불법성을 인지하고 묻는 듯한 질문을 라 대표에게 던집니다. 라 대표가 설계한 주식 매매가 불법에 해당할 수 있다는 걸 사전에 알았다. 그런 공감대가 있었는데도 자신의 신분증, 휴대전화를 내주고 계좌를 개설에 맡겼다면 수사 대상이 될 걸로 보입니다. 물론 라 대표의 이러한 설명 없이 그저 지인의 소개 등으로 투자한 경우도 있겠지만 이러한 설명회에 참석할 정도로 고액을 투자한 경우 과연 순수한 피해자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한층 커졌습니다.]

Q. 내일 추가보도, 어떤 내용?

[손기준 기자 : 내일은 음성파일 내용 가운데 라 대표와 일당이 주로 어떤 성격의 종목들을 노렸는지 또 얼마나 어디까지 계획을 세웠는지 등을 보도할 예정입니다. 또 오늘 저희 보도와 관련해서 라 대표는 뭐라고 해명하는지도 들어보겠습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
김도균, 손기준, 유수환 기자(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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