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이] 권총은 거들 뿐, 킬러는 무기를 탓하지 않는다 '존 윅 4'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무기를 탓하지 않는 살인 장인 존 윅이 극장가를 찾아왔다. '존 윅 4'(감독 체드 스타헬스키)는 최고 회의를 거스른 댓가로 쫓기고 있는 존 윅(키아누 리브스)이 자유를 되찾기 위해 최고 회의에 속한 새 빌런인 그라몽 후작(빌 스카스가드)에 맞서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전작에서 활약한 윈스턴 역의 이완 맥쉐인, 바워리 킹 역의 로렌스 피시번,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샤론 역의 랜스 레딕 등부터 새로운 인물인 케인 역의 견자단, 코지 시마즈 역의 사나다 히로유키까지 참여해 더욱 화제를 모으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초반부터 도망자 신세가 되어 오갈데 없어진 존 윅의 방황하는 모습부터 보여준다. 파괴왕 존 윅이 처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한 곳은 최근 하늘길이 뚫려 한국인의 성지가 된 여행지, 오사카다. 오사카 콘티넨탈의 점장이자 존 윅의 오랜 친구인 코지(사나다 히로유키)는 목숨을 걸고 그를 보호하게 되고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최고 회의는 성역을 해제시키고 오사카 콘티넨탈을 공격한다.

여기서 존 윅의 또 다른 친구, 케인(견자단)이 등장한다. 한때는 전설이었으나 지금은 은퇴해 먼 발치에서 자신의 하나뿐인 딸을 지켜만 보는 아버지다. 그는 자신의 딸을 위협하는 최고 회의와 존 윅을 두고 거래를 하게 되고, 지금은 적이 된 상태로 존 윅을 오사카에서 마주치게 된다.

'존 윅4'에 담긴 액션은 예상한 것이 무색할 만큼 그 예상을 뛰어넘는다. 무려 2시간 49분이라는 러닝타임 속에서 존 윅은 이번에도 뛰는 놈 위에 날고, 찌르는 놈 위에서 쏜다. 대사는 거들 뿐, 대부분의 러닝타임이 오사카부터 파리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액션신에 할애된다.

총보다 활이 빠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는 아마 '존 윅' 시리즈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쳐들어오는 최고 회의 세력에 맞서 코지의 일당들은 일본도와 활로만 무장한 채로 덤빈다. 이 상황에서 견자단이 연기한 케인이 보여주는 액션 연기는 스펙타클 그 자체다.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기에 소리를 감지하는 기계를 벽에 부착해 상대방과 칼싸움을 벌이는 액션신은 감탄사를 지르게 만든다.

하지만 결국 그 누구도 존 윅의 액션은 따라갈 수 없다. '이빨이 없으면 잇몸으로'의 정신을 그대로 계승한 액션일까. 권총 총알이 떨어지니 권총을 던지고, 권총 자체를 분해해서 부품을 나이프로 써 상대방의 목덜미를 찌른다. 그의 모든 행동에는 이번 시리즈가 청소년 관람불가로 선정된 이유가 존재할 정도다. 유혈이 낭자한 '존 윅' 표 시원한 액션을 원한다면 이번 시리즈도 만족할 작품이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존 윅의 충격적인 결말에 5편 제작 가능성이 미지수로 떠올랐지만 북미 반응은 다르다.‘존 윅4’가 북미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큰 흥행 성적을 거뒀기에, 충격적인 결말에도 불구하고 ‘존 윅’ 프랜차이즈를 계승하는 다음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결말은 어떻게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라이온스게이트 회장인 조셉 드레이크의 언급처럼 5편의 가능성도 어떻게 해석하느냐 나름이 된 것이다.

더불어 오는 2024년 여름 아나 디 아르마스가 주연으로 낙점된 ‘존 윅’ 시리즈의 스핀오프 작품, ‘발레리나’가 공개될 예정이다. 존 윅이 나고 자란 킬러 조직 ‘루스카 로마’에서 훈련 받은 한 여성 킬러가 자신의 가족을 죽인 이들을 향해 복수하는 이야기로 키아누 리브스도 출연한다고 알려졌다. 지난 1월 아나 디 아르마스가 한 토크쇼에 나와 키아누 리브스와 4개월 동안 프라하에서 전투신을 촬영하며 온몸이 멍투성이가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말 그대로 '죽어도 못 보내'는 존 윅, 그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요약

제목 : 존 윅 4(John Wick: Chapter 4)

장르 : 액션

연출 : 체드 스타헬스키

출연 : 키아누 리브스, 견자단, 로렌스 피시번, 이안 맥쉐인, 빌 스카스가드

배급 :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상영시간 : 169분

상영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 : 2023년 4월 12일

정지은 기자 je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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