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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儒·佛·仙이 공존할 수 있었던 이유

조선일보 유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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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충돌과 융합

최광식 지음 | 21세기북스 | 288쪽 | 2만2000원

“가섭(부처 제자)의 참된 종지를 펼치고 공자의 선한 가르침을 행해… 대동(大同)의 교화를 이뤄야 합니다.” 이렇게 불교와 유교의 가르침이 함께 행해지기를 바란 사람은 신라의 유학자 최치원이었다.

온갖 사회적 갈등이 벌어지는 한국이지만, 종교 간 분쟁이라고 할 만한 일만큼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한국고대사 연구자로 국립중앙박물관장, 문화재청장, 문체부 장관을 역임했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기독교라는 하나의 종교를 믿었던 서구와는 달리 우리는 유(儒)·불(佛)·선(仙)이라는 세 가지 가치가 공존하며 치열한 충돌과 융합을 통해 다원주의적 문화를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그것은 동아시아 문화의 특징이기도 했다.

이 책은 당나라의 ‘정관정요’, 신라의 ‘계원필경’과 ‘사산비명’, 고려의 ‘삼국사기’ ‘삼국유사’, 일본의 ‘일본서기’에서 동아시아 문화의 지성사적 흐름을 짚는다. 그 속에서 유교는 사회 윤리로서의 통치 이념이었고, 불교는 내세(來世)를 향한 기원이었으며, 도교는 개인의 수양과 양생 속에서 생활화돼 맥을 이었음이 드러난다. 결국 세 가지 사상은 사유의 용광로 속에서 각자 제 자리를 찾으며 소통과 화합의 가치를 꽃피웠다는 것이다.

[유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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