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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못난이 약과'의 재발견… 역발상으로 30억 매출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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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태 ‘장인, 더 약과’ 경기 포천 본점 카페 대표
폐기 처분 파지 약과 상품화 393일째 품절
“2시간 내 구매, 10개 판매점 구축 목표”
김승태 ‘장인, 더 약과’ 경기 포천 본점 카페 대표는 11일 “쓸모없는 파지 약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차별화 전략과 과감한 도전이었다”며 새내기 청년사업가들을 향해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종구 기자

김승태 ‘장인, 더 약과’ 경기 포천 본점 카페 대표는 11일 “쓸모없는 파지 약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차별화 전략과 과감한 도전이었다”며 새내기 청년사업가들을 향해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종구 기자


“폐기 처분하던 파지 약과가 제 눈에는 보물로 보였어요.”

11일까지 393일째 품절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장인, 더 약과’의 못난이 약과(파지 약과) 흥행돌풍은 30대 청년 사업가의 역발상 전략에서 출발했다.

김승태(33) ‘장인, 더 약과’ 경기 포천 본점 카페 대표는 “일반 약과로는 경쟁력이 없어 차별화 전략을 고민했다”며 “쓸모없는 파지 약과를 제품화하면 소비자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2021년 파지 약과를 상품으로 기획했다. 경기 의정부 가능동에서 20년 넘게 수제 약과와 한과를 만들어 온 친인척인 김규식 ‘장인한과’ 대표의 요청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당시 ‘장인한과’는 전통식품 판매 침체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해 전자제품 유통업을 하던 김 대표의 도움이 필요했다. 김 대표는 “당시 호박·찹쌀 등 약과 제품은 맛과 품질은 뛰어났지만, 특별한 게 없었다”며 “오히려 공장 구석에 쌓여 있던 파지 약과가 눈에 들어왔다”고 했다. 정품 약과를 만드는 과정에서 깨지거나 일정한 규격에 어긋나 못 쓰게 돼 폐기하던 것들이었다.
주말인 7일 오전 7시대 ‘장인, 더 약과’ 경기 포천 본점 카페 입구에는 영업 시작도 전에 파지 약과 등을 사려는 고객 100여 명 길게 줄을 서 있다. 카페 제공

주말인 7일 오전 7시대 ‘장인, 더 약과’ 경기 포천 본점 카페 입구에는 영업 시작도 전에 파지 약과 등을 사려는 고객 100여 명 길게 줄을 서 있다. 카페 제공


그는 “파지 약과를 보는 순간 이거다 싶어, 바로 파지 약과를 제품화해 팔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후 쓸모없는 파지 약과는 포장지에 담겨 세상에 처음 나왔다.

김 대표의 상식을 깬 판단은 적중했다. 약과 장인의 기술력에 흥행 요소를 더한 파지 약과가 못난이 약과로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쇠락의 길을 걷던 장인약과는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를 단 관련 게시물이 5,000개가 넘어설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쫀득하고 달콤한 맛이 커피와 곁들여 먹기에도 좋았다.


30평 남짓한 공장에 고객이 밀려들자, 김 대표가 나섰다. 2022년 3월 19일 경기 포천에 장인약과 전문 판매점에 카페 공간을 더한 ‘장인, 더 약과’ 카페 본점을 연 것이다. 김 대표는 “카페를 오픈하자마자 평일에는 오전 11시, 주말에는 오전 10시가 되면 파지 약과 등 약과 제품이 모두 동이 날 정도로 불티 나게 팔렸다”고 말했다. 정품 약과 제품도 덩달아 판매량이 늘었다.

파지 약과는 찹쌀을 주 원료로 해 손으로 직접 만들다 보니, 판매량이 한정돼 있다. 의정부 공장에서 하루 생산하는 정품 약과는 1만 개, 파지 약과는 1,800~2,000개에 불과하다. 수요는 몰리는데, 제품은 한정돼 있다 보니 6,000원짜리 파지 약과 한 팩이 온라인 중고시장에서 3배 비싸게 거래될 정도로 대히트를 쳤다. 지금은 대량 구매를 금지하고, 1인당 2팩까지만 살 수 있도록 제한했다.
김승태 ‘장인, 더 약과’ 경기 포천 본점 카페 대표가 11일 카페 안에서 파지 약과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종구 기자

김승태 ‘장인, 더 약과’ 경기 포천 본점 카페 대표가 11일 카페 안에서 파지 약과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종구 기자


김 대표는 2022년 7월 제주도에 2호점 문을 여는 등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다. 파지 약과의 인기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싸고 맛있는데 특이하다”는 평가가 퍼지면서 전국에서 발길이 이어졌다. 파지 약과는 정품 약과에 비해 가격이 3분의 1가량 싸다.


김 대표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누구나 최대 2시간 내에 파지 약과를 살 수 있도록 신규 공장을 짓고 전국에 10개의 직영 판매점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그는 “부산에서 5시간 차를 타고 오는 등 많은 고객이 약과를 구매하지 못한 채 돌아갈 때 가장 속상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연 3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성공한 청년 사업가로 자리 잡았지만, 그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이유다.

김 대표는 새내기 청년 사업가들에 대한 조언도 했다. “차별화 전략 없이 기존 제품과 같은 무기로는 성공할 수 없다. 준비는 치밀하게, 시작은 과감하게 하는 도전정신도 필요하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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