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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에 지친 시장에 '유가 상승' 펀치…"정유제품 어디에 파나"

머니투데이 최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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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에 떨고 있는 정유업계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같은 '공급 축소'인데 시장의 반응은 다르다. 2022년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2023년의 'OPEC(석유수출국기구)+ 감산' 이슈를 바라보는 정유업계의 눈은 상반된다. 작년의 경우 역대급 실적으로 이어졌지만, 올해는 분명한 악재라는 분석이다.


'OPEC+ 감산' 발표 이후 치솟는 유가

10일 한국석유공사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4.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일 OPEC+의 감산 발표 이후 70달러 대를 유지하던 두바이유는 85달러 내외로 치솟았다.

당분간 유가 상승세는 이어질 게 유력하다. OPEC+는 감산을 오는 5월부터 진행한다. 하루 116만 배럴 규모다. 지난해 10월 하루 200만 배럴에 달하는 감산 이후 추가된 규모여서 시장의 충격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공급 축소로 유가가 오르면 일반적으로 정유업계에는 이익이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그에 따른 러시아 원유 제재로 두바이유 기준 70달러 대에 형성돼 있던 유가가 120달러 대까지 치솟자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도 총 12조원이 넘는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석유를 직접 캐낼 수는 없는 국내 정유사들은 고가에 원유를 사와 더 비싸게 해외에 정유제품을 파는 방식으로 돈을 벌어왔다. 지난해 정유 4사가 570억3700만 달러(약 73조7400억원)에 달하는 정유제품 수출을 달성한 게 사상최대 실적을 거둔 비결이었다.


줄어드는 수요, 급락하는 정제마진

(로이터=뉴스1) 정윤영 기자 = 석유 일러스트레이션.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이터=뉴스1) 정윤영 기자 = 석유 일러스트레이션.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는 게 정유업계 현장의 목소리다. 유가 상승이 결코 호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연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10.8달러로, 2021년(3.4달러) 대비 3배 올랐다. 반면 지난 2일 OPEC+의 감산 발표 이후 주간 정제마진은 7.7달러에서 5.3달러로 급락했다. 정유사의 손익기준선(5달러)에 가까운 수치다.

공급이 줄어드는데 정제마진이 같이 떨어진다는 것은, 수요가 더 크게 감소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는 정유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유가가 오른 것이고, 올해의 경우에는 수요가 급속히 줄어드는 가운데 유가가 치솟았다.

실제 IMF(국제통화기금은)는 올해 글로벌 성장률이 지난해(3.4%) 보다 낮은 3% 미만에 그칠 것이라 경고했다. 세계은행(WB)은 글로벌 성장률이 오는 2030년까지 연 2.2%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벌써부터 "정유제품을 팔 곳이 없어지는 게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는 이유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코로나19 엔데믹에 대한 기대가 있어서 정유제품에 대한 산업 수요가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었는데, 올해는 이런 호재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에 지친 시장, OPEC+발 공포까지

이미 전세계 각국은 지난해 미국의 금리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만든 역대급 인플레이션에 지쳤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 당시만해도 0~0.25%에 불과했다. 현재는 4.75~5.00%에 달한다. 미국과 유럽은 1년 내내 7~10%에 달하는 물가상승에 시달렸다.

새해들어 물가 진정세를 기대하고 있는 시장에 OPEC+발 유가인상은 일종의 공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유가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한 번 자극할 경우 미 연준이 선택할 수 있는 공간도 좁아진다.

고유가·고금리 시대가 지속되며 증폭된 것은 "돈 줄이 말랐다"는 아우성이다. 산업 수요 회복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을 노려야 하는 정유업체들에게 OPEC+발 이슈가 뼈아픈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소비는 꺾일 수밖에 없다"며 "경기가 침체될 수록 석유 제품을 살 곳이 줄어드는 상황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시그널힐 AFP=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그널힐에서 석유 시추 시설이 가동되고 있다. 2023.2.9.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그널힐 AFP=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그널힐에서 석유 시추 시설이 가동되고 있다. 2023.2.9.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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