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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 동심 파괴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곰돌이 푸: 피와 꿀'

서울경제 박주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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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 6일 개봉
A.A. 밀른의 동화 원작 ‘곰돌이 푸'
연쇄 살인마로 변신한 푸와 피글렛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곰돌이 푸는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복슬복슬한 노란 털, 똘망똘망한 눈동자. 어린 시절 우리가 알던 귀여운 곰 캐릭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광기 어린 눈동자의 미치광이 살인마 푸만 남아있을 뿐이다. 영화는 84분 내내 살인마 푸가 펼치는 잔인한 인간 사냥을 보여준다.

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감독 리스 플레이크-워터필드/이하 ‘곰돌이 푸')은 어릴 적 친구였던 크리스토퍼 로빈(니콜라이 레온)으로부터 버림받은 푸(크레이그 데이빗 다우젯)와 피글렛(크리스 코델)이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며 잔혹한 복수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2021년 저작권이 만료된 영국 작가 A.A. 밀른의 동화책 ‘위니-더-푸(Winnie-The-Pooh)’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복수의 방식은 살인이다. 크리스토퍼에게 배신당한 후 인간을 증오하게 된 푸와 피글렛은 인간이 눈에 보이는 족족 살해한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되는 그들의 살인 행위는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잔혹하다. 이 때문에 영화 초반부 푸와 피글렛이 복수를 결심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지만 전혀 와 닿지 않는다. 또한 복수의 대상인 크리스토퍼는 제외하고 그와 무관한 인물들, 굳이 따지자면 아무 죄가 없는 인물들만 살해하고 다니는 것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피해자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거의 모든 캐릭터가 여성이라는 점이다. 영화 속에 등장한 주요 여성 캐릭터들은 정말 한 명도 빠짐없이 죽는다. 사람을 분쇄기에 넣고 자동차로 깔아뭉개는 등 이들을 잔인하게 살인하는 과정은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된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여성의 신체 노출 장면도 등장한다. 모든 여성 캐릭터들은 오직 살인마 푸의 잔혹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소모된다.




주요 등장인물의 대부분이 여성이지만 이들을 감정적이고 답답한 행동을 하는 민폐 캐릭터, 총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적에 대항하지 못하는 수동적인 모습 등으로 표현한 점도 아쉽다. 이처럼 ‘곰돌이 푸'는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 다소 구시대적이다. 동심 파괴, 원작 훼손이라는 논란보다 더 큰 문제점으로 느껴진다.

이야기 전개와 연출에 아쉬운 점이 많지만 익숙한 원작을 비틀어 신선한 작품을 만들어 보고자 했던 시도는 좋았다. 흥미를 불러일으킬만한 소재라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보면, 원작 캐릭터의 인지도에 기대어 오로지 화제성을 이끌고자 만든 작품이라는 인상이 지워지지 않는다. 6일 개봉.

+요약

제목: 곰돌이 푸: 피와 꿀

장르: 공포

연출: 리스 플레이크-워터필드

출연: 니콜라이 레온, 크레이그 데이빗 다우젯, 크리스 코델

배급: (주)팝엔터테인먼트

상영시간: 84분

상영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 2023년 4월 6일



박주원 인턴기자 parkjw11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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