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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쓰러졌다고?…中 매서운 추격에 ‘실탄’ 채우는 韓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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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LED 日 법원에 파산신청
한국도 긴장 풀 수 없는 상황
LGD 1조 차입해 유동성 확보
삼성도 수조원대 투자하기로


매일경제

[사진 출처 = JOLED 홈페이지 캡처]


디스플레이 시장 침체와 중국의 거센 추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일본을 대표하는 유기발광디스플레이(OLED) 기업 JOLED가 결국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LG디스플레이도 최근 관계사인 LG전자로부터 1조원 긴급 수혈에 나서는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국가전략기술인 디스플레이를 지키기 위해선 성장 동력을 잃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JOLED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도쿄지방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부채가 337억엔(약 3342억원) 달하는 등 이대로 더이상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JOLED는 지난 2015년 소니와 JDI,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과 민관공동투자펀드(INCJ) 등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OLED 시장을 선점한 한국 기업을 추격하기 위해 야심차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후 결과는 좋지 못했다. JOLED가 한국 기업과의 차별화를 위해 내세운 잉크젯 프린팅 방식의 기술이 패착의 원인이었다. OLED 소자를 진공 상태에서 뿌려 입히는 증착방식을 사용한 한국 기업과 비교해 수율이 턱없이 낮았고,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제품의 상대도 되지 못한 것이다.

JOLED는 생존을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수혈하며 버텼다. 2018년 덴소와 도요타 통상, 스미모토화학 등으로부터 470억엔(약 4660억원)을 조달했다. 2020년에는 중국 TCL에 지분 10.76%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지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손실로 작년 3월부터 부채가 자산을 초과했다. 작년 상반기부터 사실상 파산 상태에 빠졌다.

JOLED가 결국 최종 회생 절차를 선택한 것은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향후 3년간 전 세계 디스플레이 장비 투자(입고 기준) 규모가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투자 규모도 61억 달러(약 8조원)로 전년의 119억 달러(약 15조원) 대비 48%나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JOLED처럼 직접적인 파산 위기까지 몰린 것은 아니지만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미 LCD에서 한국을 제친 중국이 OLED에서도 점유율을 지속해서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11%였던 중국 BOE의 OLED 시장점유율은 올 1분기에는 4%포인트 상승한 15% 수준으로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하락했다.

중국 정부는 불황 속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보조금을 지원하며 OLED 추격을 독려하고 있다. 시장 침체 속에서도 소형 디스플레이를 넘어 대형 TV패널까지 중국 기업의 OLED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대당 1500달러(약 195만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 내 OLED의 점유율(매출 기준)은 지난해 36.7%에서 올해 46.1%, 2024년 53.5%로 점점 확대될 전망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 시장으로 정부보조금을 등에 엎은 중국 기업의 공세가 확대될 경우 한국 기업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는 OLED 시장에서 중국과 초격차를 유지하고 살아남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본 LG디스플레이는 27일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빌리는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자금으로 OLED 사업 운영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또 중국 기업이 아직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차량용 OLED 시장 쪽에도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OLED 투자를 가속한다. 이르면 다음 주 최대 5조원 규모의 OLED 패널 생산시설 투자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생산물량을 늘리고 경쟁업체와의 격차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최근엔 우리 정부도 지원을 결심했다. 2026년까지 디스플레이 ‘세계 1위 탈환’을 목표로 내세우며 62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다. 이를 위해 디스플레이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첨단산업단지도 구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선언을 넘어 강력한 지원책이 신속하게 이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민수 옴디아 수석연구원은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노트북 등 IT용 OLED 패널은 응용처 별로 요구되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 기업이 모든 영역을 부담하기 힘들다”면서 “OLED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무기인 만큼 신속하고 각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내 업체들이 패널 구조를 바꾸거나 재료 효율을 높이는 등 원가절감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신규 재료개발 비용도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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