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범 GFFG 대표가 지난 22일 내부에 올린 공지 갈무리.(독자 제공) |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노티드 도넛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GFFG가 최근 창업주인 이준범 대표의 사퇴 논란이 불거지며 안팎으로 내홍을 겪었다.
회사 측에선 이 대표의 사임설을 일축하고 김기동 이사와의 각자대표 체제를 검토 중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결국 기존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틀 만에 대표 스스로 말을 바꾸면서 내부 직원들과 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한 셈이 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지 이틀 만에 "내부 공지 글이 오해를 야기한 것 같다"며 자신의 SNS를 통해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트렌드에 앞장서기 위한 바람으로 바람을 새어가며 했던 기획, 개발 등 과정에서 해외 진출의 가장 본질의 업무인 제품기획과 개발에 더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다"며 "의도치 않게 집중이 분산되고 있음을 느끼며 구성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깊이 고민하는 과정에서 내부에 그 심경을 이야기했던 것이 구성원들과 GFFG를 아껴주시는 분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괜한 오해를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고 썼다.
실제 이 대표가 내부 공지에 올린 글은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 충분했다. 단순 오해라고 보기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22일 내부 공지를 통해 "마음 불편한 공지를 작성하게 돼 유감"이라며 운을 뗀 이 대표는 "지금까지 열심히 추구해왔던 사업전략의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GFFG에게 사업 정상화가 최우선 과제"라며 "계획돼 있던 연봉 협상 및 인센티브 지급은 사업 정상화를 달성한 후로 연기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GFFG 측은 3월로 예정된 인센티브 지급이 한 달 뒤인 4월로 밀리는 것일 뿐 지급하지 않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 정도로 어려운 여정이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저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대표직을 내려놓겠다. 4월부터 김기동님이 대표이사를 맡는다"고 구체적인 향후 계획까지 발표했다. 회사 측은 김기동 이사가 경영총괄 CEO로 재무 및 운영 분야를 맡고, 이 대표가 기획과 연구·개발(R&D) 분야를 총괄하는 대표 직함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가 자신이 뱉었던 말을 바꾸며 사태는 마무리됐으나 찝찝함은 여전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대표직을 내려놓을 마음이 없었음에도 글을 게재했다는 것에 대해 "대표직의 무게를 너무 가볍게 여긴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결과적으로 GFFG는 기존 이 대표 체제로 회사를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각자대표로 거론됐던 김기동 이사 역시 기존의 이사직을 유지하며 근무할 예정이다.
스타트업 특성상 '창업자'라는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 한발 뒤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은 리스크로 작용한다. GFFG 측은 "이 대표가 기존과 변함없이 갈 예정이고, 확정돼 투자자들과도 얘기를 나눴다"며 "김기동 이사도 이사직을 유지할 예정이다. 다들 성급하게 결정되고 검토가 이뤄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는 더욱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시기"라는 이 대표의 말처럼 GFFG는 일부 수익성이 떨어지는 브랜드들을 정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공격적인 사업 확대로 브랜드 수는 늘렸지만 일부 브랜드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서다. 한 차례 홍역을 치른 GFFG가 어수선한 분위기를 어떻게 추스를지 주목된다.
이준범 GFFG 대표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인스타그램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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