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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착한 아이들인데"…슬픔 잠긴 안산 화재 빌라 인근 주민들

연합뉴스 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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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불로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 네 남매 참변…부모·막내만 대피
이웃들 "2년 전쯤 이사 와 열심히 살던 가족…너무 안타깝다"
(안산=연합뉴스) 김솔 기자 = "새벽에 자다가 밖이 소란스러워 나와 보니 이미 불길이 치솟고 있었어요. 아이들은 당연히 다 나온 줄 알았는데…."

안산 빌라 새벽 화재로 나이지리아 어린 남매 4명 사망(안산=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이 4명이 숨진 경기도 안산시의 한 빌라 화재 현장에서 27일 오전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2023.3.27 xanadu@yna.co.kr

안산 빌라 새벽 화재로 나이지리아 어린 남매 4명 사망
(안산=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이 4명이 숨진 경기도 안산시의 한 빌라 화재 현장에서 27일 오전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2023.3.27 xanadu@yna.co.kr


27일 오전 나이지리아 국적의 어린 남매 4명이 사망한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빌라 화재 현장에 만난 이웃 주민 이모(76) 씨는 굳은 표정으로 "이 집 아이들을 종종 봐 왔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불이 난 건 모두가 잠든 오전 3시 28분께.

화재는 3층짜리 빌라 건물 1층 주택 내부에서 발생했다.

불은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40여분 만에 꺼졌지만, 집 안 침실에서는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이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는 11세·4세 여아와 7세·6세 남아로, 이들은 남매 사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당시 집 안에는 사망자들의 부모와 2살 막내까지 모두 7명이 있었다. 거실에서 치솟는 불길을 발견한 부모가 막내를 대피시켰지만, 다른 자녀들은 미처 구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전 이곳 빌라는 화재 현장을 중심으로 외벽이 새까맣게 그을린 상태였고, 주변에는 수많은 유리 조각과 파편들이 떨어져 있어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화재가 진압된 지 수 시간이 지났지만 빌라 근처에 다가가자 여전히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불이 난 1층은 화재 여파로 유리창 등이 모두 떨어져 나가 집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였고, 앙상하게 남은 창틀 너머로 각종 가구와 집기류가 검게 탄 채 나뒹굴고 있어 화재 당시 참혹함을 짐작케 했다.

오전부터 합동감식에 나선 경찰 및 소방 관계자들은 화재 현장 앞 골목길에 설치된 폴리스라인을 쉴 새 없이 넘나들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안산시 관계자들도 화재 현장 인근에 통합지원본부 천막을 설치하고 사고 수습을 지원했다.


시는 화재 현장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주택에 이재민 임시거주시설을 마련하고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새벽에 발생한 화재 소식을 들은 인근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함께 타국 생활을 하며 평소 안부를 나눴던 외국인 주민들은 이들의 참변을 더욱 슬퍼했다.

이 동네에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생계를 위해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귀화한 웨나린(44) 씨는 "이번에 숨진 남매들의 아버지가 나이지리아 국적의 내 남편과 알고 지내 그쪽 집 아이들도 종종 보고 지냈다"며 "작은 애는 자주 못 봤지만, 아이들이 밝고 귀여웠으며 특히 큰 딸은 엄마와 사이도 좋아 보였는데 아침에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안산 빌라 새벽 화재로 나이지리아 어린 남매 4명 사망(안산=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이 4명이 숨진 경기도 안산시의 한 빌라 화재 현장에서 27일 오전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2023.3.27 xanadu@yna.co.kr

안산 빌라 새벽 화재로 나이지리아 어린 남매 4명 사망
(안산=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이 4명이 숨진 경기도 안산시의 한 빌라 화재 현장에서 27일 오전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2023.3.27 xanadu@yna.co.kr


또 다른 외국인 주민도 "사고를 당한 집 가장이 국내에서 각종 고물을 수집해 수출하는 사업을 하며 열심히 돈을 벌었다"며 "동네 사람들과도 많이 알고 지냈는데 비극적인 소식을 듣게 돼 안타깝다"고 했다.

주민 이씨는 "이들 가족이 2년 전쯤 다른 동네에서 우리 동네로 이사 온 뒤 보증금 200만원 정도 되는 집에서 월세살이를 하면서 살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쓰는 언어가 달라 대화를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아이들이 밝고 착했다"고 했다.

이어 "자녀 한 명은 많이 아파서 집 밖에도 자주 나오지 못했다"며 "나머지 아이들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어린이집, 학원 차를 타고 오가는 모습을 봤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숨진 네 남매의 부모는 현재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망자들의 시신을 부검 의뢰하는 한편, 부모 등을 대상으로 자세한 화재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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