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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계, 정부 급전 대출 50만원?"…이 돈 없어 나체사진 협박도 당했다

머니투데이 김남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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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속으로]소액생계비대출, 출시 후 상담 문의 폭주...불법사금융 막을 '실험적 제도'

불법사금융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액자금을 당일 대출해 주는 소액생계비대출이 오는 27일 출시된다. 지원대상은 연체자나 무소득자를 포함해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의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의 신청자다.  사진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위치한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상담받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뉴스1

불법사금융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액자금을 당일 대출해 주는 소액생계비대출이 오는 27일 출시된다. 지원대상은 연체자나 무소득자를 포함해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의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의 신청자다. 사진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위치한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상담받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뉴스1



#대구 지역에서 A씨는 친구들과 함께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선이자 사채놀이'를 했다. 18만원을 빌리면 선이자 8만원 떼고, 10만원을 주는 방식이다. 상환기간은 일주일. 제때 상환해도 연이율이 4867% 이르는 고리장사다.

하루 연체하면 1만~2만원의 연체이자를 받았다. 선이자를 떼고 받은 돈은 10만원에 불과한데, 26일 뒤에 연체이자만 33만원을 낸 피해자도 있다. 이들은 하루 단위로 돈을 빌려주기도 했는데, 14만원을 대출하면 선이자 4만원을 뗐고, 이틀 뒤 상환할 때는 연체이자 4만원까지 챙겼다. 연이율로 환산하면 1만4600%에 이른다.

이들 일당은 2020년말부터 3개월간 총 1115회, 2억4758만원의 불법대출 계약을 맺었다. 선이자를 공제하고 실제 지급한 금액은 1억4558만원이고, 연체이자로만 약 3300만원을 받아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당 중 한 명은 이후 따로 불법사채 사업을 벌였는데, 돈을 빌려줄 때 피해자의 나체사진과 함께 가족, 지인의 연락처를 함께 받았다. 10만원을 대출해주면서 '일주일 뒤 18만원 상환, 안되면 경고없이 (사진을) 다 보낸다'는 메시지를 전송했다. 상환이 늦어지면 나체사진을 수시로 전송하며 욕설과 함께 SNS와 유튜브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피해자에게 지옥 같은 시간이다.


누군가에게는 '고작 50만원', 누군가에게는 '구원'

/사진제공=금융감독원

/사진제공=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사채)의 피해는 심각하다. 급전이 필요하지만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을 낚아 수천%의 연이율로 돈을 빌려준다. 최근엔 빌려주는 금액이 많지 않고, 상환기간은 짧은 경향을 보인다. 금융당국이 50만원(최대 100만원)을 당일 빌려주는 소액생계비대출을 내놓은 배경이다.

정책이 발표되자 일부에서는 '고작 50만원으로 무엇을 하냐'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그 돈으로 평생의 멍에가 될 수 있는 불법사채를 피할 수 있다면 50만원은 적지 않은 돈이다.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제보만 지난해 1만913건에 달한다.

실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온라인 대부광고 사이트의 대출금액 최빈값은 40만원이다. 대부광고 사이트를 통해 40만원 대출을 원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는 의미다. 한 대부광고 사이트에서 '40만원'을 검색해보니 2400개가 넘는 문의글이 나왔다.


불법사채로 돈을 뜯어낸 A씨 일당은 석달간 1115번의 불법 대출 과정에서 실제 빌려준 돈은 1회당 약 13만원이다. 그만큼 소액에 목말라 있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사회적 문제가 된 '내구제 대출'도 보통 50만~60만원 내외로 이뤄진다. 소액생계비대출 상담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신청이 폭주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있다.


소액생계비대출, 복지와 금융의 경계선...'15.9%' 금리, 다른 정책과 맞춘 것

소액생계비대출의 금리 '15.9%'를 놓고 정부가 이자 장사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불법사채 노출을 방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높은 금리로 보기 어렵다. 대부금융협회에서 분석한 불법사채 금리만 414%에 이른다.

금융당국도 소액생계비대출 금리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복지가 아닌 금융이라는 점에서 무작정 낮은 금리로 줄 수 없다. 신용평점 하위 20%이하이면서 연소득 3500만원 이하면 연체자와 무소득자에게도 돈을 빌려주는 '고위험 사업'이라는 점에서 높은 금리는 어쩔 수 없다.

저축은행과 2금융권, 대부업의 평균금리가 15% 내외이고, 서민금융진흥원이 100% 보증하고 수요가 높은 최저 신용자 특례보증 상품의 금리가 15.9%라는 것을 감안해 금리를 결정했다. 이자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상환의지를 확인하려는 이유가 더 크다.

대신 금융교육을 이수하는 0.5%p 이자를 깎아주고, 성실상환하면 1년 뒤 금리가 9.4%로 떨어지는 장치를 마렸다. 다른 정책서민금융상품은 6%p의 금리 인하 혜택을 받으려면 4년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인센티브다.

또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다. 언제든 원금을 상환할 수 있다. 50만원을 빌리고, 6416원(15.4%금리)의 이자를 한 달 낸 뒤, 바로 원금을 갚아도 된다. 불법사채로 넘어간다면 50만원을 빌리고 일주뒤 20만~30만원의 이자를 내야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험적인 제도이고, 애초부터 나쁜 마음으로 접근해 대출금을 떼어먹고 도망가는 사람도 있 수 있다"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려움이 계신 분 중 일부라도 도움을 받았다면 이 제도는 실패한 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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