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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공습에도 공기청정기 못 켜는 전남 학교 왜?…‘수거 처분’ 1만2839개 교체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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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지난 20일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바라 본 서울 시내가 뿌옇다. 서성일 선임기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지난 20일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바라 본 서울 시내가 뿌옇다. 서성일 선임기자


전남지역 학교들이 미세먼지와 황사의 공습에도 교실에 설치된 공기청정기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임대로 설치한 공기청정기에 ‘판매중지 및 수거’ 처분이 내려졌지만 늑장 대처로 교체가 늦어진 탓이다.

2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지역 각급 학교에서 공기청정기 1만2899대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전남 지역 학교에 설치된 전체 공기청정기(2만306대)의 63%에 달한다.

이 공기청정기는 지난해 9월 전남교육청의 ‘공기청정기 임대 사업’을 통해 설치된 A사 제품이다. 벽걸이 형태의 공기청정기는 각 학교에서 선호도가 높았다. 3년 4개월 동안 공기청정기를 임대하는 대가로 A사에 지급하기로 한 비용은 11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A사 제품은 지난해 관련 기관 조사에서 ‘안전확인 미신고’가 확인됐다. 이로 인해 담당 행정청인 인천 부평구는 지난해 11월 A사에 ‘2023년 3월20일까지 해당 제품에 대한 판매중지 및 수거’ 처분을 내렸다.

전남교육청은 지난해 말 일선 교육청에 ‘A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재설치를 위한 계약을 다시 추진하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이날까지 공기청정기 교체를 완료한 학교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사가 계약해지에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하자 일선 교육청 등은 눈치를 보다 최근에서야 계약을 모두 해지했다. 공기청정기를 다시 설치하기 위해서는 입찰을 통해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도 상당기간 학생들은 공기청정기 없이 생활해야 한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지만 정작 많은 예산을 들여 설치한 공기청정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교원단체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전남지역에는 올해 벌써 4일에 걸쳐 7번의 ‘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는 “교육 당국의 허술한 대처로 대다수 학교에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아이들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서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정이 급하면 우선 교실 냉·난방기의 ‘공기청정’ 기능을 사용하도록 안내했다”면서 “4월까지는 모두 새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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