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한해 쓴 일회용컵 53억개…일렬로 쌓으면 지구~달 거리 1.5배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린피스와 충남대 장용철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이전(2017년)과 이후(2020년)의 국내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량을 비교한 ‘플라스틱 대한민국 2.0’ 보고서를 22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312개로 하루 3.6개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컵은 1년에 102개를 사용해 코로나 이전(65개)보다 57%가량 늘었다. 국내 전체 소비량은 53억 개로 코로나 전보다 20억 개나 늘었다. 컵(11㎝)을 일렬로 쌓으면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의 1.5배에 달한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비닐봉투는 1인당 533개를 사용했다. 전체 소비량은 276억 개로 서울시 면적의 13.3배를 덮을 정도다. 페트병 소비량도 1인당 연간 109개로 늘었다. 전체 소비량은 56억 개로 지구를 14바퀴 돌 수 있는 양이다. 보고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의 시행은 비대면 소비를 확산시켰고 일회용 포장재 사용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연구팀이 처음으로 플라스틱 배달용기의 소비 발자국을 추적한 결과 1인당 연간 소비 개수는 568개, 국내 전체로는 173억 개의 배달용기가 사용됐다. 장용철 교수는 “음식을 한 번 배달 주문할 때마다 평균 8.5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복잡한 재질과 색상 때문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재활용되는 비율도 높지 않았다. 2021년 생활계 플라스틱 폐기물의 물질 재활용률은 16.4%로 분리수거한 플라스틱 쓰레기 6개 중 1개만 재활용된다. 재활용 가치가 없어 단순 소각 비율도 32.6%나 된다.

연구팀이 현재 추세를 토대로 2030년까지 플라스틱 발생량을 예측한 결과, 2030년에는 평균 6475t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의 3.6배, 2020년의 1.5배다. 김나라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국제적으로도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이 체결돼야 플라스틱 오염에서 벗어나는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정상원 인턴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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