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하는 도중 미국의 핵심 동맹국 중 하나인 일본의 정상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동아시아의 깊은 분열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NHK는 일본 시간으로 21일 밤 기시다 총리가 키이우 역에서 내리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NHK 영상에는 기차에서 내린 기시다 총리가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의 환영을 받은 뒤 함께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기시다 총리는 뒤이어 지난해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집단 학살한 키이우 외곽 부차의 공동묘지를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했다.
NHK 홈페이지 캡처 |
인도를 방문 중이던 기시다 총리는 애초 이날 오후 일본에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극비리에 일정을 바꿔 전세기로 폴란드에 간 후 기차를 타고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도착했다.
NHK는 기시다 총리가 지난 1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키이우 방문 요청을 받고 오는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 방문을 목표로 일정을 조율해왔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정상이 전쟁이 벌어지는 국가·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를 마지막으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모두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셈이 됐다.
이번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일본의 대처(지원)를 전하는 것과 동시에 법에 근거한 국제질서를 견지하겠다는 G7의 결의를 보여줄 방침이라고 산케이는 전했다.
2차대전 당시 미국의 원자폭탄으로 폐허가 된 히로시마에서 오는 5월 개최될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기시다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차례 피력해 왔다.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가 핵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G7 정상회의를 통해 핵무기 없는 세계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닛케이아시아는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아직까지 키이우를 방문하지 않은 유일한 G7 지도자였다. 자위대가 규정상 외국에서 총리 경호를 담당할 수 없고, 총리가 국회 회기 중에 외국을 가기 위해 승인을 거치는 과정에서 정보가 공개될 우려가 있어 그동안 방문이 어려웠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의 지도자는 안전상의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거의 가지 않아왔다”며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상징”이라고 해석했다.
CNN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과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현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동아시아의 깊은 분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CNN은 일본이 미국, 인도, 호주와 함께하는 쿼드 회원인 사실을 거론하면서 “일본과 미국은 최근 몇년 동안 중국에 맞서기 위한 지역 안보 협력에서 더욱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키이우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약속한 반면 중국은 점점 더 고립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원하는 유일한 목소리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겨울철 난방을 위한 발전기와 태양광 조명을 제공하고, 지뢰 제거 작업도 지원해왔다.
하지만 일본이 전쟁 지역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돼있다. 기시다 총리는 최근 침략을 당한 나라들에 무기를 지원할 수 있도록 무기 수출 규정을 개정할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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