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3.3.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내년 총선을 책임질 원내사령탑 자리를 두고 물밑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다. 현재 4선 김학용(경기 안성) 의원과 3선 박대출(경남 진주갑)·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번 선거에선 △지역 구도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당직 인선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누구보다 선거에 있어 깐깐할 의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만큼 원내대표 선거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선거로도 꼽힌다.
1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현 주호영 원내대표 후임을 뽑는 차기 원내대표 선출 일정은 이르면 내달 초, 늦어도 4월 말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 원내대표 임기 종료일은 다음 달 8일까지다.
선거를 앞두고 세 의원은 당내 의원들과 식사를 함께 하는 등 스킨십을 본격화하며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세 의원은 지난 15일에는 당내 최대 공부모임이자 친윤(친윤석열)계 모임으로 일컬어지는 '국민공감'에 참석해 의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김 대표가 PK(부산·울산·경남) 출신인 만큼 김학용 의원은 내년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점이 장점이다.
여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당대표-원내대표 출신 지역 분포를 보면, 영남권에서 당대표를 하면 메이트가 되는 사람은 수도권으로 밸런스를 맞춰온 게 관례였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계파를 넘는 친화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친화력 하면 김학용'이라는 평이 적잖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시절 김기현 대표가 정책위의장직을 수행할 당시,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으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기도 하다.
왼쪽부터 김학용·박대출·윤재옥 국민의힘 의원. 2023.3.18/뉴스1 |
반면 지역 안배론에서 벗어나 대야(對野) 투쟁력과 돌파력을 원내사령탑의 주요 능력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한 전투력'은 박대출 의원이 갖는 강점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박 의원이 갖는 강성 이미지를 의원들이 선호할 것이라는 평도 있다. 박 의원은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선거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삭발을 감행한 적이 있다.
당 관계자는 "슈퍼 야당에 맞서 협상도 해야 하고 투사처럼 투쟁력도 발휘해야 하는 만큼 당내 결속을 다지면서 최대한의 협상력을 발휘하는 리더십을 가진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 의원은 21대 국회 전반기 기재위원장으로서 야당의 '부자감세' 프레임에 맞서 윤석열 정부 세법 개정안 협상을 이끌었다. 그는 지난해 대선 캠프에서 유세본부장을 맡는 등 윤 대통령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의 의중도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정권 초창기이고 내년 총선 승리를 반드시 하자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원내대표 경선에서 윤심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원내대표 후보군 중 친윤 색채가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 인사는 윤재옥 의원이다. 경찰 출신인 그는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을 맡아 윤 대통령 곁을 지켰다. 당 원내수석부대표, 정무위원회 위원장 등으로도 활약한 바 있고 무엇보다 '꼼꼼한 일처리'로 원내대표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타 후보들이 전대 기간에도 활발히 물밑 유세를 벌였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윤 의원은 전대 기간 동안에는 전대 후보자들에 대한 예의를 지킬 필요가 있다며 유세를 최소화했다. 그는 전대가 끝난 최근 들어 의원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 최측근인 권영세(서울 용산) 통일부 장관의 출마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 권 장관은 최근 원내대표 출마에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뚜렷하게 '윤심'을 받은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권 장관의 이름이 계속 오르내리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단일대오'를 구축하는 상황에서 원내대표까지 '완전한 원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원내대표는 계파색이 옅고 포용력이 큰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 인선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박대출 의원은 정책위의장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박 의원의 원내대표 선거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차선책으로 정책위의장으로 선회할 경우, 경선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외 4선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과 3선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 등도 출마를 저울질하며, 주변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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