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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화학물질' 위험에 대체품 써도…아기 신경발달 악영향

중앙일보 강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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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불화화합물(PFAS) 거품이 2018년 6월 미국 미시간 주 오스코다 타운쉽의 반 에텐 크릭 댐에 유입되고 있다. 과불화화합물이 포함된 거품은 불을 끄는 데 사용된다. AP=연합뉴스

과불화화합물(PFAS) 거품이 2018년 6월 미국 미시간 주 오스코다 타운쉽의 반 에텐 크릭 댐에 유입되고 있다. 과불화화합물이 포함된 거품은 불을 끄는 데 사용된다. AP=연합뉴스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진 과불화화합물을 대체하기 위해 새로 도입된 물질도 여전히 아기 신경 발달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 연구팀은 최근 '종합 환경 과학(Science of Total Environment)' 저널에 과불화·다불화 화합물(PFAS)이 아기 신경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긴 연쇄(long-chain)의 PFAS 뿐만 아니라 짧은 연쇄의 PFAS나 신규 대체 물질 역시 6개월 아기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의사소통 영역의 발달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해성 탓 대체물질 도입했지만…



전통적인 긴 연쇄 과불화화합물(PFAS)에 해당하는 PFOS와 PFOA의 분자 구조

전통적인 긴 연쇄 과불화화합물(PFAS)에 해당하는 PFOS와 PFOA의 분자 구조


PFAS는 화학적인 안정성 때문에 소화용 거품, 프라이팬 코팅, 고어텍스, 전자제품, 화장품 등에 널리 사용되며, 분해가 잘 안 돼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로 불린다.

PFAS 중에서도 PFOS(perfluorooctanesulphonate) 및 PFOA(perfluorooctanoic acid)와 같은 전통적인 긴 연쇄 PFAS의 경우는 환경과 사람 건강에 대한 악영향이 보고되면서 세계적으로 생산이 억제되고 있다.


PFAS가 태반 장벽을 통과해 발달 과정에 있는 태아가 여기에 노출될 수 있고, 어린 시절 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PFBA(perfluorobutanoic acid)와 PFHxS(perfluorohexanesulfonic acid)와 같은 짧은 연쇄의 PFAS 유사체나 Cl-PFESA(chlorinated polyfluorooctane ether sulfonate)와 같은 새로운 대체 물질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물질 역시도 유해성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푸단대 연구팀은 실험을 위해 상하이 지역에서 2016~2017년 산모-유아 1285쌍을 모집했고, 제대혈 혈청 시료에서 16가지 PFAS 농도를 분석했다.



노출 아기 의사소통 점수 낮아



미국 신시내티에 있는 환경보호국(EPA) 환경 솔루션 및 비상 대응 센터에서 식수의 과불화화합물(PFAS)를 분석하기 위한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신시내티에 있는 환경보호국(EPA) 환경 솔루션 및 비상 대응 센터에서 식수의 과불화화합물(PFAS)를 분석하기 위한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또, 생후 2개월과 6개월, 12개월, 24개월 때 각각 아동의 신경발달 상황을 연령-단계 설문지(Age and Stage Questionnaires 제3판, ASQ-3)을 사용해 체크하고, 점수가 낮은 아동 그룹에 속하는지 조사했다.


ASQ-3에는 의사소통, 대근육 운동, 소근육 운동, 문제 해결, 개인-사회적 행동 등 5가지 영역에 관한 질문이 포함돼 있다.

분석 결과, 전통적인 긴 연쇄 화합물 가운데 PFOS와 PFOA, 짧은 연쇄 화합물 가운데 PFHxS, 새로운 대체물질인 6:2Cl-PFESA ([(6:2 chlorinated polyfluorinated ether sulfonate) 등은 대부분의 시료에서 검출돼 검출률이 90%를 넘었다.

긴 연쇄 화합물 가운데 PFDA와PFNA의검출률은 각각 81.65%와 86.50%였으며, 나머지는 10가지 물질은 검출률이 60% 미만이었다.

특히, PFOA의 농도가 가장 높아 중앙값이 L당 4.61㎍(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이었다.

연구팀은 PFAS 개별 물질들의 농도가 증가할 때, 그리고 이들의 혼합물 농도가 증가할 때 6개월 아기의 의사소통 영역에서 점수가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짧은 연쇄 화합물인 PFHxS나, 대체 물질인 6:2Cl-PFESA도 신경 발달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높은 농도의 PFAS에 노출된 아기는 의사소통 영역에서 낮은 점수 그룹에 포함될 위험도 커졌다.



대체물질이 더 위험할 수도



수돗물 속 과불화화합물(PFAS) 분석 장면.  AP=연합뉴스

수돗물 속 과불화화합물(PFAS) 분석 장면. AP=연합뉴스


연구팀은 "PFAS와 그 혼합물은 아동기 신경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남자아이에게서 의사소통 영역의 발달 장애 위험이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개별 PFAS의 영향보다 이들을 더한 PFAS 혼합물의 영향이 의사소통 영역 발달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한편, 일부 연구에서 드러난 것처럼 짧은 연쇄인 PFHxS나 새로운 대체물질의 경우 태반 장벽을 더 쉽게 통과할 수 있어 전통적인 PFAS 뿐만 아니라 이들 물질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논문은 지적했다.

대체물질인 6:2Cl-PFESA는 PFOS보다 생체 축적성이 높고 인간 혈청 알부민과 반응을 잘하기 때문에 인체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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