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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흑인 여성' 美 시카고 시장 연임 실패…40년만 처음

연합뉴스 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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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화려한 등판…치안 통제불능 등으로 민심이반, 3위 그쳐 결선진출도 좌절
전원 민주당 9명 후보 중 중도성향 발라스 최다득표…4월4일 1-2위 결선
시카고 시장 선거, 당선자 못가려 5주 후 결선 투표왼쪽부터 로리 라이트풋 현 시장, 폴 발라스 전 교육청장, 헤이수스 추이 가르시아 연방하원의원, 브랜든 존슨 쿡카운티 위원 [사진 출처 시카고 선타임스. 재판매 및 DB 금지]

시카고 시장 선거, 당선자 못가려 5주 후 결선 투표
왼쪽부터 로리 라이트풋 현 시장, 폴 발라스 전 교육청장, 헤이수스 추이 가르시아 연방하원의원, 브랜든 존슨 쿡카운티 위원 [사진 출처 시카고 선타임스. 재판매 및 DB 금지]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4년 전 미국 대도시 최초의 성소수자 흑인 여성 시장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로리 라이트풋(60) 시카고 시장이 재선에 실패했다.

28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라이트풋 시장은 미국 3대 도시이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 시장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16%의 득표율로 3위에 그치면서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전원 민주당 소속인 9명 후보 가운데 폴 발라스(69) 전 시카고 교육청장이 35%의 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20%를 득표한 브랜든 존슨(47) 쿡 카운티 위원이 2위로 그 뒤를 이었다.

발라스 전 교육청장은 선거전에 뛰어든 후보군 가운데 중도 성향이 가장 짙은 인사로, 선거 기간 '공공안전 강화', '경찰 지원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2019년 라이트풋 시장에게 고배를 마신 뒤 이번이 두번째 도전으로, 리턴 매치에서 4년 전 패배를 설욕하며 선출 가시권 안에 들게 된 것이다.

그러나 득표율 과반자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4월4일 발라스 전 교육청장과 존슨 위원간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시장 당선자를 가리게 된다.

현 시장이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한 채 결선에도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민주당 텃밭으로 불려온 시카고에서 중도 성향이 강한 후보가 선두를 달린 것도 이례적이다.


라이트풋 시장은 첫 여성 시장 기록을 세운 제인 번 이래 40년만에 재선에 실패한 첫 시카고 시장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번 전 시장은 1979년 첫 여성 시장으로 당선됐으나 재선 고지에 오르지 못한 채 1983년 첫 흑인시장 해롤드 워싱턴에게 패했다.

AP통신은 라이트풋의 패배가 대도시 시장들이 비교적 수월하게 재선에 성공해온 점에 비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적 후폭풍과 범죄 급증에 시달려온 미 대도시들의 혼란상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보도했다.

개표가 91% 진행된 상황에서 라이트풋 시장은 패배를 인정했고, 유력지 시카고 트리뷴은 발라스와 존슨을 결선 진출자로 확인했다.


라이트풋은 결과에 승복, 시카고 시장을 역임한 것이 "평생의 영광"이었다며 "오늘밤의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는 옳은 싸움을 치렀으며 이 도시를 더 좋은 길 위에 올려놨다"고 말했다.

발라스는 1차 결과 축하 자리에서 라이트풋이 자신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라이트풋을 위해 박수를 보내자고 지지자들에게 외쳤다. 그는 최종 당선된다면 "우리는 안전한 시카고를 만들 것이다. 우리는 시카고를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시카고는 1999년부터 정당별 예비선거가 없는 통합 경선제가 도입된 곳이다. 1차 선거에서 과반 이상 득표하는 후보가 없으면 1위와 2위가 결선 투표를 치러 당선자를 가리도록 하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사전투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총투표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 선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시장과 시의원 50명, 경찰감독위원 등을 뽑는 이날 50만7천여 명(32.1%)이 투표소를 찾았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55∼64세였다.

연방검사 출신 정치 초년병 라이트풋 시장은 2019년 선거에서 다크호스로 급부상, 유력한 기성 정치인들을 제치고 당선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살인율과 총기 사고율이 최근 3년 연속 증가하며 30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2019년 이후 강도 및 차량 절도 사건이 폭증하는 등 치안 상태가 통제불능 수준으로 악화되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직설적이고 거친 발언 등으로 일부 시의원과 주민들의 반발을 사면서 리더십 논란에도 휘말렸다. 시카고 공립학교와 시립대학 등에 캠페인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발라스는 선거과정에서 "민주당 주도의 사법당국이 순진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먹잇감으로 취급하는 범죄자들에게 면죄부를 줘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공공안전을 시카고 주민들의 기본 인권으로 다루겠다"고 라이트풋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칼럼니스트 존 카스는 "이번 선거는 시카고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살아남을건지 아니면 고사할 것인지를 스스로와 세상에 말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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