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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역할 없을 거"라던 나경원, 왜 '친윤' 김기현의 손을 잡았나

머니투데이 안채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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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김지영 기자]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했던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힘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불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1.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했던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힘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불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1.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반윤석열)'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1월16일 기자들과 만나)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많은 인식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며 사실상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지난달 25일 불출마를 선언하며 "더 이상 전당대회에서 제 역할은 없을 것"이라고 한 지 13일 만이다.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속적인 설득과 내년 총선에서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나 전 의원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과 김 후보의 연대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4일이다.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어제 저녁에 나경원 대표님 집으로 찾아뵀다. 제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자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명확한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당내에선 "나 전 의원이 김 후보에게 문을 열어준 것 자체가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후 '대통령의 친구'로 알려진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직접 나섰다. 박 의원은 지난 5일 가족여행을 떠난 나 전 의원을 만나고자 김 후보와 함께 강원도 강릉으로 향했다. 이날 나 전 의원은 박 의원과 독대 자리를 가지며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나 전 의원은 박 의원에게 "내가 (연대를) 안 하면 안 했지, 안철수 의원과 함께할 순 없지 않겠는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다음날인 6일 초선 의원 8명과 함께 나 전 의원 사무실을 찾았다. 명분은 '위로'였지만, 나 전 의원이 자신의 비판에 앞장섰던 초선 의원들과 감정을 풀면서 김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기반을 닦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같은날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우리의 공동 목표인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나 전 의원이 함께 손잡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공개 러브콜을 보냈다. 나 전 의원과 '소셜미디어 설전'을 벌이며 부딪혔던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뒤부터는 그와 뜻을 함께하기 위해 뒤에서 꾸준히 노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 내부에서는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직후부터 "김 후보 지지 선언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나 전 의원이 그동안 정치권에서 보였던 모습을 보면 나 전 의원은 당내 주류 권력과 함께 가며 힘을 키우는 스타일이었다"며 "이걸 갑자기 버리고 나 전 의원이 친윤계와 갈라져서 싸울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의 김 후보 지지 선언은 애초부터 '시점'과 '수위'가 문제였을 뿐,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다"며 "불출마 선언을 할 때부터 본인 스스로도 각오를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이 처한 현실적 상황을 짚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의원은 "당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대통령실과 큰 갈등을 빚은 나 전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역할을 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별로 없다"며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모인 후보에게 힘을 실어, 대통령에게 본인이 '친윤'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그게 대통령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향후 당내에서의 새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많은 인식 공유해"...나경원이 김기현에 준 선물은 '수도권'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 앞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3.2.7/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 앞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3.2.7/뉴스1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친윤' 김기현 의원에 대해 사실상 지지의 뜻을 내비치면서 향후 당권 경쟁 구도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안철수 의원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김 의원 입장에선 나 의원과의 연대를 통해 '수도권' 지지층 확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나경원, 사실상 김기현 지지선언

나 전 대표는 7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김 의원과 단둘이 만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생각해야할 것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 국정운영, 내년 총선 승리 아닌가 생각한다. 그 앞에 어떤 사심도 내려놔야 한다"면서 "(김 후보와) 많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이 사실상 나 전 대표가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이냐는 질문에 "저와 함께 앞으로 여러가지 많은 논의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보면 될 거 같다"며 "나 전 대표가 우리 당에 대한 애정, 윤석열정부 성공 대한 강렬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같이 공조할 일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전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역할이 없을 것이라던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것 에 대해 "사실 당내 모습, 전당대회 모습에 대한 걱정이 많이 있다"며 "결국 지금 어려운 시기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인 총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알아주시면 될 듯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난 3일 나 전 의원의 자택에 방문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강릉으로 가족여행을 떠난 나 전 의원을 직접 찾아갔다. 그는 나 전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강조하며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결단 때마다 김기현-안철수 지지율 요동…이번엔?

나 전 의원의 '변심'이 안철수 후보가 주요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하던 전당대회 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 전 의원은 전당대회 초기 원외인사임에도 당원들 사이에 높은 지지도를 등에 업고 강력한 당권주자로 떠올랐다.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 자체가 전당대회의 핵심 변수로 손꼽혔다. 그러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해임을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겪으면서 지지율 하락을 겪었고 이후 고심 끝에 불출마를 선언하게 됐다.

나 전 의원의 지지율 변화를 살펴보면 전당대회 초반이었던 지난 1월 초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 뉴시스 의뢰, 12월27일~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에서 30.8%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안철수 의원은 20.3%, 김기현 의원은 15.2%를 기록했다.

그러다 나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운 직후부터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졌다. 나 전 의원을 향하던 정통 보수 지지층이 김 의원에게 이동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 뉴시스 의뢰, 1월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중 여당 지지층 397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나 전 의원은 21.6%로 2위를 차지했다. 직전 조사 대비 9.2%포인트 줄었고 윤심을 얻은 김 의원의 지지도는 3주 전 15.2%에서 35.5%로 20.3%포인트 급등했다.

이후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다시 한번 요동쳤다. '비윤'으로 분류된 안 의원이 김 의원을 제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이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1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504명 가운데 47.5%는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결선투표에서 맞붙는다면 안 의원이 차기 당대표에 가장 적합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라는 응답은 44.0%로 집계됐다. 양자간 격차는 3.5%포인트로 오차범위(±4.37%포인트) 내다.'기타 다른 후보'는 5.5%, '지지후보 없음·잘 모르겠다'는 3.1%로 집계됐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을 크게 정통보수, 2040, 수도권층으로 나눠 볼 수 있다"며 "김 의원의 경우 정통보수층의 지지를 받으면서 2040과 수도권을 공략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쪽에 기반을 가진 나 전 의원을 끌어들이면 보완하는 효과가 충분히 있다"고 진단했다.

또 신 교수는 "안 후보의 경우 정통보수에 어필을 해야 하는데 김 의원 측에서 '신영복 프레임' 등을 가지고 나오면서 외연을 넓히기 어려워졌다"며 "확장성을 닫는 메시지였다"고 분석했다.

최근 친윤계 인사들과 김 후보는 과거 안 의원이 신영복의 빈소를 찾아 '시대의 위대한 지식인께서 너무 일찍 저의 곁을 떠나셨다', '선생님이 하신 말씀들 후대까지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한 일화를 지적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안 후보를 겨냥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람"이라며 "대한민국호의 선장이 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고 김 후보는 7일 SNS에 안 후보를 향해 "지금도 간첩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신영복이 존경받는 지식인인가" 등의 질문을 던지며 안 후보의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기사에 활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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