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구름많음 / 0.0 °
서울신문 언론사 이미지

화덕에 냉장고까지…이라크서 5000년 전 ‘고대 주점’ 발견 [고고학+]

서울신문
원문보기
[서울신문 나우뉴스]

화덕에 냉장고까지…이라크서 5000년 전 ‘고대 주점’ 발견 / 사진=라가시 고고학 프로젝트

화덕에 냉장고까지…이라크서 5000년 전 ‘고대 주점’ 발견 / 사진=라가시 고고학 프로젝트


고대 수메르 제국의 핵심 도시인 라가시 유적에서 거의 5000년 된 마을 주점이 발견됐다. 오늘날 텔 알히바로 불리는 이 도시는 이라크 남동부 디카르주 주도인 나시리야에서 차로 1시간여 거리에 있다. 처음에 라가시로 알려졌던 인근 마을 텔로는 나중에 수메르 시대 종교 도시인 기르수로 확인됐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 펜실베이니아대 등 고고학 연구진은 라가시 발굴지에서 화덕과 진흙 냉장고 등 시설을 갖춘 기원전 2700년쯤의 마을 주점 흔적을 발견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국제 연구진이 발굴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 사진=라가시 고고학 프로젝트

국제 연구진이 발굴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 사진=라가시 고고학 프로젝트


고고학자들은 첨단 기술을 사용해 땅 속을 보고 필요한 경우에만 발굴한다. / 사진=라가시 고고학 프로젝트

고고학자들은 첨단 기술을 사용해 땅 속을 보고 필요한 경우에만 발굴한다. / 사진=라가시 고고학 프로젝트


이 흔적은 땅에서 약 50㎝ 아래에서부터 발굴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하고 맛있게 조리하기 위한 시설과 도구가 남아 있다.
신선한 채소를 가득 채운 진흙 냉장고의 모습. 이 냉장고는 일부 지역에서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다. / 사진=Peter Rinker,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신선한 채소를 가득 채운 진흙 냉장고의 모습. 이 냉장고는 일부 지역에서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다. / 사진=Peter Rinker,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가장 놀라운 건 ‘지르’(zeer·زير)라고 불리는 전통 방식의 음식 저장고다. 지르는 진흙으로 만든 큰 항아리 안에 작은 항아리를 넣고 그 틈에 흙을 채워서 만든다. 이 흙에 정기적으로 물을 뿌리면 물이 증발하면서 내용물의 열을 빼앗기에 음식을 시원하게 유지해줘 ‘진흙 냉장고’라고도 한다.

많은 음식을 한꺼번에 조리할 수 있는 커다란 화덕도 있다. 원뿔 모양의 그릇도 수십 개 나왔는데 여기에선 생선 등 음식물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가시 발굴 현장의 모습. / 사진=라가시 발굴 프로젝트

라가시 발굴 현장의 모습. / 사진=라가시 발굴 프로젝트


구조를 분석한 결과 주점에는 손님들이 바깥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야외 벤치와 테이블도 마련돼 있다. 또 요리와 식사 등 용도에 맞게 공간을 분리해둔 흔적도 남아 있다.

이 주점은 수메르 사회가 지배층과 노예화된 민중으로 양극화돼 있었을 것이란 기존의 주류적 관점과 달리 중산층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풀이했다.

펜실베이니아대 고고학자 리드 굿맨은 “당시 사람들에게 앉아서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생선 스튜를 먹을 수 있는 공개적인 모임 장소가 있었다는 사실은 이들이 왕의 폭정에 시달리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라가시 유적 발굴지의 항공 뷰 / 사진=라가시 발굴 프로젝트

라가시 유적 발굴지의 항공 뷰 / 사진=라가시 발굴 프로젝트


라가시와 기르수의 위치를 나타낸 지도. / 사진=Iran_location_map.svg: Uwe DederingIraq_location_map.svg: NordNordWestderivative work: 배우는사람,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라가시와 기르수의 위치를 나타낸 지도. / 사진=Iran_location_map.svg: Uwe DederingIraq_location_map.svg: NordNordWestderivative work: 배우는사람,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라가시는 이라크 남동부 디카르주 주도인 나시리야에서 차로 1시간여 거리에 있다. / 사진=구글맵

라가시는 이라크 남동부 디카르주 주도인 나시리야에서 차로 1시간여 거리에 있다. / 사진=구글맵


수메르는 8500여 년 전 이라크 남부 지역에서 발달한 세계 최고(最古) 문명이다. 아카드,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등 메소포타미아 문명 가운데서도 가장 앞서 태동했다. 맥주는 6000여 년 전 고대 수메르인들이 최초로 만들어 마신 것으로 유명하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재미있는 세상[나우뉴스]

    ▶ [페이스북]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통일교 특검 합의
      통일교 특검 합의
    2. 2이정효 감독 수원 삼성행
      이정효 감독 수원 삼성행
    3. 3이정후 세계 올스타
      이정후 세계 올스타
    4. 4트럼프 엡스타인 사진 삭제
      트럼프 엡스타인 사진 삭제
    5. 5베네수 유조선 나포
      베네수 유조선 나포

    서울신문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