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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쌀 소비 30년간 반토막… 생산 과잉 심화시킬 ‘양곡법’ 안된다

동아일보 박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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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국인 1인당 쌀 소비량이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하루 소비량은 155.5g으로 외식까지 포함해 종일 먹은 밥이 한 공기 반에 그쳤다. 소비는 주는데 생산은 더디게 감소하면서 쌀은 남아돌고 가격은 하락세다. 더불어민주당이 30일 국회 본회의에 단독으로 올리려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쌀 생산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56.7kg은 30년 전인 1992년 112.9kg의 절반이다. 전년도보다 0.2kg 줄었다. 연간 쌀 소비량은 1970년 136.4㎏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식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밀가루, 육류 등으로 소비가 전환됐기 때문이다. 1인 가구 증가의 영향으로 즉석밥, 쌀 냉동식품 소비가 전년보다 조금 늘었지만 전체 소비량 감소를 벌충하기엔 역부족이다.

지난 10년간 쌀 소비량은 연평균 1.4%씩 감소하는데 생산은 0.7%씩만 줄면서 쌀이 계속 남아돌고 있다. 정부는 작년에 생산 과잉으로 떨어진 쌀값을 떠받치기 위해 생산량의 20%인 72만 t을 사들여야 했다. 10만 t의 쌀을 매입해 저장하는 데 약 2000억 원이 든다. 창고에 쌓아둔 쌀은 2∼3년 뒤 매입가 10% 정도의 헐값에 술 원료 등으로 팔린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무조건 사들이도록 하는 양곡관리법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지금도 쌀 생산이 수요보다 3% 이상 많거나, 전년보다 가격이 5% 넘게 떨어지면 정부 판단에 따라 쌀을 사들이는 시장격리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를 더 강화해 의무적으로 사들이도록 하는 것이 야당의 양곡관리법이다.

법이 도입되면 당장 한두 해는 쌀값 안정과 농민들의 생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농사를 짓던 농민까지 쌀농사에 몰리면서 생산은 더 늘고, 가격도 다시 불안해지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 불가피하다. 농민을 돕겠다는 취지겠지만 궁극적으론 농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농업의 고부가가치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뿐이다. 올해 정부 농업예산 17조3600억 원 중 25%가 쌀 산업에 투입되는데 양곡관리법이 통과되면 매년 1조 원 안팎의 예산이 더 들어간다. 이런 결과를 빤히 보면서 양곡관리법을 강행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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