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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 선릉 아래를 파헤치는 도굴범들

조선일보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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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선영화 KBS 1TV ‘도굴’ 밤 11시 30분
영화 '도굴'

영화 '도굴'


“너 고물 고물 하지 마라. 보물이나 고물이나 한 끗발 차이다. 시간이 지나면 고물이 보물 되는 거야.”

영화 ‘도굴’은 땅 파서 장사하는 도굴꾼을 등장시킨 코믹 범죄물. 흙만 찍어 먹어 봐도 땅속 유물 위치를 찾아내는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가 주인공이다. 강남 한복판에서 땅굴을 파서 선릉을 도굴한다는 대담한 계획을 세운다. 고분벽화 도굴 전문가(조우진), 삽질 장인(임원희), 엘리트 큐레이터(신혜선)까지 범행에 가담한다.

범죄를 구상하는 과정이 그대로 영화 장면들이 된다는 점에서는 범죄물의 하위 장르인 케이퍼 무비(caper movie)에 해당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타짜’의 문화재 버전으로도 볼 수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영화 ‘남한산성’의 황동혁 감독이 각색·제작을 맡았고 박정배 감독이 연출했다.

5톤 트럭 100대 분량의 흙을 투입해서 완성한 대규모 땅굴 세트도 볼거리. 2년 전 극장 개봉 당시 배우 이제훈은 “땅을 파는 장면에서 얼굴로 잔해물들이 떨어지는데 다행히 흙을 콩가루로 대체해서 안전하게 찍을 수 있었다”는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대사는 맛깔스럽고 연기는 능청스러우며 착상은 기발하다. 다만 평면적인 악역 캐릭터와 예측 가능한 전개는 아쉽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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