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대구시장 할일 없나" vs 홍준표 "못된 버릇 버려라"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대구 시정을 놓고 서로를 향해 날이 선 발언을 주고받았다.

유 전 의원은 11일 오전 대구 남구 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과 관련한 해명을 하다 자신을 '배신자'라고 칭하며 최근에도 비판을 이어오는 홍 시장을 직격했다.

유승민(왼쪽) 전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아시아포럼21·대구시 제공

유 전 의원은 "홍 시장이야말로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서 수도 없이 말을 바꿨던 사람"이라며 "홍 시장이 (저에게) 여러 가지 진짜 말도 안 되는 비난을 해도 참고 있었는데, 언제든지 싸움을 걸어오면 싸울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시장이 왜 중앙정치를 하나. 30년째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 꼴찌에서 대구가 어떻게 벗어날지를 고민해야지, 왜 날 비난하는데 에너지를 쏟아붓나. 대구시장이 그렇게 할 일 없는 자리인 줄 몰랐다"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유 전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즉각 반박에 나섰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 GRDP 꼴찌를 만든 장본인이 적반하장으로 대구를 팔고 다니니 가관"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중앙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당 상임고문이기 때문이고 관여하는 시간은 하루 30분도 되지 않으며 그 외 시간은 대구 시정만 한다"고 비꼬았다. 홍 시장은 "내가 당권을 쥐려고 이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국민들이 다 안다"면서 "윤석열 정권이 무너지면 우리나라는 이제 희망이 없기 때문에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그건 나라의 존망 문제이기 때문에 중앙정치에 관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을 향해 "연탄가스처럼 틈새만 있으면 올라와서 당원과 국민들을 이간질하는 그 못된 버릇은 새해가 됐으니 모두 버리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당권 도전과 관련해서는 "제 정치적 소명이 맞느냐 거기에 대해서 스스로 묻고 확신이 들면 제 결심을 밝히겠다"면서 "그렇게 길게 끌지는 않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이어 "제가 만약 당 대표가 되면 윤심(윤 대통령 의중)팔이·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 절대 공천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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