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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법관회의 ‘법원장 후보추천제’ 인선, 투표율 저조로 무산

조선일보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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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처 예규에서 정한 ‘법원장 인선 자문위원회’ 투표 무산
법원 내부 “’예규’로 추천제 강행하는 데 대한 반발”
함석천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대전지방법원 부장판사)이 5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1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함석천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대전지방법원 부장판사)이 5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1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법원장 후보추천제’ 자문기구 참여 법관을 추천하기 위한 내부 투표를 실시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법원 내부에서는 ‘예규 형식으로 추천제를 강행하는 데 대한 조직적 반감이 표출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 각급 법원 판사들의 대표 모임인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지난 12일~14일까지 ‘법원장 인선 자문위원회’ 참여 위원을 두고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대법원이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전국 각 지방법원으로 확대 실시하기 위해 만든 ‘법원장 후보 추천제의 운영 등에 관한 예규’에 따르면 대법원장의 법원장 인선을 자문하기 위해 ‘법원장 인선 자문위원회’를 두도록 했고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두 명,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세 명을 각각 추천하도록 했다.

그에 따라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지난 9일까지 법관대표 중 세 명을 추천받아 이들에 대한 찬반투표를 12~14일 실시했다. 전체 법관대표회의 대표 123명 중 과반수가 각 후보의 찬반투표에 참여해야 하고 참여자 중 과반수가 해당 후보에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이 투표는 각 후보에 대한 과반수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도 실패했다. 법관회의가 3일간 실시한 투표에서 후보별로 62명 이상이 투표해야 하는데 각각 10~15명씩 미달했다고 한다. 법관회의는 15일 오후 4시까지 투표를 연장해 참여를 독려했지만 세 명 모두 투표율이 끝내 과반수에 미달했고 투표는 사실상 무산됐다.

한 법관대표는 “법원 내부 위원추천 절차에서 투표 독려에도 불구하고 투표율 자체가 과반수에 못미쳐 인선이 무산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고 했다.

법관회의 관계자는 " 행정처로부터 ‘법원장 인선 자문위원회’ 자체에 대한 설명도 제대로 못듣고 ‘투표를 하라’는 지시만 전달받아 실시했는데 결국 무산됐다”며 “예규 제정 과정에서 법관 의견수렴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판사들이 무관심한 이유도 있겠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기구를 만들어 전국법관대표회의를 ‘법원장 후보추천제’ 들러리로 세우려는 데 대한 반발이 반영된 것 같다”고 했다.


법원 내부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대법원이 ‘예규’ 형식으로 법원장 후보추천제를 밀어붙이는 데 대해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다른 법관대표는 “내용도 모르고 들러리 서는 것 같아 아예 투표를 안했다” 며 “법원장과 같은 중요한 법원 인사를 행정처장이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예규’로 하는 데 대한 반감이 크다. 각 후보에 대한 투표가 아니고 예규 자체에 대한 찬반을 물었으면 ‘반대’에 투표했을 것”이라고 했다.

‘법원장 후보 추천제에 대한 예규’는 행정처 내부의 사무지침으로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하는 법률, 대법관회의를 거쳐야 하는 대법원 규칙과 달리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만들 수 있다. 최근 법관대표회의 인사분과위원장인 이영훈 부장판사가 행정처에 “규칙이 아닌 예규로 한 이유와 경위, 적법 여부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다”는 질의하고, 권순건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법률신문 기고문에서 “(법원행정처장이) 그 어디에도 대법원장으로부터 법원장 인사권과 관련해 권한을 위임받은 적이 없다”고 하는 등 일선 판사들의 공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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