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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서장인데"…단속 걸리자 신분증 내민 美경찰서장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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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교통단속에 걸리자 신분증 보여주는 미국 탬파 경찰서장(뒤쪽). 사진 NBC 방송 캡처


미국에서 미등록 골프 카트를 타고 일반도로를 주행해 교통법규를 어긴 경찰서장이 단속에 걸리자 “경찰서장인데 그냥 보내달라”며 직위를 이용해 특혜를 바란 영상이 공개된 후 논란이 커지자 사임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탬파 경찰국에 따르면 당시 탬파 경찰서장이었던 매리 오코너는 지난 11월 12일 저녁 플로리다주 피넬러스 카운티의 한 도로에서 남편이 운전하던 골프 카트 조수석에 타고 있다 번호판 없는 미등록 차량 주행으로 보안관에게 적발됐다.

공개된 보안관의 보디캠 영상에 따르면 카트를 멈춰 세운 보안관이 다가오자 운전석에 있던 오코너의 남편이 “골프 클럽에 갔는데 문을 닫아서 뭘 좀 싣고 오느라 (그랬다)”고 하며 카트를 몰고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지켜보던 오코너가 보안관에게 “카메라(보디캠)가 켜져 있냐”고 물은 뒤 “탬파 경찰서장이다"라며 돌연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밤은 우리를 그냥 보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경찰서장 신분증을 보안관에게 보여줬다.

이에 보안관은 “알겠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낯이 익네요”라며 두 사람을 보내주려고 하자 오코너는 자기 명함을 건네며 “혹시 필요한 게 있으면 연락해달라, 진심이다”라고 말했다.

오코너가 자신의 직위를 언급하며 특혜를 바란 것을 담은 이 영상은 지난 1일 탬파 현지언론에서 공개됐고, 논란은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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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리 오코너 전 탬파 경찰서장. AP=연합뉴스



오코너는 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잘못된 판단이었으며, 압력을 행사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관련 보도가 잇따르며 유명 토크쇼의 소재로도 등장하는 등 겉잡을새 없이 논란이 커지자 결국 4일 만에 사임했다. 지난 5일 제인 캐스터 탬파 시장의 요구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스터 시장은 사표 수리 사실을 밝히며 “법을 집행하는 최고위직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특별대우를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서장에 취임한 오코너는, 청문 과정에서도 과거 경찰 신분으로 저지른 부적절한 행동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오코너는 30년 전인 1995년 남자친구가 음주 단속에 걸리자 이를 방해하다 경찰차 뒷자리에 격리됐으며, 이후에도 앞 좌석에 앉은 보안관을 폭행해 해고됐다가 복직했다.

한편 오코너를 그냥 보내줬던 보안관에 대한 징계 절차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넬러스 카운티 보안관실은 단속 보안관이 특혜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냥 보내줄 만한 경우였다”며 해당 보안관보(sheriff's deputy)를 징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알티에리피넬러스 카운티 보안관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보안관이 차량을 정차시킨 사례 중 실제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다”고 “골프 카트의 도로 주행은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고 끝내는 사안”이라며 현장에 있던 보안관보가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견을 반박했다.

지난해 피넬러스 카운티 보안관이 단속한 차량 8만6146건 중 실제 과태료 부과는 17%인 1만5305건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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