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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 마지막 길'...3분간 대륙 멈췄으나, 시민 묵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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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 전 국가주석 추도대회 거행
금융 거래 3분간 중단...유락시설 중단으로 추모
주민들 표정은 담담..."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탓"
백지시위 확산 주목...방역 완화 정책 속속 도입
한국일보

중국 관영 TV(CCTV)가 제공한 사진에 6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고(故) 장쩌민 전 국가주석 추도대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장쩌민 전 주석은 지난달 30일 상하이에서 백혈병 등으로 투병 중 향년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베이징=AP 뉴시스


"위이잉~" 6일 오전 10시, 베이징 톈안먼 광장 등 중국 전역에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지난달 30일 타계한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미다.

중국 공산당은 같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장(國葬) 격인 장 전 주석 추모대회를 거행했다. 추도대회에 참석자들은 사이렌에 맞춰 3분간 일제히 묵념했다.

3분의 묵념 시간 동안 주식, 선물, 외환 등 모든 금융거래가 중단됐다. 유니버셜스튜디오 등 유락 시설은 이날 하루 문을 닫았고, 중국 주요 공공기관과 재외공관에는 조기가 게양됐다. 중국 정부는 이처럼 극진한 예우로 장 전 주석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시진핑 "장 전 주석, 중국 발전 기초 마련"


시진핑 국가주석도 추도대회에 직접 참석했다. 그는 40여 분간 읽어 내려간 추도사에서 "장 전 주석의 서거는 당과 군, 우리나라 각 민족에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이라며 "우리는 당과 국가, 국제사회에 대한 그의 헌신을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톈안먼 사태(1989년) 직후인 1990년대 초반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장 전 주석이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한 점을 언급하며 "(그의 노력으로) 당과 인민은 개혁과 발전 국면을 성공시키고 중국 발전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추도대회는 시 주석을 포함한 참석자들이 장 전 주석 영정 사진을 향해 3차례 절을 한 뒤, 마무리됐다. 이날 추도대회는 중국중앙(CC)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인력 동원해 추도 분위기 '연출'도

한국일보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추도대회가 열리고 있는 6일, 베이징 왕푸징 거리에서 주민 30여 명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는 추도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베이징=조영빈 특파원


국가 차원의 극진한 예우와 다르게, 일반 주민들은 담담한 분위기였다. 실제 톈안먼 광장에서는 사이렌 소리를 듣고도, 발길을 멈추고 묵념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묵념 시간에 자동차 경적으로 추모하라고 공지했지만, 톈안먼 광장 인근 도로를 지나는 운전자 누구도 경적을 울리지는 않았다.

톈안먼 광장에서 멀지 않은 베이징 번화가 왕푸징 거리로 발길을 옮기자, 대형 건물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추도대회 생방송을 지켜보고 있는 30여 명의 주민이 눈에 띄었다. 경건한 자세로 스크린 속 장 전 주석을 바라보던 이들은 대회 시작 20분이 지나자 미리 약속이 되어 있던 듯 서로 "수고했다"는 인사를 나누며 해산했다. 추모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동원된 인력으로 보였다. 다만 장 전 주석의 고향 장쑤성 양저우의 고택 골목에는 장 전 주석을 추도하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방역 정책이 요동치고 있는 등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탓에 옛 지도자의 타계에 대한 추모 분위기도 다소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백지시위는 관망세...방역 완화책 속속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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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사망한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시신이 5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중국 공산당 당기로 덮인 채 놓여 있다. 시신은 꽃과 사이프러스 나무에 둘러싸여 있다. 고인의 주검은 이날 베이징 서부에 있는 바바오산 혁명공원 묘지에서 화장됐다. 신화 연합뉴스


장 전 주석에 대한 공식 추모가 마무리되며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항의 시위인 이른바 '백지시위'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중국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는 최근 수일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장 전 주석이 사망한 이후 중국 정부가 방역 태세를 이완하는 제스처를 취하며 시위대도 당분간 이를 관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베이징시가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시하는 조건으로 식당 내 식사를 허용하기로 하는 등, 중국 곳곳에서 방역 완화 움직임이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베이징시는 48시간 이내에 받은 PCR 검사 음성 증명서 지참을 조건으로, 식당뿐 아니라 △PC방 △술집 △노래방 △목욕탕 등의 출입도 허용하기로 했다.

공항 대합실이나 공원 등 공공장소 출입도 자유로워졌다. 수도공항그룹은 PCR 검사 음성 증명서가 없어도 베이징 서우두 공항과 다싱 공항 대합실을 출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항공편 이용 때는 기존 음성 증명서 의무가 적용된다. 베이징 시내 각 공원을 출입할 때도 PCR 검사 음성 증명서를 검사하지 않기로 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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