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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저하·기량 차... 한국, 브라질 삼바 리듬에 무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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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 1-4 브라질
오마이뉴스

▲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부상에서 복귀한 네이마르가 페널티킥을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세계 최강 브라질의 벽은 높았다. 사상 최초의 월드컵 원정 8강을 노린 한국축구가 브라질을 넘지 못하며 16강에 만족해야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1-4로 대패했다.

급격하게 무너진 수비 조직력

한국은 기존의 4-3-3이 아닌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김민재가 복귀했으며, 황희찬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브라질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부상을 당한 네이마르가 3경기 만에 돌아왔다. 왼쪽 풀백 산드루의 부상 공백은 다닐루가 메웠다.

브라질은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른쪽에서 김진수를 돌파한 하피냐의 크로스가 네이마르 발에 닿지 않고 통과하며 왼쪽으로 흘렀다. 이때 비니시우스가 김승규 골키퍼 나온 것을 보고 감각적인 칩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급격한 난조를 보였다. 정우영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히샬리송에게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전반 13분 키커로 나선 네이마르가 김승규 골키퍼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여유있게 성공시켰다.

2실점 이후 안정세를 찾은 한국은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대등하게 가져가기 시작했다. 전반 16분과 25분 황희찬이 먼거리에서 두 차례 과감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알리송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브라질은 화려한 패스 플레이로 한국 수비를 궤멸시켰다. 전반 29분 히샬리송이 화려한 개인기로 황인범을 제친 뒤 파케타에게 내줬다. 이후 마르퀴뉴스, 티아구 실바의 패스를 거쳐 다시 공을 이어받은 히샬리송은 골키퍼와의 일대일에서 왼발슛으로 마무리지었다.

한국의 희망은 황희찬이었다. 앞서 2번의 슈팅 시도에 이어 전반 31분 왼쪽에서 밀리탕을 제치고 골라인으로 돌파했지만 마지막 크로스가 알리송 골키퍼에게 가로막혔다.

전반 36분에도 브라질의 빠른 카운터 어택을 제어하지 못했다. 왼쪽에서 비니시우스의 크로스를 파케타가 오른발 발리슛으로 네 번째 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공을 빼앗긴 뒤 수비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았다. 미드필더들의 백업이 더딘 탓에 수비 숫자 부족 현상을 노출했다. 브라질은 한국의 압박을 손쉽게 헤쳐나오며 단숨에 페널티 박스까지 전진했다.

4골차로 앞선 브라질은 무자비하게 한국 수비를 공략했다. 전반 45분 하피냐-파케타가 박스 안에서 기회를 만들었지만 파케타의 슈팅을 김승규 골키퍼가 선방했다. 전반 48분 히샬리송이 단독 전진 드리블로 김승규 골키퍼와 맞섰지만 오른발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전반은 4-0으로 종료됐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진수, 정우영 대신 홍철, 손준호를 교체 투입했다. 그리고 포메이션을 4-4-2에서 4-3-3으로 바꿨다. 손흥민-조규성-황희찬으로 구성된 스리톱으로 브라질에 맞섰다.

한국은 후반 1분 만에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이 마르퀴뉴스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브라질도 반격에 나섰다. 후반 8분, 16분 박스 안으로 진입한 하피냐의 왼발슛을 김승규 골키퍼가 연달아 선방했다.

브라질은 후반 18분 밀리탕 대신 알베스, 한국은 후반 20분 황인범 대신 백승호를 넣었다. 한국은 후반 22분 가장 결정적인 기회를 무산시켰다. 수비가 걷어내고 흘러나온 루즈볼을 황희찬이 오른발로 슈팅했지만 이번에도 알리송 골키퍼가 선방했다.

이후 브라질은 8강전 대비를 위해 비니시우스 등을 빼 체력을 안배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이강인을 조커로 꺼내들었다.

후반 들어 한골도 내주지 않은 한국은 후반 31분 최소한의 자존심을 살렸다. 이강인이 띄어준 프리킥이 브라질 수비수 클리어로 인해 박스 밖으로 흘러나왔다. 이 공을 백승호가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슛을 브라질 골문에 꽂아 넣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막판 경기를 주도했다. 후반 34분에는 김민재의 로빙 패스를 받은 조규성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알리송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벤투 감독은 조규성을 불러들이고 황의조를 투입하며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현격한 기량 차이
오마이뉴스

▲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후반 백승호가 골을 넣은 뒤 동료 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은 브라질과 월드컵 본선에서 첫 번째 맞대결을 벌였다. 이 경기를 앞두고 브라질과의 상대 전적에서 1승 6패로 크게 열세였다. 유일한 승리는 1999년 3월 28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김도훈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브라질을 꺾은 기억이 있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는 브라질과 2019년 11월, 2022년 6월 각각 두 차례 맞붙어 0-3, 1-5로 대패했다. 가장 최근 열린 6월 2일 평가전에서 브라질의 화려한 개인기와 강한 전방 압박에 고전하며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바 있다.

6개월 만에 열린 리턴매치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은 이번 경기에서도 브라질을 맞아 맞불을 놓으며 공격적으로 임했다. 브라질은 우승후보 1순위 다운 전력이었다. 두 팀 간의 개개인 기량 차이도 현격했지만 체력과 기동력에서 많은 차이를 보였다.

브라질은 1,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마지막 최종전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주전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우루과이-가나-포르투갈전에서 120% 이상의 힘을 쏟았다. 앞서 4일 간격으로 치러진 조별리그와는 달리 이번 브라질과의 16강전은 3일 만에 열렸다. 단 이틀의 휴식을 취한 뒤 브라질을 상대해야 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었다.

한국은 경기 내내 무거운 몸놀림으로 일관했고, 브라질 특유의 삼바리듬 앞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전반에만 4실점으로 무기력하게 무너졌지만 후반에는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후반 31분 백승호의 만회골은 한국 축구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벤투 감독의 신념과 뚝심, 4년의 결실 맺었다

비록 브라질에 대패했지만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가장 호평을 받은 대표팀이었다. 당초 이번 대회를 앞두고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능동적인 축구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으며, 에이스 손흥민의 안와골절 부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위기론이 대두됐다.

심지어 한국은 우루과이-가나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승점 1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우승후보 포르투갈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기적을 연출했다. 12년 만에 16강 진출이었다. 손흥민의 마스크 투혼, 김민재의 부상 결장, 가나전 퇴장으로 벤투 감독이 벤치에 앉지 못하는 여러가지 악재를 극복하고 일궈낸 성과였다.

또, 이번 16강 진출은 4년 동안 한 명의 감독 체제로 준비한 끝에 맺은 결실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벤투 감독은 역대 한국 대표팀의 최장수 감독이자 4년 임기를 채운 유일한 감독이다. 높은 볼 점유율, 빠른 반대 전환, 강한 전방 압박, 능동적으로 경기를 주도하는 철학을 유지하며 방향성을 확립했다.

대다수가 이러한 전술이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을까라는 비판을 제기했지만 벤투 감독은 꿋꿋하게 신념과 철학을 유지했고, 결국 결과로 증명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스타디움 974, 카타르 도하 - 2022년 12월 6일)
대한민국 1 - 백승호 76'
브라질 4 - 비니시우스(하피냐) 7' 네이마르(PK) 13' 히샬리송(도움:티아구 실바) 29' 파케타(도움:비니시우스) 36'


선수명단
대한민국 4-4-2 : 김승규 – 김문환, 김민재, 김영권, 김진수(46'홍철) – 이재성(76'이강인), 정우영(46'손준호), 황인범(65'백승호), 황희찬 - 조규성(80'황의조), 손흥민

브라질 4-2-3-1 : 알리송(80'웨베르통) – 밀리탕(63'알베스), 마르퀴뉴스, 티아구 실바, 다닐루(72'브레메르) - 파케타, 카제미루 - 하피냐, 네이마르(80'호드리구), 비니시우스(72'마르티넬리) – 히샬리송

박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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