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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컵 보증금제' 제주·세종서 첫 발...점주들 "형평성 어긋나"

헤럴드경제 김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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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내 준비 덜 된 매장 적잖아

점주들이 제기하는 제도 허점

"가격 경쟁력 약화로 영업손실 우려"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주도 내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을 대상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실시된 2일 오전 제주시 연동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보증금제도를 보이콧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주도 내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을 대상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실시된 2일 오전 제주시 연동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보증금제도를 보이콧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결국 일회용컵 보증금제로 세종과 제주의 프랜차이즈 점주들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닌가요. 보증금 300원을 더 받게 되면 가격 경쟁력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잖아요. 건너편 스타벅스는 대기업이 직영으로 운영한다지만, 저는 영세 자영업자예요.”

세종시 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점주 A씨는 2일부터 세종특별자치시와 제주특별자치도에서만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전면 시행되는 것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일회용 컵 음료를 판매할 때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별도 계산하고, 사용한 일회용 컵 반납 시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일회용컵 보증금제 적용 대상 매장은 세종·제주지역 총 522개(세종 173개, 제주 349개)다. 세종은 전체 커피 전문점 중 5%가량이 대상이다. 다회용 컵 전용 96개 매장은 보증금제도 시행에서 제외됐다.

소비자는 두 지역의 공공장소에 설치된 회수기나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반납하고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 일회용 컵 반납 시 내용물을 비우고 뚜껑, 빨대 등 부속품을 제거한 후 간이회수기 화면의 안내에 따라 자신의 일련번호(바코드)와 일회용 컵의 일련번호를 읽히면 된다. 보증금은 ‘자원순환보증금’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소비자가 등록한 계좌로 이체된다.

다만 여전히 컵 회수기가 설치 안된 곳도 적지 않고, 직원들조차 일회용컵 회수기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 반환한 컵을 저장할 공간을 따로 마련하지 않은 곳도 덕지 않다. A씨는 “비용과 인력 부담이 가장 큰 문제”라며 “세종과 제주 점주만 희생양이 됐다”고 말했다.

매장 점주들이 한 목소리로 지적하는 것은 보증금 지급에 따른 카드수수료와 라벨(인식표) 비용 부담이다. 매출 대부분이 카드 결제인데, 컵 반환비 카드수수료는 결국 점주가 부담해야 한다. 컵 보증금도 매출로 잡혀 세금도 늘어난다. 게다가 직접 보증금 반환 라벨을 구매해야 하는 점도 적잖은 부담이다. 소량으론 살 수 없어 라벨 구매비용으로만 200~300만원의 목돈이 든다. 목돈을 들이지만, 푼돈으로 회수해야 하는 셈이다. 세종시 내 또 다른 매장 점주는 “전국에서 동시 시행했다면 본사에서 대량 구매한 후 각 매장에 나눠줬겠지만 세종과 제주만 시행하는 탓에 이를 요구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보증금을 돌려받는 과정이 번거로운 탓에 결과적으로 보증금제 적용 매장 제품의 가격만 올라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았다. 실제 보증금을 내줄 땐 직원이 컵의 바코드를 인식한 후 내줘야 한다. 음료를 구매할 때와 비슷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게다가 이디야 컵을 스타벅스 매장에 반납하는 식의 ‘교차반납’도 안된다. 일회용컵은 음료를 매장 밖으로 가지고 나갈 때만 쓰이는데 교차반납이 불가능하면 컵 반납을 위해선 애초 음료를 산 브랜드의 매장에 다시 가야 하므로 컵 회수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B씨는 “이렇게 되면 결국 고객들은 우리 집 가격만 300원이 오르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보증금제 시행 매장에 손님 혼자 컵을 반납하고 보증금을 받아 갈 수 있는 간이 무인회수기를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이들은 “결국 모든 작업은 직접 해야 한다”며 “인력 부담을 줄이려고 키오스크(무인주문기)를 들였지만 허사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반환한 컵을 회수하는 것도 숙제라고 토로했다. 컵 수거업체는 각 매장이 직접 선정해야 한다. 매장마다 수거업체가 다를 수 있고, 일정량이 되지 않으면 수거업체도 컵을 회수할 수 없다. 적어도 1000개 이상의 컵은 쌓여야 하는데 이를 모으기 위해선 최소 한 달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B씨는 “한 달 간 냄새나는 컵을 보관해야 하는 것도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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