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동아일보 언론사 이미지

또 ‘생활고 일가족’ 비극… 10대 형제 숨지고 부모 뇌사

동아일보 인천=공승배 기자
원문보기
인천 빌라 안방서 쓰러진 채 발견

“부부 직업 없어”… 유서도 나와

지자체 관리 ‘위기가정’ 해당 안돼
25일 오전 인천의 한 빌라에서 10대 형제가 숨지고, 부모는 의식을 잃은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중이다. 사진은 일가족이 발견된 빌라 현관의 모습. 2022.11.27/뉴스1

25일 오전 인천의 한 빌라에서 10대 형제가 숨지고, 부모는 의식을 잃은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중이다. 사진은 일가족이 발견된 빌라 현관의 모습. 2022.11.27/뉴스1


최근 서울 서대문구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인천 서구에서도 일가족 4명이 경제적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7일 인천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25일 오전 11시 41분경 인천 서구의 한 빌라에서 A 군 형제와 40대인 B 씨 부부 등 일가족 4명이 안방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고등학생인 A 군의 담임교사가 “A 군이 현장 실습에 나오지 않고 연락도 안 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경찰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은 소방당국이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일가족을 발견했다. A 군과 두 살 아래인 동생은 숨진 상태였고, B 씨 부부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부부는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집 안에선 ‘장례식을 치르지 말고 화장을 해 바다에 뿌려 달라’는 내용의 유서와 수면제가 발견됐다. 경찰은 유서를 A 군의 어머니가 썼으며, B 씨 부부가 경제적 문제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락이 닿은 친척은 경찰에 “B 씨 부부가 둘 다 직업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부채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있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살고 있던 빌라는 A 군 어머니 명의로 돼 있었는데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보니 경기 김포시의 대부업체에서 올 5월 총 3500만 원의 근저당권과 전세권을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위기가정’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구는 3개월 이상 전기요금 연체 등 34종의 위기 정보를 바탕으로 위기가정을 발굴해 관리한다. 2014년 생활고로 숨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생긴 제도인데 A 군 가족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았다. 서구 관계자는 “A 군 가족은 2016년부터 해당 집에서 거주했는데 복지 지원 등을 신청한 적은 없었다”며 “사전에 위기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고 관련 상담을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특성화고에 다니는 A 군은 취업을 위해 현장 실습을 나가고 있었고 동생은 지난해 중학교를 졸업했지만 고등학교는 진학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 가족은 평소 이웃과도 교류가 많지 않았다. 같은 빌라에 사는 한 주민은 “평소 오가다 마주치면 인사하는 정도였다”며 “아들 둘을 키우는 평범한 가정 같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 군 형제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하고 친척과 지인 진술 등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평양 무인기 의혹 재판부 기피신청
    평양 무인기 의혹 재판부 기피신청
  2. 2김병기 의혹 해명
    김병기 의혹 해명
  3. 3케데헌 골든글로브 2관왕
    케데헌 골든글로브 2관왕
  4. 4미쓰홍 박신혜
    미쓰홍 박신혜
  5. 5트럼프 베네수엘라
    트럼프 베네수엘라

동아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