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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새 가계이자 36조 급증 …이창용 "국민 고통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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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베이비스텝

매일경제

지난 4월부터 본격화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이 7개월 만에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여전히 5%대 고물가가 이어지는 동시에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끌어내릴 만큼 경기 침체 우려도 증폭되는 상황이다.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되 0.25%포인트만 올리는 베이비스텝으로 보폭을 줄인 배경이다.

10년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선 뒤 상승세를 이어가는 기준금리는 전방위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로 실질소득이 쪼그라든 가운데 가계와 기업대출은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다.

문제는 한은의 금리 인상이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현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7%로 여전히 5%대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다. 한은의 물가 정책목표(2%)와 비교하면 아직도 높은 수준이다. 올 들어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끌어올린 데 이어 내년 초까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한은의 시각이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5.1%로 지난 8월 전망보다 1%포인트 내려 잡았고 내년은 3.6%로 내다봤다. 2024년은 2.5%로 목표 물가에 다가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이 금리를 결정하는 '상수'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달 결정할 금리도 관건이다. 현재 미국과 금리 차이는 0.75%포인트 수준이다. 미국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 금리 차이는 1.25% 또는 역대 가장 큰 1.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과거 위기 때처럼 급격한 자본 유출은 없을 것이라고 한은은 판단하고 있지만 원화값이나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부담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연준과 금리 차를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외환시장과 물가에 주는 영향을 판단하는 것"이라며 "국내 상황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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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넥타이 맨 이창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 총재는 '진달래꽃' 시가 적힌 넥타이를 매 눈길을 끌었다. 이 총재는 "이자 부담이 커진 대출자들에 대한 위로라는 해석이 있다"는 질문에 "그 해석이 좋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현재로서 한은의 최종 금리는 3.5%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총재는 "금리 3.25%는 중립금리 상단이나 그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들은 최종 금리 수준과 관련해 3명이 3.5%를 제시했고 3.75%는 2명, 3.25%는 1명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0.25~0.5%포인트를 추가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최종 금리 도달 시점은 내년 1~2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경기 침체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만 한은은 선을 긋고 있다. 이 총재는 "물가가 목표 수준(2%대)으로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가 확실해진 이후 금리 인하에 관해 논의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당장 가계와 기업은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기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한 가계빚은 1870조원에 달한다. 기준금리 인상폭만큼 대출금리가 올랐다고 가정해도 전체 대출자 이자는 약 3조3000억원 증가한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에 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 추정치(평균 74.2%)를 적용해 산출한 결과다. 지난해 8월부터 1년3개월간 기준금리가 연 0.5%에서 3.25%로 2.75%포인트나 뛰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계대출 이자 부담은 36조원 이상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으로 여러 경제 주체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지만 추후 고통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출을 끌어모아 집을 산 '영끌족'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막힌 건설사들은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한 거래절벽까지 겹치면서 '영끌족'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직방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만17건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1927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주택거래 신고제를 도입한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3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21일 기준)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50% 떨어지며 전주 (-0.47%) 대비 하락폭이 더욱 확대됐다.

[임성현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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