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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한 세기는 수많은 사건을 남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길이 남는 사건은 따로 있는 법. 바로 ‘보니’와 ‘클라이드’가 그렇다. 이들은 1930년대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남녀 2인조 강도단이자, 절절하게 사랑했던 불멸의 연인이기도 하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는 실재했던 ‘보니’와 ‘클라이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작품은 2009년 캘리포니아 공연을 시작으로 2011년 브로드웨이를 거쳐 한국 무대에 오른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작곡가로 손꼽히는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과 뮤지컬 ‘잭더리퍼’,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함께한 왕용범 연출, 이성준 음악감독 등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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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예감하고도 함께했던 그들의 사랑’
세기의 남녀 2인조 강도단 ‘보니’와 ‘클라이드’의 실화
1930년대 미국 전역을 놀라게 했던 2인조 강도단이 있다. 악명 높은 그 이름은 ‘클라이드 체스트넛 배로우’와 ‘보니 엘리자베스 파커’다. 이들은 다수의 은행털이, 강도 행각을 벌이면서도 쉽사리 붙잡히지 않아 경찰의 속을 태웠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텍사스에서 태어났다. 당시 텍사스는 계속된 가뭄으로 땅이 말라 있었고, 먼지 폭풍 때문에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도 없었다. 더군다나 대공황이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가 겹치면서 사람들의 생활을 점점 궁핍해져 갔다. 두 사람은 이런 시대적 상황 속에서 자랐다.
‘보니’는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다. 고등학교 시절, 문학에 재능을 보여 많은 상을 받기도 했지만 끝내 자신의 재능을 살리진 못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전과자 남편과 이른 결혼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보니’의 결혼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녀는 남편과 헤어진 후 텍사스 달라스 서부에서 웨이트리스로 곤궁한 생활을 이어갔다. ‘보니’는 이곳에서 자신의 운명을 바꿔놓을 남자 ‘클라이드’를 만나게 된다.
‘클라이드’는 범죄자였다. ‘보니’는 상관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가진 두둑한 배짱에 호감을 가졌고, 두 사람은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연인이 된 이들의 행복한 시간도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클라이드’가 강도와 무단 침입 혐의로 감옥에 수감됐기 때문이다. ‘클라이드’는 수감 생활 당시 극심한 폭력에 시달렸는데, ‘보니’에게 몰래 총을 부탁해 탈옥에 성공한다. 도망자 신세가 된 두 사람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은행과 주유소, 구멍가게 등을 털기 시작했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가며 화려한 전적을 세웠다. 부조리가 만연했던 당시 상황처럼, 많은 이들이 ‘보니’와 ‘클라이드’의 범죄에 공감과 지지를 보내며 환호했다. 193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이 없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1934년 5월 루이지애나 깁스랜드 지역에서 마지막을 맞이했다. 두 사람은 한 때 함께 강도 행각을 벌였던 사람의 차를 발견하고 속도를 늦췄다. 순간, 반대편 도로에 잠복해있던 형사들은 그들을 향해 187발의 총탄을 쐈다. 허무한 죽음을 맞이한 이들의 나이는 고작 ‘클라이드’ 25살, ‘보니’ 24살이었다. ‘보니’는 죽기 전, 자신들의 미래를 예언이라도 하듯 아래와 같은 시 한 구절을 남겼다.
언젠가 두 사람 모두 죽게 되고
그리고 나란히 묻힐 겁니다
어떤 이에게는 슬픔이 되고
법을 지키는 이들에게는 안도의 한숨이 되겠지만
결국 이것은 보니와 클라이드의 죽음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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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넘치는 음악으로 녹여낸 1930년대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는 2009년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에서 초연했다. 이후 플로리다 사라소타의 무대에 올랐으며, 2011년에는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됐다. 2012년에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 공연을 마쳤다. 9월 4일부터 10월 27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오르는 이번 공연은 한국어 초연이다.
작품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몬테크리스토’의 음악을 작곡한 ‘프랭크 와일드혼’의 참여로 화제를 모았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는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수많은 이들이 미국으로 이주해 오던 당시를 다양한 음악으로 녹여낸다. 재즈, 블루스, 컨츄리 등이 태동하던 시기의 모습을 에너지 넘치는 음악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프랭크 와일드혼’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나 ‘지킬앤하이드’ 같은 뮤지컬은 보통 오케스트라에서 각 악기가 연주하는 틀이 정해져 있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는 즉흥연주를 할 수 있는 빈 공간을 많이 만들어두며 작업했다. 당시 음악이 즉흥 연주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보니앤클라이드’에서는 밴드의 화합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다양한 스타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다. 작품의 주인공 ‘클라이드’ 역은 엄기준, 한지상, 키(샤이니), 박형식이 쿼드캐스팅됐다. ‘보니’ 역은 리사, 다나, 안유진이 함께한다. ‘클라이드’의 형 ‘벅’ 역에는 이정열과 김민종이, ‘벅’의 아내 ‘블렌치’는 주아가 맡는다. ‘보니’를 짝사랑하는 ‘테드’ 역에는 김법래, 김형균, 박진우가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엠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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