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3분기 매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넥슨은 최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출시했다. [사진 각 사] |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웃고, 넷마블과 크래프톤은 울었다. 3분기 성적표 얘기다. 게임 빅4의 실적은 ‘명품 지식재산(IP)’의 성공 여부에서 갈렸다.
넥슨은 올해 3분기 매출 9426억원으로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28%(엔화 기준) 증가했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역대 분기 기준 최대치다. 영업이익도 3049억원에 달했다. 당기순이익도 418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엔화 기준) 늘었다.
엔씨도 당초 전망과 달리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11일 엔씨 발표에 따르면, 3분기 매출 6042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단 소폭 감소(-4%)했지만, 1년 전(5006억원)보다는 2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44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50% 올랐다.
반면, 암울한 성적표를 마주한 곳도 있다. 이날 넷마블에 따르면 3분기 영업손실 380억원, 당기순손실 2775억원으로 모두 전년 동기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크래프톤도 전날(10일) 발표에 따르면 3분기 매출 433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7%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8%가량 쪼그라든 1403억원에 그쳤다.
경제 침체기라 게임업계도 암울하지만, 누군가는 수성에 성공하거나 오히려 추가 성장할 수도 있다는 것을 넥슨과 엔씨가 보여줬다. 던전앤파이터(넥슨), 리니지(엔씨) 같은 장수·명품 IP 효과가 컸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사진 각 사] |
그러나 명품 IP엔 양면이 있다. 미래 먹거리가 될 신규 IP 대신, 실패 확률이 낮은 검증된 IP로 사골국을 우려낸 전략이라서다. 넥슨이 올해 출시한 모바일과 PC를 통틀어 신규 IP를 내놓은 건 스팀에 얼리 액세스(개발 중인 게임을 사전 공개)로 출시된 콘솔 게임 ‘데이브 더 다이브’가 유일하다. 엔씨는 올해 신작도, 신규 IP도 없었다. 엔씨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로 개발 환경이 친화적이지 않았고, 올해 출시 예정이었던 신작도 해외 퍼블리셔와 논의가 길어지면서 신규 IP 발매 등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넥슨은 내년에 신규 IP인 ‘퍼스트 디센던트’을 출시할 예정이고, 엔씨는 신작 ‘TL’을 내년 출시 목표로 준비 중이다.
PC 게임으로 명성이 자자한 IP를 모바일 게임으로 만들어도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들이 많았다. ‘디아블로 이모탈’(블리자드)과 ‘미르M’(위메이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크래프톤) 등은 모두 11일 기준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 50위 밖으로 밀려나 있다. 반짝인기에 그친 모바일 게임도 많았다. 넥슨을 제외하고는 각 게임사의 올해 모바일 신작 대부분이 ‘장기’ 흥행에 실패했다. 초반 화제 몰이에 성공한 ‘우마무스메’(카카오게임즈)는 11일 구글 플레이 매출 75위, 컴투스의‘서머너즈워:크로니클’도 106위에 그쳤다.
모바일 중심보다는 ‘플랫폼 다변화’ 전략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각 게임사가 콘솔 전용 게임이나, PC와 콘솔 모두 가능한 ‘크로스 플랫폼’ 개발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네오위즈가 개발 중인 콘솔 게임 ‘P의 거짓’이 글로벌 게임 컨퍼런스 게임스컴에서 3관왕을 차지하는 등 기대작도 나오고 있다. 넥슨(카트라이더:드리프트), 엔씨(TL), 크래프톤(칼리스타 프로토콜) 등도 콘솔 전용 게임이나 크로스 플랫폼으로 개발하고 있다. 해외 매출 주머니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엔씨의 3분기 호실적 뒤엔 해외 매출의 증가가 있었다. 크래프톤(언노운월즈), 넷마블(스핀엑스) 등 해외 개발 스튜디오를 인수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이러한 영향 때문이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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