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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사망자 "보고싶어..만남의 그날을 기대할게"

머니투데이 박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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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18일 오전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로 숨진 7명의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장례식장에서 희생자 박웅길 씨의 지인 김모씨가 고인이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를 보여주고 있다. 문자에는 '미안해 작업시간이라 전화를 받지못햇(했)어, 이번주 휴식하니 동생이 일정을 맞추어서 문자를 보내주시오. 보고십(싶)어 동생, 만남의 그날을 기대할게'라고 쓰여있다. 2013.7.18/뉴스1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18일 오전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로 숨진 7명의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장례식장에서 희생자 박웅길 씨의 지인 김모씨가 고인이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를 보여주고 있다. 문자에는 '미안해 작업시간이라 전화를 받지못햇(했)어, 이번주 휴식하니 동생이 일정을 맞추어서 문자를 보내주시오. 보고십(싶)어 동생, 만남의 그날을 기대할게'라고 쓰여있다. 2013.7.18/뉴스1


"보고싶어 동생, 만남의 그날을 기대할게..."

노량진 상수도공사장 수몰사고 사망자가 사고 전 친구에게 보낸 문자가 공개됐다.

고(故) 박웅길씨(53)는 사고 나흘 전인 지난 11일 친구 김모씨(50)에게 "이번주에 휴식하니 일정을 맞추어 바다를 가자"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그 약속은 영영 지킬 수 없게 됐다.

문자를 받은 친구 김씨는 "평소 한국말이 서툴러 문자를 길게 보내는 법이 없었다"며 "생전 보고싶단 말도 안 했던 내성적인 사람이라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국 국적인 박씨가 한국에 온지 4년 반. 한국에서 맨 처음 일했던 충남 공주에서 김씨를 만나 4년째 둘도 없는 친구로 지냈다. 한국 지리와 한국어가 서툰 박씨를 위해 김씨는 이따금씩 운전을 하고 바다를 데려가주는 등 박씨의 '길잡이'가 돼줬다.

친구 김씨는 사고 이틀 전인 토요일에도 박씨와 문자를 주고받았다. "토요일에 비가 많이 내린다고 기숙사에서 문자를 보냈더라고. 이제 공사 다 끝나서 뜯기만 하면 된다고, 같이 바다에 가자고 했는데..."


친구 김씨는 사고 당일인 지난 15일 뉴스를 접하고 불길한 마음에 박씨에게 전화 수십통을 걸었지만 박씨는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인터넷에 공개된 실종자 명단에서 친구 이름을 발견한 김씨는 망연자실했다.

"공주에선 5시까지만 일했는데 여기선 밤 7시까지 일한다고...일 하러 물 깊숙히 30분이나 한참 내려가야 한다면서 힘들다고 했었지.. 토요일에도 비 많이 와서 일 하기 싫다고 했었는데..."

김씨는 마지막으로 같이 바다에 못 간 게 못내 아쉽다며 눈물을 훔쳤다.

박소연기자 soyu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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