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시간전…"사고 날 것 같다" 파출소 찾은 BJ꽉꽉 : zum 뉴스

인터넷 방송국 아프리카TV의 BJ 꽉꽉(본명 곽혜인)이 ‘이태원 압사 참사’가 벌어지기 한 시간 전쯤 인근 파출소를 찾아 “길에 사람이 너무 많아 사고가 날 것 같다”며 사고 위험성을 알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참사가 벌어진 지난달 29일 BJ 꽉꽉은 핼러윈 데이를 맞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을 찾았다. 당시 코스튬 의상을 입고 야외 방송을 진행한 그는 메인 거리로 이동하던 중 인파에 휩쓸렸다.

BJ 꽉꽉은 “밀지마세요”, “넘어지겠다”, “다칠 것 같다”고 소리쳤다. 영상에는 BJ 꽉꽉 외에도 일부 시민이 신음하며 힘겨워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부근 도로에 시민들이 몰려 있다. 이날 핼러윈 행사 중 인파가 넘어지면서 다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이후 인파에서 빠져나온 BJ 꽉꽉은 가방끈이 끊어지면서 소지품을 모두 분실해 인근에 있는 파출소에 갔다.

오후 9시16분쯤 파출소를 찾은 BJ 꽉꽉은 “가방을 잃어버렸다. 찾을 방법이 없냐”고 분실 신고를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계속 민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안에 사고가 날 것 같다. 반 정도 들어갔다가 밀려서 다시 나왔다”며 경찰에게 현장 상황을 알렸다.

경찰은 “지금 인파가 너무 많아서 찾기가 어렵다. 아침 되면 유실물이 들어와서 그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저희도 지금 거기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BJ 꽉꽉은 “저기 통제가 필요할 것 같다. 사람들이 밀어서 중간에 다칠 것 같다”고 말하며 파출소를 나왔다.

파출소를 나온 후에는 “이태원에서 방송 못 한다. 깔려 죽는다. 아까도 올라가고 있었는데 앞에서 몇백 명의 사람이 밀려오더라. 위에서 끼어서 다 같이 그냥 휩쓸려 내려왔다. 압사당할 뻔했다”고 말하며 방송을 포기하고 집으로 향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사람이 깔렸다는 119 신고가 최초 접수된 시각은 BJ 꽉꽉이 경찰서를 방문한 지 약 1시간 후인 오후 10시15분이다.

방송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온 BJ 꽉꽉은 다음날인 10월30일 새벽 공지를 통해 “일단 집에 잘 도착했다. 방송하는 동안 멘탈 잡으려고 노력했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좀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웃으면서 방송 못 할 것 같다. 며칠 휴방해야 할 것 같다. 멘탈 좀 잡고 오겠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0월31일 오후 11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사망자 155명, 부상자 152명 등 총 307명이라고 밝혔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