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60m' 동굴 모텔에 사흘째 강제숙박…美관광객들 무슨일

그랜드캐니언 동굴 모텔 모습. 사진 그랜드캐니언 케이번스 홈페이지 캡처

미국 서부 그랜드캐니언 동굴 관광지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 관광객 5명이 수일째 고립됐다고 미국 CNN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 피치 스프링스의 그랜드캐니언 동굴 지하 60ｍ 지점에서 엘리베이터가 오작동을 일으켜 관광객 5명이 지난 23일부터 사흘째 갇혔다.

코코니노 카운티 보안관실 대변인은 "처음엔 전기 고장으로 알고 발전기를 가동했지만, 전기 문제가 아닌 기계적인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이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는 사다리와 계단이 있지만 층계참(계단 중간 평평한 부분)이 21개나 있을 정도로 계단이 길다. 또한 고립된 관광객 중에는 건강상 계단과 사다리를 이용할 수 없는 이도 있어 다 같이 동굴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관광객들이 머무는 곳에는 지하 공간을 활용한 고급 모텔과 식당이 있어 이들은 그곳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동굴 관리 회사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동굴 지하 모텔은 벽이 없이 개방된 형태의 숙소로, 퀸사이즈 침대와 TV, 냉장고 등을 갖추고 있다.

회사 측은 "동굴이 그 자체로 객실이 된다"며 "세상에서 가장 깊고 어둡고 조용한 숙소를 경험해 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숙박요금은 2인 1박에 1000달러(약 143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대변인은 "엘리베이터 수리가 지체되거나 관광객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상황이 될 경우 승강 도구를 이용해 이들을 구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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