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기대감이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공작, 시범아파트를 포함해 여러 단지들의 사업계획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매수 문의도 조금씩 들어오고 있습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고 여의도는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묶여 있어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노후 아파트들이 재건축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의도 내 재건축이 가능한 아파트 단지는 총 16개, 약 8000가구에 달한다. 이들 단지는 대부분 서울시 신속통합(신통)기획을 통해 재건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중 일부 단지는 50~60층 고층 아파트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따른 개발비용 증가 등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속도 내는 여의도 재건축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노후 아파트들이 재건축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의도 내 재건축이 가능한 아파트 단지는 총 16개, 약 8000가구에 달한다. 이들 단지는 대부분 서울시 신속통합(신통)기획을 통해 재건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중 일부 단지는 50~60층 고층 아파트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따른 개발비용 증가 등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DB) |
▶속도 내는 여의도 재건축
▷시범아파트 최고 65층으로 우뚝
여의도 재건축 단지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대부분 단지가 아주 오래됐다는 점이다. 대부분 단지가 이미 재건축 연한 기준인 30년을 넘어섰으며 40년을 넘어선 곳도 많다.
재건축 사업성을 생각하면 단점도 있다. 인접한 목동 신시가지 단지와 비교하면 대지지분이 낮은 편이다. 지금까지 여의도 아파트들은 대지지분이 낮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신통기획을 통해 각종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신통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함께 계획안을 짜 빠른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대신 기부채납, 임대주택 등으로 공공성을 확보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스피드 주택 공급’ 정책의 핵심으로 꼽힌다.
여의도는 신통기획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9월 5일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서울시는 200m 이하 고도 제한 내에서 최고 65층까지 가능하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지난 4월 제시한 가이드라인 초안에서는 60층 규모로 재건축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이보다 5층 더 높아졌다.
1972년 준공한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지난해 말 신통기획 단지로 선정된 후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만약 65층으로 지어지면 시범아파트는 지금까지 알려진 여의도 내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높은 아파트가 된다.
수정안에는 용적률과 순부담률 등 일부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민들이 제안한 내용은 용적률 372%에 순부담률 25%다. 서울시 가이드라인상 용적률은 399%, 순부담률 20%로 오히려 더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순부담률이란 정비사업 과정에서 사업자 측이 실제로 부담하는 정비 기반 시설 비율을 말한다.
전체 가구 수는 2472가구로 제시됐다. 주민 의견을 반영해 전용 200㎡ 9가구, 전용 135㎡ 385가구, 전용 101㎡ 750가구, 전용 84㎡ 988가구, 전용 59㎡ 340가구 등 중대형 위주로 구성됐다.
1976년 준공한 공작아파트(373가구) 역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는 공작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지정안을 통과시켰다. 서울시는 공공 보행 통로 조성, 1·2인 가구 수요를 고려한 공공주택(장기전세) 면적 조정 등을 사업계획 승인 전까지 보완하는 것을 조건으로 수정·가결했다.
공작아파트 개발계획은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2018년 서울시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이후 4년 만에 도계위에 다시 상정돼 여의도 재건축 단지 중 처음으로 정비구역에 지정됐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공작아파트는 최고 49층, 582가구로 탈바꿈한다. 공공주택은 85가구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여의도 일대에 금융 중심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향후 여의도 일대 재건축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침체와 공사비 상승이 변수
시범아파트와 공작아파트를 선두로 여의도 내 다른 재건축 단지 역시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1976년 준공한 수정아파트(329가구)는 지난 7월 영등포구청에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제출한 상태다. 구청에서 해당 안의 입안을 결정하면 서울시를 거쳐 도시계획위원회 상정 여부가 결정된다. 수정아파트는 최고 45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977년 준공한 목화아파트(312가구)는 지난 8월 조합설립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 최고 50층 건축 계획이 담긴 정비계획안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광장아파트는 ‘분리 재건축’ 관련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다시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근 대법원 판결에 따라 같은 단지 내에서도 분리 재건축이 가능해지면서 광장아파트 3·5~11동은 신통기획 참여를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 3월 ‘2040 서울플랜’을 통해 35층 높이 제한을 폐지했다. 한강 가까이 있는 15층 안팎 노후 아파트들이 고층 개발할 수 있게 물꼬도 트인 상태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이 대부분 ‘고층화’에 나서면서 여의도 스카이라인이 대폭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건축 기대감 때문일까. 서울 다른 지역과 달리 여의도 재건축 단지는 가격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오르고 있는 추세다. 여의도 삼부아파트의 경우 전용 146㎡가 지난 8월 말 32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7월 30억3000만원에 거래된 후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1억7000만원이 올랐다. 여의도 대교, 장미 등과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화랑아파트 전용 146㎡ 역시 지난 8월 27억원(5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2월 24억원(9층)보다 3억원 높다.
시범아파트의 경우 전용 60㎡는 올해 5월 17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면적 신고가다. 2020년 12월 13억8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5000만원 이상 올랐다. 다만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때문인지 요즘 나온 매물은 신고가 대비 약 1억원 낮은 가격에 호가가 형성됐다.
잠시 멈췄던 여의도 재건축 시곗바늘이 다시 움직이면서 부동산 업계 주목을 받고 있지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건설비용 상승 등이 사업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수 심리가 꺾이면서 시장 환경이 많이 변했는데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조합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며 “신통기획 등을 통해 재건축 사업 절차가 간소화되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받는다고 해도 예전(부동산 상승기)과 다른 이유로 재건축 사업이 벽에 부딪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8호 (2022.10.05~2022.10.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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