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고령사회로 초고속 진입

올해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가 처음으로 900만명을 넘어섰다. 자신의 소비나 소득 수준에 만족한다고 답한 고령인구는 전체 10% 수준에 불과했다.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고령자 통계를 29일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 수는 901만8000명으로, 집계 이후 처음으로 900만명을 넘겼다. 전체 인구 대비로는 17.5%인데 통계청은 3년 뒤인 2025년 이 연령대 인구 비중이 20.6%까지 높아져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이 고령사회(고령인구 14% 이상)에 진입한 지 7년 만에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 것인데, 영국(50년)이나 프랑스(39년), 미국(15년) 등 서구 국가뿐 아니라 고령화 추세가 가파른 일본(10년)보다도 빠른 속도다. 이미 지역별로는 전남(24.5%), 경북(22.8%), 전북(22.4%) 강원(22.1%) 등 도 단위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대도시인 부산(21.0%)까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519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4.1%로 집계됐다. 이 중 36%(187만5000가구)가량은 1인 가구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오는 2050년에는 전체 가구의 절반(49.8%)이 고령자 가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은퇴 후 상대적 빈곤율 40.4%
절반 이상 “소득 부족…일하고파”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순 자산액은 4억1048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6094만원 증가했다. 다만 이들 연령대의 소득 분배지표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에 해당하는 가구 비율)이 40.4%로 파악됐다. 미국(23.0%)이나 영국(15.5%), 프랑스(4.4%) 등에 비해 많게는 10배가량 높은 수치다.

고령층은 자신의 소득이나 소비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노인의식변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신의 소비와 소득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고령자는 각 15.6%, 11.2%에 불과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79세 고령층의 절반 이상(54.7%)은 취업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취업할 의사가 있는 고령층 가운데 절반 이상(53.3%)은 취업을 원하는 이유로 ‘생활비 보탬’을 꼽았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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