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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6곳 주택대출 다 막혔다…집값 15% 폭락설 나오는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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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시장 대혼란 ◆

매일경제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주택가에서 한 남성이 매물로 나온 주택 앞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영국 감세발(發) 파운드화 폭락 사태가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영국 HSBC와 로이드뱅킹그룹 등 대형 금융기관 6곳이 주택담보대출을 전격 중단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국채 금리 폭등과 파운드화 값 추락 등 금융시장 불안이 부동산을 비롯한 실물경제에 전이되기 시작한 것이다.

블룸버그와 더 타임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켄싱턴과 어코드모기지, 호지, 버진머니 등 다른 모기지 업체들도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다르게 영국은 30년 만기 고정금리 대출 상품이 널리 퍼져 있다"며 "영국의 대부분 가계는 2~5년 동안 고정금리만 갚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중 모기지 금리도 대폭 상승하고 있는데, 이를 모기지 대출 시장에 발 빠르게 반영하는 것이 어려워 대출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는 얘기다. 지금처럼 금리가 치솟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집행할수록 영국 금융기관들은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대출 중단은 주택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담보 가치를 떨어뜨리는 동시에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을 양산할 수 있다. 이번 조치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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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트러스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대규모 감세 정책은 사실상 시중에 돈을 푸는 효과를 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 영국중앙은행(BOE)의 긴축 통화 기조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 영국의 재정적자가 커지면 국채를 더 발행하게 되고, 이는 국채 가격을 폭락시키는 동시에 금리를 급등시켜 정부의 이자 부담을 키우게 된다. 영국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국채 금리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영국 국채 5년물 금리는 4.699%를 기록하며 '유럽의 병자'인 그리스와 이탈리아보다 높다. 달리 말하면 국채를 발행할 때 그리스와 이탈리아보다 더 비싼 이자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모기지 중개업체 존 차콜의 레이 불저 애널리스트는 FT에 "채권 금리가 급등했다는 것은 모기지 업체들 역시 모기지 가격을 매우 큰 폭으로 재조정하게 됐다는 것을 뜻한다"며 "주요 모기지 업체들이 신규 모기지 발행을 중단하고, 모기지 시장에서 가격도 다시 정해지는 지금의 흐름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경기 침체가 결합해 부동산 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주택 가격이 10~15%는 쉽게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BOE가 현재 2.25%인 기준금리를 다음번 통화정책회의에서 3.5%로 1.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6%가 넘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28일 채권금리가 급등하자 BOE는 다음달 상반기로 예정돼 있던 국채 매각을 연기하고 이날부터 10월 14일까지 무제한 국채 매입을 실시하기로 했다. BOE는 이날 성명을 통해 "시장 기능 부전이 지속되면 금융 시스템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상한 없이 매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영국의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2002년 이후 처음 5%를 넘어섰지만 BOE의 채권 매입 발표 이후 70bp 이상 급락했다.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영국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평가했다. 2007년 말에는 파운드당 2달러 가치를 나타냈으나 이제 파운드당 1달러로 떨어져 패리티(등가)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대목은 BOE가 40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정부는 BOE와 다른 방향으로 간다는 점이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상충하기 때문이다.

영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1976년 파운드화 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영국은 파운드화를 절하하고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배런스는 상황이 이렇게까지 나빠진다면 다음번 총선에서 야당인 노동당이 승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캐스퍼 헨스 블루베이에셋매니지먼트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이번 위기는 시장이 BOE를 테스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금리를 상당히 큰 폭으로 인상하거나 미래의 자금 조달 경로를 신뢰할 수 있도록 예산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혼란한 상황에서도 큰 이익을 거둔 투자자가 있다. 런던 금융시장의 대표적인 헤지펀드인 오데이애셋매니지먼트를 운용하는 크리스핀 오데이 창업자는 파운드화와 영국 국채에 매도 포지션을 구축했다. FT에 따르면 그의 펀드는 올해 들어 145% 상승했다. 그는 "파운드화는 여전히 매우 취약하며 어떻게 진행되는지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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