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 <사진 KLPGA 제공> |
윤이나(19)가 홀인원을 한 건 바로 그날이었다. 지난 6월 열린 DB그룹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윤이나는 자신의 첫 홀인 10번홀(파5)에서 섹스튜플 보기(6오버파)를 한 뒤 곧바로 11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했다. 그 때만 해도 지옥에서 천당으로 이끈 홀인원이라고 생각됐다. 하지만 그 홀인원이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동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홈페이지 기록실 중 홀인원 부문에 올랐던 윤이나의 이름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윤이나의 한국여자오픈 성적이 중대한 규칙 위반으로 실격 처리되면서 그의 스코어는 물론 당시 잡았던 홀인원 기록도 지워진 것이다.
정말 기구한 운명의 홀인원이다. 처음에만 해도 ‘행운의 홀인원’이라고 여겨졌던 게 그의 부정 행위가 알려지면서 ‘잔혹한 홀인원’이 됐고 그의 성적이 실격 처리되면서 결국 ‘사라진 홀인원’으로 변했다. 비록 지금은 허무한 홀인원이 됐지만 윤이나가 훗날 자숙의 시간을 보낸 뒤 팬들의 용서와 함께 돌아와 ‘재기의 홀인원’을 다시 날릴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이제 KLPGA 투어 홀인원 얘기다.
KLPGA 투어에서 종전 가장 홀인원이 많이 나온 것은 2017년 27개였다. 보통 매년 10~20개 정도의 홀인원이 나왔지만 행운의 숫자 7이 들어간 2017년에 27개의 홀인원이 쏟아져 나왔다.
올해 KLPGA 투어 기록실 홀인원 통계에 이름이 올라 있는 선수는 총 25명이다. 그리고 2명은 두 번의 홀인원을 했다. 홀인원 숫자가 역대 최다와 동률인 27개인 것이다. 여기에는 윤이나의 홀인원은 집계돼 있지 않다. 한 해 최다 신기록인 28개의 홀인원이 나왔지만 윤이나의 기록이 빠지면서 27개로 줄어들었다. 분명 신기록이지만 신기록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아쉽지만 홀인원 신기록의 여지는 충분하다. 앞으로 7개 대회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KLPGA 투어는 총상금 15억원이 걸려 있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으로 이어진다. 대회가 열리는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은 파3홀이 어렵기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홀인원의 행운은 홀이 어렵다고 잡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과연 누가 KLPGA 한해 최다 홀인원 신기록을 깨는 주인공이 될까. [오태식 골프포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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