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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히잡 의문사'에 세계 각지서 규탄 시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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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등으로 확산…이란 정부에 항의로 머리카락 자르기도
연합뉴스

그리스에서 열린 이란 '히잡 의문사' 항의 시위
지난 24일 그리스에 거주 중인 한 이란 출신 난민 여성이 이란에서 20대 여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가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오진송 기자 = 이란에서 20대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됐다가 의문사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전역으로 확산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도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25일(현지시간) AFP 통신, 미국의소리(VOA),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튀르키예,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여러 도시에서 마흐사 아미니(22)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미국에서는 이란계 미국인을 주축으로 23일 워싱턴DC 링컨기념관, 캘리포니아 UC버클리에서 각각 이란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시위 주최자는 CNN 방송의 인터뷰에서 "이 시위는 기꺼이 비용을 치르고서라고 이란 정권을 뒤집으려할 준비가 된 사람들과의 연대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2일에는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가로지르는 인간사슬을 만드는 시위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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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 항의 시위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항의 시위에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모습을 따라한 탈이 등장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시카고에서 시위를 조직한 한 여성은 "이슬람 정권의 억압 아래 살고 있지 않은 사람으로서 우리는 소리를 높여 이란 국민의 목소리가 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란 출신 이민자가 많은 튀르키예에서도 시위가 있었다.

이란 출신 이민자 300여 명은 아미의 죽음에 항의하기 위해 21일 이스탄불 주재 이란 영사관 앞에 모였다.

시위 도중 여성 최소 3명이 여성의 신체를 구속하는 이란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랐다.

시위 참가자들은 "우리는 침묵하지 않는다, 두려워하지 않는다, 복종하지 않는다", "내 몸은 내가 결정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이란 정권을 규탄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도 손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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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이스탄불 항의 시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 파리에서는 24일부터 이틀 연속으로 이란 당국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날 파리 중심가 트로가데로 광장에서 열린 시위에는 경찰추산 약 4천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시위는 처음에는 평화적인 분위기로 시작됐으나 일부 참가자들이 인근 이란 대사관으로 향하면서 경찰과의 충돌로 이어졌다.

시위대 사이에선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규탄하는 목소리와 함께 '이슬람 공화국에 죽음을' 등의 구호가 터져 나왔다.

이들은 이란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이란인들이 쓰는 구호인 '여성, 생명, 자유!'를 이란 공용어인 페르시아어와 쿠르드어로 외치기도 했다.

프랑스 경찰은 최루탄과 진압장비를 동원해 이란 대사관으로 행진하는 시위대를 가로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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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프랑스 이란 대사관으로 행진하는 시위대
(파리 EPA=연합뉴스) 25일 프랑스 파리 시내에 모인 시위대가 주프랑스 이란 대사관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2022.9.25



프랑스 경찰은 성명을 통해 "일부 시위대가 수차례 이란 대사관 주변에 설치된 차단선을 넘으려 시도해 최루탄을 이용해 이들을 밀어냈다"면서 이 과정에서 시위대 한 명을 체포했고 경찰관 한 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의 강경 진압은 프랑스 내 반 이란 인권단체들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가뜩이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주 유엔 총회에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회담한 데 대해 반감을 보인 인권활동가들은 당국이 이란 정부를 비호하고 있다고 여긴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비슷한 시각 영국 런던에서도 주영 이란 대사관 접근을 시도하는 시위대와 경찰 간에 충돌이 벌어져 시위대 5명이 체포됐다.

소셜미디어에는 이란 대사관 외부에 설정된 경찰의 차단선을 돌파하려고 시도하는 시위대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런던 경찰은 시위대 다수가 '무질서를 유발하려는 집단적 의도'를 지닌 채 주영 이란 대사관 주변에 모였다면서 "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넘으려 시도하고 경찰관에게 물건을 던져 경찰 병력을 추가 투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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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시내에서 의문사한 이란 여성을 위한 연대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
[로이터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아미니는 이달 13일 가족과 함께 테헤란에 갔다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조사받다가 경찰서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된 사흘 뒤인 16일 사망했다.

이란 경찰은 폭력을 쓴 적이 없다면서 심장마비 가능성을 주장했으나, 그가 경찰서에서 머리를 맞아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란 지도부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대대적인 시위가 벌어지자 이란 정부는 강경 진압으로 맞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재까지 최소 41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으나, 이란 사법부 수장인 골람 호세인 모세니-에제이는 25일 관용 없이 단호한 조처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강경 진압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EU 명의로 낸 성명에서 "비폭력 시위대에 대한 (이란 당국의) 광범위하고 과도한 무력 사용은 EU와 회원국에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 당국이 인터넷 접속을 엄격히 제한하고 인스턴트 메시지 플랫폼을 차단하고 있다"라며 "이는 표현의 자유를 노골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우려를 더욱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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