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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살에 직접 동료를 묻었습니다"...'선감학원' 유해 시굴 첫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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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선감학원 폐쇄 40년 만에 아동 유해 매장 추정지 시굴
190명 진실규명 신청…수용아동 사망때 조치없이 암매장
연약한 아동 유해, 훼손될 우려에 중장비 없이 수작업
2시간 뒤 매장 추정지 발견…"피해자 증언 신뢰성 있다"
뉴시스

[안산=뉴시스] 김종택기자 = 선감학원 아동 인권 침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유해 발굴 작업이 실시된 26일 경기도 안산시 선감동 유해 매장지에서 관계자들이 발굴작업을 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안산시 선감도에 설립된 아동집단수용시설 선감학원은 1982년까지 운영되며 부랑아갱생 등의 명분으로 아동·청소년을 강제로 연행해 격리 수용했다. 이곳에는 선감학원 관련 유해 150여구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동취재사진) 2022.09.26. jtk@newsis.com



[안산=뉴시스]전재훈 기자 = "열세 살에 내 손으로 이곳에 직접 동료를 묻었습니다. 도망치다가 바닷물에 떠내려온 아이인데, 어디에 묻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사건'의 피해자 안영화(70)씨는 26일 선감학원 동료 피해자들의 유해 시굴 작업이 진행되자 답답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의 유해 매장지에서 개토제를 열고 시굴 작업에 나섰다.

선감학원은 일제가 1942년 경기도 안산 선감도에 설립한 아동 강제수용소다. 일제강점기가 끝난 뒤부터는 경기도가 1982년까지 운영했다. 강제 수용된 원아들은 강제 수용돼 구타와 강제 노역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굴 장소는 진실화해위의 '유해매장 추정지 실태조사 및 유해 발굴 중장기 로드맵 수립' 용역 결과 전국의 인권침해사건 가운데 유일하게 유해 발굴이 가능한 곳으로 조사됐다. 암매장된 유해가 발견되면 국내 인권침해사건 가운데 첫 유해 발굴 사례가 된다.

김진희 진실화해위 선감학원 아동인권침해사건 조사팀장은 발굴 작업에 앞서 "진실규명 신청인 190여명의 진술조사 결과 수용 아동 중 익사나 병사, 구타로 인한 사망자를 적절한 조치 없이 이곳에 매장했다는 진술이 나왔다"며 "원아 대장 기록에 있는 사망자와 조사된 사망자 수가 달라 유해 확인이 필요해 시굴을 추진하게 됐다"고 시굴 배경을 설명했다.

시굴 전 추도사 낭독에 나선 김영배 경기도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대표는 "묘역에 150여구의 원아 시신이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름조차 남겨지지 않은 어린 영혼에 머리 숙여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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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뉴시스] 김종택기자 = 선감학원 아동 인권 침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유해 발굴 작업이 실시된 26일 경기도 안산시 선감동 유해 매장지를 찾은 피해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일제강점기 안산시 선감도에 설립된 아동집단수용시설 선감학원은 1982년까지 운영되며 부랑아갱생 등의 명분으로 아동·청소년을 강제로 연행해 격리 수용했다. 이곳에는 선감학원 관련 유해 150여구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2022.09.26. jtk@newsis.com



김훈 작가도 추도사를 통해 "경기창작센터에서 예술 작업을 하던 중 선감학원에 대해 듣게 됐고, 이런 곳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견딜 수 없이 송구스러웠다"며 "도심지에서 국가 권력에 의한 폭력이 일어나고 있었다. 오늘 개토제에서 많은 사실들이 확인돼 사실의 힘에 의한 화해의 단초가 잡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굴 작업에는 포크레인이나 대규모 인원이 투입되지 않고, 손호미와 트롤(호미보다 작은 발굴 도구)을 든 3~4명의 작업자만 투입됐다. 시굴단은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도구들로 흙을 긁어내는 작업을 반복했다.

시굴 작업 책임자로 나선 우종윤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원장은 "당시 힘 없는 어린 아이들이 유해들을 직접 묻었기 때문에, 깊게 묻혀있지 않아 천천히 파야 한다"며 "또 유해들이 어린 아이의 것이기 때문에 쉽게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손으로 파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굴을 시작한 지 약 2시간이 경과하자 시굴단은 땅을 파헤친 흔적을 발견했다. 우 원장은 유해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구역을 표시하고 "지층 색깔과 구성 물질이 달라 인위적으로 파헤쳐진 흔적을 발견했다"며 "(유해가 묻혀 있다는) 증언이 상당 부분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오는 30일까지 해당 매장지에서 시굴 작업을 진행하며, 필요하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시굴 허가 면적은 900㎡이다. 유해와 유품이 발견되면 인류학적 감식을 거쳐 성별과 나이, 사망, 시점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진실화해위는 이번 시굴에서 유해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다음 달 경기도에 유해 발굴 권고를 내리고 내년부터 전면적인 발굴이 이뤄지게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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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뉴시스] 김종택기자 = 선감학원 아동 인권 침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유해 발굴 작업이 실시된 26일 경기도 안산시 선감동 유해 매장지에서 개토제가 진행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안산시 선감도에 설립된 아동집단수용시설 선감학원은 1982년까지 운영되며 부랑아갱생 등의 명분으로 아동·청소년을 강제로 연행해 격리 수용했다. 이곳에는 선감학원 관련 유해 150여구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2022.09.26. jtk@newsis.com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1982년 선감학원 폐원 전까지 4691명의 원아들이 수용됐다. 13세 이하 아동이 85.3%, 10세 이하 아동도 44.9%가량 수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원생의 대부분이 12~15세로, 5세의 원생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진실화해위는 이번 진실규명을 위해 ▲부랑아 단속 규정의 위법성 ▲수용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운영과 퇴원, 퇴원 이후 인권침해 ▲선감학원 수용 경험으로 인한 트라우마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선감학원 폐쇄 40년 만에 유해 매장 추정지 시굴을 통해 일부 유해라도 확인해 진실을 밝히 필요가 있어 시굴에 나섰다"며 "조만간 진실규명 결과를 발표하면서 보다 완전한 유해 발굴과 추모 사업 등 후속 조치를 관계 당국에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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