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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팸' 명의 대출받아 50억대 전세사기…주범은 금융사 간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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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집중조사…"무자본갭투자 등 조직범죄 많아"
기소 전 추징보전 첫 사례…경찰 "전국으로 확대"
뉴스1

윤승영 경찰청 수사국장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2.9.2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경찰이 전세사기 전담수사본부를 꾸려 최근 두 달간 집중단속한 결과 무자본 갭투자 등 사기 수법을 다수 적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금융기관 현직 간부가 가출 사회초년생 등을 꾀어 50억원대 허위보증·보험 전세사기를 저지른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기소 전 추징 보전으로 전세사기 피의자의 재산을 동결하는 등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 무자본 갭투자로 주택 52채 매수해 103억 빼앗아

경찰은 전세사기 특별단속으로 348명(163건)을 검거하고 그중 23명을 구속했다. 경찰이 적발한 전세사기 대표 수법이 바로 무자본 갭투자다.

피의자 A씨는 갭투자를 활용해 주택 52채를 매수해 보증금 103억원을 빼앗았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전세계약 후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거나 선순위 근저당권을 말소해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전세계약을 월세계약으로 위조해 6명의 담보대출금 10억원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 신축 오피스텔을 분양받아 계약금만 낸 뒤 전세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일당 3명도 구속됐다. 일당은 세입자가 신청한 대출금 1억5000만원을 입금받아 빼앗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범죄 유형도 무자본 갭투자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반적인 갭 투자(전세를 끼고 집 사는 것)는 범죄로 보기 어렵지만 무자본 상태에서 세입자를 모집한 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상황이 달라진다"며 "수백 채를 사고팔았으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려는 목적의) 고의성이 있는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보통 깡통전세(전세보증금과 매매가의 차이가 없는 것)를 이용해 무자본 갭투자 사기를 치는데 무자본 갭투자는 조직 범죄인 경우가 많다"며 "무자본 갭투자의 사기 혐의를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 금융사 직원 등 48명이 50억원 가로채

경찰은 단속 결과를 토대로 무자본 갭투자와 함께 △깡통전세 등 보증금 미반환 △부동산 권리관계 허위 고지 △실소유자 행세 등 무권한 계약 △위임범위 초과 계약 △허위보증·보험 △불법중개 등 전세사기 유형을 7가지로 정리했다.

경찰이 이번에 검거한 피의자(348명)의 범죄 유형 중에선 허위보증·보험이 185명(약 53%)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기관 직원과 공인중개사, 시행사 직원 등 48명이 2020년 1월부터 2년간 부산지역 미분양 아파트·빌라를 이용해 은행에서 전세자금 등 50억원 상당을 대출받아 가로챈 사건도 있었다.

이 사건의 주범 B씨(40대)는 금융기관 현직 간부로 신용등급조회와 범행준비자금 지원 등 범행 전반을 주도했다. 다른 공범은 대출명의자 모집, 범행이용 건물 알선 등의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모집책 C씨(30대)는 숙식제공 등을 미끼로 20대 초중반의 사회초년생을 꾀어 오피스텔에 합숙시키는 이른바 '성인가출팸' 형태로 관리하며 이들 명의로 대출을 받았다. 그중에는 지적장애인 여성 D씨(20대)도 포함됐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해 4명을 구속했다. 피의자들이 소유한 12억 상당의 아파트 등 범죄수익금의 기소 전 추징보전도 신청해 4억5000만원 규모의 인용 결정을 받았다. 전세사기와 관련해 처음으로 받은 기소 전 추징보전이다.

기소 전 추징보전이란 피의자가 범죄로 취득한 이익금을 사용했을 경우 당국이 해당 액수만큼 징수하기 위해 부동산 등 다른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다.

◇ "기소 전 추징보전, 전국으로 확대할 것"

윤승영 수사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간 전세사기 피해금은 피해자에게 돌려줘야 되므로 국가의 몰수·추징보전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겼지만 다양한 법리검토 끝에 사문서위조죄를 별도 적용해 추징보전 결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사기로 취득한 범죄수익을 박탈해 범행 및 재범동기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사례"라며 "전국으로 확대하라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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