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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코로나 대출 연장, 출구 전략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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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오는 30일 종료를 앞둔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이번에도 또 한 차례 연장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벌써 5번째 연장이다.

이는 코로나19로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는 자영업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4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긴급 제도다. 당초 6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선거 등의 이유로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연장됐다. 이를 통해 만기와 이자납부가 미뤄진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만 올 1월 말 기준 총 133조3000억원에 이른다.

종료를 코앞에 두고 갑작스레 정책 방향을 바꾼 것이 이 번 만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바뀐 3명의 금융위원장들 모두 같은 패턴을 반복해왔다. 제도 시행 직후 또는 취임 초엔 모두가 "재연장은 더 이상 없다"거나 "이번이 마지막 연장"이라고 외쳤다.

하지만 종료를 한 달 정도 앞두곤 "시장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며 슬그머니 말을 바꾸더니, 이어 정치권의 압박 공세가 시작됐다. 그리고 나선 금융당국이 "정치권과 소상공인 등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불가피하게 재연장을 결정했다"는 발표로 귀결됐다.

이번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번이 마지막 연장"이라던 금융당국 수장들은 한 달쯤 전부터 "아직 결정이 안됐다"고 슬쩍 재연장 가능성을 흘리더니 대통령과 여당, 야당이 나서기 시작했다. 이제 금융당국이 '백기'를 들 차례가 됐다. 정권이 바뀌어도 변함없는 패턴이다.

물론 지금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 위기'가 닥치면서 민생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예정대로 종료했다간 자칫 '비올 때 우산을 뺏는 격'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연장만이 답일까. 이번에도 폭탄 제거를 잠시 뒤로 미뤄놓는 방식의 연장을 택했다간, 앞으로 빠져나갈 타이밍을 더 찾기 힘들 어질 수 있다. 그러는 사이 언젠가 갚아야 하는 '빚'의 몸집은 점점 더 불어날 것이다.

되살아날 가능성이 없는 한계 차주들까지 무리하게 떠안고 가려다, 정상화 가능성이 남아있는 이들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계기업 수는 총 2823개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보다 23.7% 늘어났다. 이번에야 말로 지원대상을 제한하는 등 단계적 종료를 통해 연착륙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이랬다저랬다 하는 정책은 혼란만 불러일으키고, 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점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된다.

은행들은 이달 말 조치 종료를 전제로 새출발기금 등 후속 조치를 준비해 왔다. 하지만 새출발기금의 태생 이유인 만기연장 조치 종료 자체가 무산되면서 이도저도 아닌, 혼란스러운 상황이 됐다. 더군다나 6개월을 넘어서 이번엔 최대 3년을 연장할 가능성이 흘러나오면서, 당국이 정치권에 포퓰리즘에 어김없이 흔들리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그래도 이번에는 다를 것이란 일말의 기대감은 남아있다. 금융당국도 "무식하게 동일한 내용으로 연장하진 않겠다"고 공언했다. 5차례의 연장이 불가피하다면, 적어도 이번만큼은 분명한 출구전략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한시적인 긴급조치가 최대한의 효과를 낼 때는 원칙대로 실행하고, 계획대로 거둬들일 때다. 빠져나갈 골든타임을 놓친 탓에 상황만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졌다"는 실무진들의 자기반성적 목소리를 더 이상 흘려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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