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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윤의 부티크] 루브르 박물관은 왜 바쉐론 콘스탄틴에 문을 열었나

조선일보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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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인 사모트라케의 니케 - (안티고노스 왕조의 헬레니즘 시대 그리스)와 그에 영감받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가 단 하루 전시됐다. /최보윤 기자

루브르 박물관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인 사모트라케의 니케 - (안티고노스 왕조의 헬레니즘 시대 그리스)와 그에 영감받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가 단 하루 전시됐다. /최보윤 기자


사모트라케의 니케에서 영감받은 시계. /최보윤 기자

사모트라케의 니케에서 영감받은 시계. /최보윤 기자


프랑스 중심부, 루브르 박물관의 문이 열렸다. 미리 전달한 고지문서에 따르면 관람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 청바지나 반바지는 금물이었고, 낮은 신발을 신되 운동화도 되도록 삼가라 했다. 까다로운 조건.

하지만 우리를 맞는 루브르 박물관 측 관계자들은 의외로 개의치 않는 듯 했다. 신원확인과 간단한 소지품 조사 외에 이무 것도 꺼릴 게 없었다. 지금껏 만난 프랑스인들에게서 본 가장 화사한 미소랄까. 게다가 현장을 찾은 단 3명의 한국 기자를 위해 우리말을 하는 도슨트도 섭외된 상태였다. 루브르 박믈관에서 도슨트 업무 등을 하시는 프랑스계 한국분이었다.

루브르 박믈관이라 하면, 어느 정도의 복잡함과 소란은 감수해야 한다. 줄을 서서 이제나 순서가 올까 기다리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극도의 고요함만이 돌 뿐이었다. 오전 9시 우리들이 모여들고 나서야 깨지는 정적. 30분씩 시간차를 두고 아시아, 브라질 등 남미, 미국, 유럽 등지에서 온 소수의 기자단이 내뱉는 저마다의 언어가 바벨탑에 모인 마냥 웅성웅성 울릴 뿐이었다. 그 넓은 루브르가 고작 몇십명을 위해 단단히 닫혔던 문을 열어준 것이다. 아마 “야호”라고 했다면 정말 그 단어가 비행하며 루브르 박물관의 여러 홀을 돌고돌아 메아리쳐 돌아왔을 것이다.

루브르 박물관. 다리우스의 사자상 - 아케메네스 페르시아 제국 (기원전 559년~330년)과 그에 영감을 받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가 단 하루 함께 전시됐다. /최보윤 기자

루브르 박물관. 다리우스의 사자상 - 아케메네스 페르시아 제국 (기원전 559년~330년)과 그에 영감을 받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가 단 하루 함께 전시됐다. /최보윤 기자


루브르 박물관 다리우스의 사자상 - 아케메네스 페르시아 제국 (기원전 559년~330년)에서 영감받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최보윤 기자

루브르 박물관 다리우스의 사자상 - 아케메네스 페르시아 제국 (기원전 559년~330년)에서 영감받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최보윤 기자


루브르 박물관 다리우스의 사자상 - 아케메네스 페르시아 제국 (기원전 559년~330년)과 비슷하게 마이크로 모자이크 기법에 영감을 주는 벽화모습 /최보윤 기자

루브르 박물관 다리우스의 사자상 - 아케메네스 페르시아 제국 (기원전 559년~330년)과 비슷하게 마이크로 모자이크 기법에 영감을 주는 벽화모습 /최보윤 기자


◇굳게 닫힌 루브르 박물관의 문이 열리다

루브르 박물관이 문을 닫는 화요일, 그 날은 새로운 문화적 시도에 전 세계의 눈이 열리는 날이었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과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협업으로 탄생한 ‘트리뷰트 투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 2019년 양 측의 파트너십을 통해 루브르에 전시된 고대 문명의 걸작이 시계 자판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이었다.

그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전 세계 약 100명의 기자들에게 루브르 박물관의 명작들과 그 옆에 함께 전시된 시계를 공개했다. ‘박물관이 살아있다’라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냥 그 넓은 루브르 박물관을 활보하는 것은 한정된 공간 속에 시간을 뛰어넘는 경험같기도 했다. 메소포타미아 시대, 그리스 로마 문명 등의 시대 속에 있다, 어느 덧 중세로 넘어온다. 평소에 끝없이 줄을 서야 하는 ‘모나리자’를 향해 곧장 직진해 몇 초 만에 닿을 수 있으니 그 자체로 초현실적이다.

루브르 박물관에 단 하루 전시된 아우구스투스의 흉상 - 율리우스·클라우디우스의 로마 제국 (기원전 27년~기원후 68년)에서 영감받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최보윤 기자

루브르 박물관에 단 하루 전시된 아우구스투스의 흉상 - 율리우스·클라우디우스의 로마 제국 (기원전 27년~기원후 68년)에서 영감받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최보윤 기자


4대 문명 마스터피스는 다리우스의 사자상 - 아케메네스 페르시아 제국 (기원전 559년~330년), 타니스의 그레이트 스핑크스 - 고대 이집트 왕국 (기원전 2035년~1680년), 사모트라케의 니케 - 안티고노스 왕조의 헬레니즘 시대 그리스 (기원전 277년~ 168년), 아우구스투스의 흉상 - 율리우스·클라우디우스의 로마 제국 (기원전 27년~기원후 68년)로 구성됐다. 당대를 대표하는 마스터피스가 박물관에서 숨쉬고 있는 동안 루브르 큐레이터 등과 바쉐론 콘스탄틴 메티에 다르 팀은 이를 영원한 시간 속에 옮겨 놓기로 한다.


단지 미니어처나 복제가 아닌, 과거 작품 속 소재, 원료 등을 발굴하고 상형 문자 등을 복원하며, 그에 어울리는 최선의 공예 기법을 동원해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대 로마인들은 모자이크 타일 세공으로 유명했다. 장인들은 석조 미세 모자이크 기술을 사용해 시계에 접목했다. 백금으로 된 아우구스투스의 흉상을 조각하며 그 주변을 라틴 문자 조각으로 장식했다. 660개의 돌 조각을 사이즈를 고려해 정확하게 놓는 것은 과거나 현재나 마찬가지로 인간의 의지를 시험하게 한다.

◇인류가 겸손해져야 할 시간

사실 박물관은 인류 문명의 위대함을 체감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일부의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바로 약탈의 흔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현지로 돌아갔을 때의 관리 여부에 대해 지적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문화재 반환에 대한 이슈는 끊이지 않는다. 물론 박물관 그 자체의 건축적 위대함을 이야기도 한다. 관람객을 위한 배움의 터전으로 이 정도의 대중성을 지닌 공간을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 시점에서 루브르 박물관이 상업적인 기업에 문을 여는 건, 박물관이기 때문에 갖출 수 있는 힘을 보이려는 강한 의지도 보인다. 사료 연구에 대한 루브르 박물관 측의 꾸준한 열의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전 세계에 빠르게 알려졌다. 4종류 각각 5피스씩 총 20개의 시계는 공개된 지난 5월 24일, 전 세계 구매자의 문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4종류 한꺼번에 구매를 원하는 이들부터 각 피스 등 구매자가 밀리다 보니 이 제품에 대한 이야기는 각종 매체와 커뮤니티를 장식하며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바쉐론 측은 자신의 예술적 역량이 담긴 작품을 많이 알려 좋고, 루브르 역시 고대 역사에 대한 헌신을 과시할 수 있는 것이다. 루브르 박물관 하면 ‘모나리자’ 외에 고개를 갸웃하거나, 고대 문명과 관련된 유물하면 ‘대영박물관’을 먼저 떠올릴 이들에게 루브르 박물관은 자연스레 전 세계 온·오프라인 작품 순회 전시를 하게 되는 셈이다.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 밑에서 열린 루브르-바쉐론 콘스탄틴 만찬. 소프라노의 열창이 이어졌다. /최보윤 기자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 밑에서 열린 루브르-바쉐론 콘스탄틴 만찬. 소프라노의 열창이 이어졌다. /최보윤 기자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 밑에서 열린 루브르-바쉐론 콘스탄틴 만찬. 소프라노의 열창이 이어졌다. /최보윤 기자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 밑에서 열린 루브르-바쉐론 콘스탄틴 만찬. 소프라노의 열창이 이어졌다. /최보윤 기자


이날 밤엔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에서 루브르 박물관 관계자와 바쉐론 콘스탄틴 관계자 등이 모인 대형 파티가 열렸다. 에펠탑 2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르 쥘 베른’을 이끄는 미슐랭 3스타 셰프 프레데릭 안톤의 지휘로 4대 문명에 영감받은 음식이 식탁을 채웠다. 소프라노의 아리아가 최절정에 이르면서 두 팔을 벌려 피라미드 천장으로 고개를 향할때, 통유리사이로 밤하늘의 별이 쏟아질 듯했다.

사실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는 패션 관계자에게 생소한 장소는 아니다. 파리 패션위크에서 루이비통 쇼가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 안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패션 위크를 찾은 세계적인 스타, vip 등이 전파를 타고 각종 사진은 물론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영상 등을 타고 전 세계에 노출된다. 영화에서처럼 박물관이 먼지 쌓이는 유물을 묻어두는 곳이 아닌, 프랑스 자부심이 담긴 자산을 프랑스 자존심이 담긴 브랜드를 통해 세상에 알리는 것이다.


이번엔 1755년 탄생한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와 손을 잡았다.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이야기하는 자리이기도 하겠지만 루브르 박물관이 단지 자선사업가는 아니다. 자신의 유산을 알릴 최선의 방법을 찾아 파트너십을 맺고 기업에 문호를 연다. 요즘처럼 쌓여드는 정보 속에 노출되지 않으면 잊히는 세상에서 프랑스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루브르 박물관 타니스의 그레이트 스핑크스 - 고대 이집트 왕국 (기원전 2035년~1680년) /최보윤 기자

루브르 박물관 타니스의 그레이트 스핑크스 - 고대 이집트 왕국 (기원전 2035년~1680년) /최보윤 기자


루브르 박물관 타니스의 그레이트 스핑크스 - 고대 이집트 왕국 (기원전 2035년~1680년) 옆에 전시된 시계 /최보윤 기자

루브르 박물관 타니스의 그레이트 스핑크스 - 고대 이집트 왕국 (기원전 2035년~1680년) 옆에 전시된 시계 /최보윤 기자


고대 유물에 대한 탐험은 오늘의 우리를 되돌아 보게 한다. 이날 현장에 있던 루브르 박물관 관계자는 타니스의 그레이트 스핑크스 이야기를 하며 기자 앞에서 갑자기 눈물을 글썽였다. 올해가 이집트 상형 문자의 비밀을 풀게 된 200주년 되는 해라 했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이기도 한 고대 이집트에 대한 비밀이 밝혀진 지 이제 200년 된 것이다.

1822년에 프랑스의 이집트학 연구학자인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에 의해 로제타 돌에 적힌 고대 상형 문자가 처음으로 해독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루브르 박물관 관계자는 “200주년을 기념해 전 세계에서 여러 이벤트를 기대했는데 의외로 조용해 놀랐다”면서 “이번 시계를 통해 이집트 상형 문자 해독 200년이라는 사실도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류가 겸손해져야할 시간이었다.

바쉐론 콘스탄틴 트리뷰트 투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 시계 제작 과정 묶음  /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 트리뷰트 투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 시계 제작 과정 묶음 /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 트리뷰트 투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 시계 제작 과정 묶음. /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 트리뷰트 투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 시계 제작 과정 묶음. /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 트리뷰트 투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 시계 제작 과정 묶음. /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 트리뷰트 투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 시계 제작 과정 묶음. /바쉐론 콘스탄틴


루브르 박물관 /최보윤 기자

루브르 박물관 /최보윤 기자


◇루브르-바쉐론 콘스탄틴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다음은 이번 루브르 박물관 프로젝트를 이끈 바쉐론 콘스탄틴의 로랑 퍼브스 CMO와 크리스티앙 셀모니 헤리티지&스타일 디렉터와 나눈 1문 1답이다.

-루브르 박물관엔 유구한 역사와 그를 담은 작품이 수없이 많다. ‘트리뷰트 투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 위대한 문명에 대한 헌사를 테마로 이번 작품을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문명과 인류 역사는 항상 바쉐론 콘스탄틴 뿐만 아니라 전지구적 국가적 사명감으로서도 관심있는 주제다. 특히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협업하기로 한 뒤 무한한 영감의 영역이 존재한다는 걸 느꼈다. 루브르는 박물관이란 존재 이상으로 형이상학 너머의 세계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소포타미아 바빌론, 고대 이집트,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와 같은 과거의 위대한 문명이 선보인 걸작의 혼이 루브르를 통해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지 않은가. 고고학, 미학, 역사, 예술, 지리학, 물리학, 천문학 등 모든 분야에서 고대 역사에 대한 탐구는 필요하고, 중요하다.”

-다층적으로 다이얼을 구성한 이유는 무엇인가.

“고대 문명의 글을 사파이어 글래스에 정교하게 올리는 것도 중요했다. 빛이 어떻게 다이얼의 표면에 닿는가에 따라 텍스트를 볼 수도 있고, 전혀 볼 수도 없다. 멀티플 레이어 다이얼(다층적으로 겹쳐진 다이얼) 작업 덕에 신비스러운 결과를 맺게 됐다. 또 다른 깊이를 더해주기도 한다. 글자들이 위에 떠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 형상들을 관찰하면서 시간을 보고 또 그 시대 문자를 바라보면서 통시적이면서 현시대를 바라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번 시리즈의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결국 기술성은 창의력을 어떻게 응용할 것인가로 결정된다. 각 시계에 그리자유(회색, 녹빛(綠色)등 회색조의 색채로 구현하는 것을 말하며, 쇠녹의 분말 등으로 면에다 인물이나 문양의 세부를 그려 구워 붙인 것) 에나멜링, 샹르베(금속 플레이트를 원하는 형태의 윤곽만 남기고 정교하게 파낸 후 에나멜 안료를 채워 굽는 기법) 에나멜링, 인그레이빙 등 매우 복잡한 메티에다르가 적용됐다. 아마 기존 공예 기술 그 어떤 것보다 정교하게, 공예적 기술을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려 가장 높은 수준의 기법을 구현하려 했다.”

로랑 퍼브스, 크리스티앙 셀모니(오른쪽). /바쉐론 콘스탄틴

로랑 퍼브스, 크리스티앙 셀모니(오른쪽). /바쉐론 콘스탄틴


-일반적인 시계바늘 형태가 아니라 위아래 양쪽에 붙어있는 4개의 디스크로 시간과 캘린더 정보를 표시한다. 덕분에 다양한 공예 기술과 사파이어 글래스에 그려진 상형 문자가 더욱 잘보이기도 한다. 어떤 제작 과정으로 완성되는가

“하나의 다이얼에 여러 메티에 다르 테크닉이 적용되기 때문에 보통 3~4명 정도의 각기 다른 분야의 장인들이 참여한다. 매뉴팩처에 소속된 인하우스 장인들로 이우어진 환상적인 네트워크가 우리의 장점이기도 하다. 각각의 장인은 그 분야에서 가히 최고라 할 만큼 놀라운 네크워크를 구성해 서로 긴밀하게 협업하며 작업하고 있다. 루브르의 협업을 통해 장인들이 선보인 공예의 역사를 추적하고 따라갈 수 있다. 고대에서나 지금에나 각각 장인의 기술과 창의성도 중요하지만 또 한번 팀워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메티에 다르가 연구하고 탐험하며 시대를 추적하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더하는 모든 과정이 함께이기에 해낼 수 있는 것이다.”

-루브르 큐레이터와의 지속적인 협업이 이루어지는데, 시계로도 예술을 구현하는 것인가.

“분명 기법적으로는 고대부터 이어져온 기술을 기반으로 고대 문명과 고대 예술 작품을 기리고, 그를 이용해 제작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디자인 측면에서 이 시리즈를 본다면, 창의성과 혁신으로 가득차 있다고 보면 된다. 또한 고대 문명을 이야기하면서도 매우 현대적인 컬렉션이다. 단순히 과거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현대적인 언어로 번역하는 것입니다. 시계 제작 기술과 함께 메티에다르 분야에서도 혁신과 창의성에 대한 영구적인 탐구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대로 옮겨 오는 것이 아닌, 마이크로 모자이크 등 창의적인 작업으로 재해석 됐다.

“마이크로 모자이크 역시 고대의 기법 중 하나다. 하지만 현재 장인들이 지속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어떤 식으로 적용하는 것이 최선이냐는 창의의 부분이다. 루브르의 큐레이터들과의 협력이나 협업은 예술 작품을 단지 미니어처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고 중요하다. 다이얼 구성 외에도 외부 프리즈(장식) 요소도 상당히 중요했다. 모든 시계에는 투명한 사파이어 크리스탈인 층이 있는데, 그 위에 각 문명의 상형문자 혹은 글자가 새겨져 있다.

마이크로 모자이크 역시 마치 그 당시 사람들이 선택한 스톤을 그대로 따온 것처럼 하나하나 제작됐다. 다양한 공예기법을 총동원해 메티에 다르(metier d’art·예술적인 장인정신이 깃든 작업)가 탄생한다. 메티에다르는 과거 고대 문명에도 분명 존재했고, 오늘날에도 계속 해오는 것이다. 메티에 다르가 이 시대에 어떤 의미를 남기고 어떻게 우리가 그 기술을 발전시키며 노력해왔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남겨야 된다고 생각한다.”

-박물관에 있는 작품은 대중에게 공개되지만, 한정 수량으로 제작되는 시계는 극소수만이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고대의 공예 기술 방법을 미래 세대에도 이어준다는 연결 고리로서의 역할도 있다. 고대 문명에 대한 경의를 표할 수는 있어도, 그들의 위대성에 대해 잊힐 수 있다.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훌륭한 기억과 정보를 주는 건 정말 중요하다. 다음 세대에서도 고대의 비밀에 대해 더욱 연구하고 해석하며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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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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