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금융리더포럼 ◆
■ 사회 = 노영우 금융부장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월 한국 정부는 4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했다. 음으로 양으로 미국 뉴욕 현지에서 한국을 도와줄 인맥이 필요했지만 쉽게 찾을 수 없던 때였다. 그때 외평채 발행 중심에서 활약한 인물 중 하나가 마이크 주(주희찬) 한인금융인협회(Korea Finance Society·KFS) 공동의장(현 뱅크오브아메리카 투자은행 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다.
주 의장은 당시 외평채 발행 주간사였던 골드만삭스의 담당자로 수시로 홍콩과 서울을 오가며 월가와 한국 정부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외평채 발행이 성공하며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부활과 도약 가능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 사회 = 노영우 금융부장
매일경제가 10월 12일 뉴욕 월가의 한국계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K-월스트리트 플랫폼`을 출범시킨다. 출범식을 앞두고 지난 18일 한국계 금융인들이 좌담회를 했다. 왼쪽부터 신종석 KFS 한국고문(휴니드테크놀러지스 대표), 마이크 주 뱅크오브아메리카 투자은행 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 샌더 허 찰스뱅크캐피털파트너스 파트너, 마크 김 앵커리지캐피털그룹 이사, 신재명 KFS 한국고문(한대 사장). [이충우 기자] |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월 한국 정부는 4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했다. 음으로 양으로 미국 뉴욕 현지에서 한국을 도와줄 인맥이 필요했지만 쉽게 찾을 수 없던 때였다. 그때 외평채 발행 중심에서 활약한 인물 중 하나가 마이크 주(주희찬) 한인금융인협회(Korea Finance Society·KFS) 공동의장(현 뱅크오브아메리카 투자은행 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다.
주 의장은 당시 외평채 발행 주간사였던 골드만삭스의 담당자로 수시로 홍콩과 서울을 오가며 월가와 한국 정부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외평채 발행이 성공하며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부활과 도약 가능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주 의장과 함께 KFS를 설립한 샌더 허 KFS 공동의장(현 찰스뱅크캐피털파트너스 파트너)도 외환위기 당시 골드만삭스에 재직하며 한국을 도왔다. 허 의장은 골드만삭스 부실채권 취급부서에 근무하며 당시 KB국민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5억달러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하고, 한국자산관리공사와 함께 어려움에 빠진 국내 기업을 도왔다.
그들이 한국을 방문해 지난 18일 매일경제신문과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회에는 주 의장과 허 의장, 마크 김(김선홍) KFS 이사(현 앵커리지캐피털그룹 이사) 등이 참여했다. 그들은 "30여 년 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라며 "200명에 불과했던 월가의 한인 금융인이 지금은 500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좌담회 내용.
―한인 금융인으로서 어려움은.
▷주 의장=1990년대 월가 국제금융 무대에 얼마 없던 한국계로 활동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바로 옆자리에서 일하던 다른 국가 직원들은 가만히 있어도 여러 모임에 참석하고, 그것이 업무 성과로 이어지던 것을 잘 기억한다. 월가에 한국계가 거의 없던 시절이라 그런 모습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KFS를 만든 배경은.
▷주 의장=후배들에게 내가 초기에 겪었던 경험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2010년 설립한 단체가 KFS다. KFS는 12년 새 2500명 규모의 대형 단체로 성장했고, 미국 현지에서 한국계 학생들과 한인 유학생들을 지원하며 약 150명의 월가 금융인을 배출해냈다. 이 가운데 고위직에 오른 이들도 많다.
―KFS 활동 범위를 어떻게 넓혀갈 계획인가.
▷허 의장=그동안 KFS는 월가에 진출한 한인들을 지원하는 데 주력했지만, 이제는 한국의 주요 금융기관들이 국제 무대에서 자본력에 상응하는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1990년대까지는 해외에 투자하는 한국 LP(Limited Partner)가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900조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큰손이 많아졌다.
▷김 이사=국내 기관들을 위한 활동의 첫걸음으로 기관들 간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모임을 개최하고 있다. 뉴욕에서 KFS 임원들이 주기적으로 한국 정부·금융기관과 미국의 민간 금융사들을 연결해주는 모임을 갖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이 같은 모임을 준비(18일 저녁 개최)했다. 한국 LP 종사자들이 서로 투자와 평판 정보를 수시로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구성하고자 한다. 다른 국가들도 미국에 공식적인 금융인 단체가 아직 없는 가운데 KFS는 유일한 공식 기관으로서 한미 금융의 가교 역할을 할 계획이다.
월가서 "나는 한국인이다" 고백…10년 전과 달리 이젠 자랑스럽죠
―월가에서 한국의 위상은.
▷허 의장=30년 전만 해도 뉴욕 금융가에 한국계 직원은 200명 이하였다. 15년 전에는 1000명 정도로 확대됐고, 지금은 5000명에 달한다. 20년 후에는 3만명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최고위층 인사만 수천 명에 달할 것이다.
▷주 의장=직원 수만 많아진 게 아니라 한국 청년들의 역량도 놀라운 수준이다. 특히 대학까지 전부 한국에서 졸업한 청년들이 영어까지 능숙하게 구사하는 것을 보며 감탄한 적이 많다. 뉴욕의 이름 있는 금융회사들을 보면 한국계가 전부 진출해 있다. 10년 전만 해도 그러지 않았는데 이제는 뉴욕에서 '나는 한국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자랑스럽게 됐다.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한 한국계 2·3세 월가 금융인이 선뜻 한국을 위해 일하려 할까.
▷주 의장=아직도 한국과 미국이 국가대표 축구 경기를 펼치면 한국 팀을 응원하는 이들이 많다(주 의장과 허 의장은 한국계 2세).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살았다고 하더라도 한국 사람이란 인식이 강하고, 어떻게 하면 한국과 더 연결되고 한국을 도울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이런 인재들을 연결해 한국 사회와 윈윈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KFS의 목표다.
―해외에 진출한 한인들과 국내의 연계성이 중요한가.
▷주 의장=미국이 대선을 치르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국의 정·재계에서는 새 정부와 닿아 있는 인맥을 찾는 데 혈안이다. 한인 동포 사회의 인맥을 활용하면 좋을 텐데, 의외로 한국 사회에 잘 전달되지 못한다. 한국의 국가적 역량은 엄청나게 발전했지만 이처럼 인맥의 마지막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면 꽃을 피우지 못할 수 있다.
―그간 KFS 활동의 성과를 간략히 소개해달라.
▷김 이사=KFS는 현재 2500명 규모의 단체로 성장했으며, 학부생 멘토링 프로그램(KFS Fellowship Program)을 통해 뱅크오브아메리카, 크레디트스위스, 모건스탠리 등 유력 금융기관의 인턴십을 구한 인원만 149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원도 120명 이상이다.
▷주 의장=구직 과정은 물론 현업에 뛰어든 이후 KFS의 네트워크를 통해 업무적 지원도 이뤄진다. KFS 멘토링으로 취업한 뒤 30대에 임원(Managing Director)에 오른 사례도 있다.
[정리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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